사냥 모자를 쓰고 파이프담배를 입에 문 서양 남자의 실루엣만 봐도 절로 가슴이 뛰는 사람들이 있다. 셜로키언(셜록 홈스의 팬)이다. 책은 소설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사립탐정인 홈스를 창조해낸 작가, 코넌 도일에 관한 쉽고 대중적인 비평서다. 미국 미스터리작가협회가 수여하는 에드가상에서…
먼저 책 제목을 주의해서 읽을 필요가 있다. ‘폭력에 대한 윤리적 비판’이란 소리일까, 아니면 ‘윤리적 폭력에 대한 비판’이란 소리일까. 전자라면 너무도 당연해 중언부언처럼 느껴지겠지만 후자라면? 이 책의 저자가 주디스 버틀러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57)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연…
인터넷서점 검색창에 ‘반기문’으로 검색해보니 50건에 가까운 검색 결과가 나온다. 그런데 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관련 책이라니…. 외면할까 하는데, 책 띠지에 적힌 문구가 눈에 박힌다. ‘반 총장이 공식 인정한 유일한 책.’ 책을 펼치니 3월 미국 뉴욕 출판기념회에서 밝힌 반 사무총…
고대 그리스인 하면 철학, 문학, 정치학, 그리고 전쟁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이 책은 흥미롭게도 그들의 사생활을 파고든다. 안동대 교수인 저자는 남성 중심의 고대 그리스사회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던 여성의 상당수가 고급 매춘부 헤타이라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리스 사회에서 매춘부는 …
2011년 프랑스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는 당시 ‘145년 만의 귀환’이란 헤드라인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반환이냐 대여냐를 놓고 지금도 말이 많지만, 1991년 한국 정부가 프랑스에 반환을 공식 요청한 지 20년 만에 어렵사리 거둔 성과였다. 외교통상부 프랑스 담당관과 주…
2009년 어느 일요일 영국의 한 가정에서 집주인 몰래 실험이 진행됐다. 침실 4개가 딸린 집에 사는 4인 가족이 하루 동안 사용하는 에너지를 옆집에서 ‘인간 발전소’가 생산하는 실험이었다. 오븐의 열을 내기 위해 24명이 자전거 페달을 밟았고, 토스트 2장을 굽는 데는 11명이 필요…
세계 최고 부자 가문으로 꼽히는 로스차일드가(家). 그 위세가 얼마나 대단했던지 음모론도 끊이지 않았다. 세계 금융을 장악한 유대계 로스차일드 가문이 각국 정상을 꼭두각시처럼 조종하며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음모론이 틀렸나 보다. 이 가문의 막내아들이 해양 오염 …
솔직히 제목만 봤을 땐 시큰둥했다. 요즘 관계니 신뢰니 설득 같은, 인간관계 함양에 대한 책이 너무 쏟아진다. 타인을 대할 때면 진심이 제일 중요한 것 아닌가. 사람 마음 얻는데도 권모술수를 써야 하나 싶어 영 내키질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은 조금 달랐다. 일단 저자가 독일 정보부…
8·15 광복절을 앞두고 출간된, 일본군 위안부를 다룬 책하면 떠오를 고정관념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읽다 보면 우리가 선뜻 떠올릴 통념을 무참하게 깨 버린다. 한마디로 위안부에 대한 한국인들의 잘못된 인식과 접근 방식이 오늘날 일본의 우경화를 초래했다는 주장이다. 울컥했다. …
“나는 역사의 문을 내 손으로 두드렸고, 그 역사의 문들은 나와 함께 땀 흘린 사람들과 내 앞에서 하나씩 열렸다.” 오늘날 이렇게 말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 중 하나가 자서전을 썼다. 20세기 역사를 바꿔놓은 인물,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 소련 대통령(82)이다. 지난해 말부터…
지금은 쓰이지 않지만 ‘병하다’란 우리말이 있었다. 광복 전후까지 쓰였던 이 말은 ‘병들다’ 내지 ‘병나다’에 해당하는 단어다. 오늘날 그 흔적은 ‘염병하다’라는 비속어로만 남아 있다. 염병은 장티푸스의 옛말로 이는 곧 ‘염병을 앓는다’는 뜻이다. 그런데 왜 옛사람들은 ‘병들다’…
● 집에 상당한 돈과 시간을 들이기보다 가능한 한 적게 소유하고 간소하게 살면서 돈에 쫓기지 않으니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다 혼자 사는데 괜히 빚내서 넓은 집 샀다가 ‘하우스푸어’가 된 사람,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로 찐 살을 쫙 빼고 싶은 사람, 밤하늘의 별을…
1940년대 초, 이 땅의 아이들에게 비행기는 ‘아이돌 스타’였다. 학교에서는 모형 글라이더를 나눠주며 꿈과 낭만을 부추겼고, 언론은 소년 비행병을 영웅으로 찬미했다. 답답한 현실을 벗어나 창공을 나는 새가 된다면 얼마나 신날까. 물론 이는 일제가 가미카제(神風) 자살공격에 조선 젊은…
얼마 전 글쓰기 노하우를 알려준다는 책을 구해 읽었다. 시중에 떠도는 글에 빨간 펜으로 밑줄을 긋고 단어나 문장을 뜯어고쳐 놓았다. 기계적인 설명이 지루해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았다. 읽고 나서도 막상 내 글을 쓰려니 자판 위에서 손이 버벅거렸다. 글쓰기 책을 요행을 바라는 심정으로 …
1912년 타이타닉호가 침몰해 수많은 사람이 대서양의 차가운 바다에 빠졌다. 사고가 발생한 지 약 2시간 만에 첫 구조선이 현장에 나타났다. 구조원들은 차가운 물 위에 떠 있는 시체 수백 구를 보며 허망할 따름이었다. 만약 100년이 지난 2012년에 타이타닉호가 침몰했다면 어땠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