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포인트

연재

밑줄긋기

기사 361

구독 18

인기 기사

날짜선택
  • [책의 향기/밑줄 긋기]기억나지 않아도 유효한

    [책의 향기/밑줄 긋기]기억나지 않아도 유효한

    동서양을 막론하고 대개의 현자와 영웅은 집 밖으로 쫓겨난다. 자의든 타의든 안락한 마을과 익숙한 관계를 떠나 길 위로 내몰린다. 큰 인물이 된다는 건 지금의 작은 나를 버려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내가 여전히 나로 남아 있는 상태에서는 자신은 물론이고 남도 바꿀 수 없다. 현자와 영웅…

    • 2021-04-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의 향기/밑줄 긋기]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

    [책의 향기/밑줄 긋기]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

    그대라는 자연 앞에서/내 사랑은 단순해요//금강에서 비원까지/차례로 수국이 켜지던 날도//홍수를 타고/불이 떠내려가던 여름/신 없는 신앙을 모시듯이//내 사랑에는 파국이 없으니/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과육을 파먹다/그 속에서 죽은 애벌레처럼/순진한 포만으로//돌이킬 수 없으니/…

    • 2021-03-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의 향기/밑줄 긋기]어떤 밤은 식물들에 기대어 울었다

    [책의 향기/밑줄 긋기]어떤 밤은 식물들에 기대어 울었다

    나의 삶은 근사하지 못했다. 대체로 견디는 쪽에 서 있었다. 나 없이도 세계는 날마다 환했고, 나 없음이 더욱 선명해지는 그런 날들을 자주 바라보았다. 그런 날은 꽃집으로 식물을 보러 갔다. 이름 모르는 식물 앞에서 사는 게 이런 거냐고 물었다. 이런 게 아니지 않느냐고 오래 묻곤 했…

    • 2021-03-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의 향기/밑줄 긋기]써칭 포 캔디맨

    [책의 향기/밑줄 긋기]써칭 포 캔디맨

    …(전략)…. 이것이 떨어지면 삶이 유지될 수도, 신생할 수도, 재생할 수도 없게 된다. 이것의 성분은 공포감 20%, 경외감 30%, 해방감 40%인데, 이것이 일정한 탄성을 지니는 이유는 소량의 모멸감과 죄책감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신뢰감과 충만감이 증가…

    • 2021-03-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의 향기/밑줄 긋기]불만의 집

    [책의 향기/밑줄 긋기]불만의 집

    에세드라가 그를 전담했다. … 엄마는 잠깐 동안 멍하니 있었다. 그러고는 말했다. “그러면 네 인생을 망치고 있는 그 망할 여편네에게 뭔가 안 좋은 일이 생겨야겠구나. 우리 뜻대로 되려면 한두 달 정도 침대 신세를 지게 하는 게 좋겠어.” 10월 말경, 에세드라는 계단에서 굴러 떨어졌…

    • 2021-03-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의 향기/밑줄 긋기]달에서의 하룻밤

    [책의 향기/밑줄 긋기]달에서의 하룻밤

    현실의 경계가 크게 재조정되어 조각보처럼 덕지덕지 붙은 지형을 반드시 파악해야 했다. 반창고로 트레이싱페이퍼를 벽에 붙이고 불가능한 지형도를 이해해보려 했지만, 어린아이의 보물 지도처럼 터무니없는 논리를 담은, 쪼개진 도표 말고는 아무것도 구성할 수가 없었다. ―머리를 써, 거울이 …

    • 2021-02-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의 향기/밑줄 긋기]가든 파티

    [책의 향기/밑줄 긋기]가든 파티

    이제 로라는 언덕을 내려가서 그 어딘가, 한 남자가 죽어 누워 있는 곳으로 가려 하는데 실감이 나지 않았다. … 하지만 어쩐지 로라 안에는 키스, 목소리, 숟가락 부딪히는 소리, 웃음소리, 으깨진 풀 냄새가 꽉 들어차 있는 것 같았다. … 너무 이상해! 희끄무레한 하늘을 올려다보는데 …

    • 2021-01-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의 향기/밑줄 긋기]나는 천사에게 말을 배웠지

    [책의 향기/밑줄 긋기]나는 천사에게 말을 배웠지

    얼어붙은 호수 한가운데/우리는 목조계단을 쌓아올렸습니다./신체의 일부를 보여주면서/손에 쥔 적 없는 마음을 밀어넣으면서/눈을 마주 보면서/팔과 다리로 탑을 쌓았습니다./사람의 마음과 마음 사이/폭설을 내려주시어/들어갈 수 없는 길을 알게 하소서/한 토막의 슬픔으로/무너진 사람이/혼자 …

    • 2021-01-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의 향기/밑줄 긋기]사랑만이 남는다

    길거리에서/바람 부는 길거리에서/먼 길 채비하는 너의 발을 잡고/기도를 한다/이 발에 축복 있으소서/가호 있으소서/먼 길 가도 부디/지치지 않게 하시고/어려운 일 파도를 지나/다시 밝은 등불 켜지는/이 거리 이곳으로/끝내 돌아오게 하소서/그러면 금세 너는/한 마리 기린이 되기도 한다/…

    • 2021-01-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의 향기/밑줄 긋기]물고기에게 물에 관해 묻는 일

    [책의 향기/밑줄 긋기]물고기에게 물에 관해 묻는 일

    그들은 백인이고, 저절로 뒤따르는 많은 특권들을 누리고 있어. 그렇지만 그게 특권이란 걸 자신들은 모르지. 특권을 누리지 않은 날이 그들 삶에는 없었거든. … 그 사람들은 자기가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해. 그건 마치 물고기한테 물에 관해 묻는 것하고 같은 거야. 물고기는 물에 둘러…

    • 2021-01-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의 향기/밑줄 긋기]무대에 서지 않지만 배우입니다 1·2

    [책의 향기/밑줄 긋기]무대에 서지 않지만 배우입니다 1·2

    다들 대학만 가면 뭐든 될 수 있다고, 안정적인 미래를 제시하는 척했으면서 정작 졸업하니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건 끝나지 않는 경주였어. … 배우를 꿈꿨던 처음의 그 마음이, 그 열정이 사라져 가고 있어. … 도화지같이 텅 빈 게 인생이라니 허무해진다. 하지만 삶이란 그런 것이기에 더…

    • 2021-01-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의 향기/밑줄 긋기]드물고 남루한, 헤프고 고귀한

    [책의 향기/밑줄 긋기]드물고 남루한, 헤프고 고귀한

    덕수궁미술관에서 근현대 유명 작품들이 삶의 여유를 종용하고 강요하며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의 발길을 반강제적으로 끌고 있을 때, 덕수궁 바깥 대한문 앞에서는 죽음이 오히려 전시회의 예술작품처럼 전시되고 있었다. 그러니 정작 예술의 현장, 미학의 전장은 저 고색창연한 덕수궁미술관이 아니라…

    • 2020-12-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의 향기/밑줄 긋기]70년대생이 운다

    [책의 향기/밑줄 긋기]70년대생이 운다

    ‘라떼’는 후배들에게 잘 전달되면 ‘치트 키(Cheat Key)’가 될 수 있다. … 주의할 것은 표현방식이다. 내가 비슷한 경험이 있는데 한번 들어보지 않겠냐고 먼저 동의를 구하는 방법이 좋다. 그리고 ‘팩트’ 위주로 ‘기름기’를 쏙 빼서 이야기를 전달하는 게 바람직하다. 검색과 논…

    • 2020-12-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의 향기/밑줄 긋기]젠가

    [책의 향기/밑줄 긋기]젠가

    고종석은 중간관리직 시절부터 비슷한 역량을 갖춘 직원들이 있다면 철저히 고진 출신 직원을 우대해 사내에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고종석이 신입사원 면접에 참여했던 어느 해에는 고진 출신이 아닌 지원자가 단 한 명도 합격하지 못하는 전설 같은 일도 벌어졌다. … 그가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갈…

    • 2020-12-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의 향기/밑줄 긋기]두 번째 도시, 두 번째 예술

    [책의 향기/밑줄 긋기]두 번째 도시, 두 번째 예술

    예술을 통해 지금 현재의 한계에서 벗어나기를 상상하고 경제적 유용성이라는 좁은 틀에 갇히기를 거부하고, 인류의 보편 언어로 의사소통하면서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여행을 시작하는 첫 장소는 당연 프랑스 쇼베 동굴이어야 한다. 쇼베에서 우리는 인류 보편 언어로 이야기하는 법을 배운다.…

    • 2020-12-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