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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기울지 않는 길

    [책의 향기/밑줄 긋기]기울지 않는 길

    그렇게 살아 돌아와 기어이 또 갔던 것은, 사람의 숨결로 그분의 산을 호흡한다는 설렘 때문이었다. 청춘을 다 바쳐 얻은 사랑의 떨림이었다. 오늘 내가 다시 암벽을 오른다고 해서 새로운 도전이라 부르지 말고 그저 떨림이라 해다오. 끝내 안고 가야 할 사랑이라고 해다오. ‘사랑의 떨림에 …

    • 2019-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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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유목민 호텔

    [책의 향기/밑줄 긋기]유목민 호텔

    주변 풍경은 온갖 색채를 띠는데 명랑한 색만 없다. 날카로운 톱니 같은 산들이 그 위에 얹혀 있고, 굽이를 돌 때마다 새로이 형벌이 시작된다. 도로를 따라 이따금 자동차의 잔해가 처량하고, 저 멀리서 가축 떼의 검은 그림자가 드리운다. … 나는 풀섶으로 조금 걸어 들어가, 바스러지는 …

    • 2019-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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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덧니가 보고 싶어

    [책의 향기/밑줄 긋기]덧니가 보고 싶어

    어쩌면, 하고 재화는 엎드려 얼굴을 묻고 생각했다. 어쩌면 우리는 아직 이어져 있는 걸지도 몰라. 성층권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냄새나는 연기들로부터 안전한 높은 하늘에 우리가 이어져 있는 어떤 망이나 막 같은 게 있는 걸지도. 텔레파시랄 것까진 없지만, 내가 널 오래 생각하면 너도…

    • 2019-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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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테러블

    [책의 향기/밑줄 긋기]테러블

    나는 커다랗고 검고 때 이르게 늙은 느낌이 든다. 다른 열일곱 살짜리들은 아무도 나처럼 보이지 않는다. 나는 아담하지도 않고 가볍지도 않고, 내 머리칼은 제멋대로 이상한 짓들을 하니까. 피터에 대해 아무와도 얘기할 수가 없다. 그건 날카로운 칼날이 달린 비밀이다, 두툼한 톱니 모양의 …

    • 2019-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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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예순여섯 명의 한기씨

    [책의 향기/밑줄 긋기]예순여섯 명의 한기씨

    경찰한테 말하니까 자기들은 불 끄는 사람이 아니래. 아니, 하지 못하게는 할 수 있잖아. 근데 자기들 임무가 아니라면서 웃기만 해. 소방관들도 왔는데, 둘러만 보고 그냥 갔어. 불을 꺼달라고 해도, 추워서 불 쬔다는데 자기들이 어떻게 끄냐면서. …감옥살이가 힘든 게 아니라, 재판 과정…

    • 2019-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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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페멘 선언

    [책의 향기/밑줄 긋기]페멘 선언

    우리는 가부장제가 가장 끔찍하게 여기는 것을 가지고 맞서 투쟁하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자유로운 여성이다. 우리를 향한 억압이 몸을 통해 이루어졌다면, 이제 이 몸은 우리의 투쟁의 도구가 될 것이다. 프랑스에 본부를, 전 세계 20여 개국에 지부를 두고 활동 중인 페미니즘 단체 ‘페…

    • 2019-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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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밤이 계속될 거야

    [책의 향기/밑줄 긋기]밤이 계속될 거야

    ‘…거리 밖에는 거리가/도시 끝에는 도시의 알리바이가/도사리듯 모두 여기 와서/몸 섞는다.//여기서 나고 자란 친구는 말한다./마치 도깨비가 빛을 토하는 것 같군./진흙탕에 고인 물은 차라리 얼어붙기를 바라겠지.//구어체로 꾹꾹 눌러 써도/금세 잇새를 빠져나가는 억지 생소리들/한때는 …

    • 2019-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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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가기 전에 쓰는 글들

    [책의 향기/밑줄 긋기]가기 전에 쓰는 글들

    그 호텔에는 삼십 년 동안 한 가수가 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정치적인 전위였고 음악적인 전위였다. 하지만 그 호텔이 그를 완벽한 전위로 만들었다. 호텔에서 늙어가는 시인처럼 나도 짜디짠 물이라 물고기는 두 종류밖에는 살지 않는다는 거대한 호수를 지나가다가 말했다. 그렇게 살아야지.…

    • 2019-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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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지상에서 우리는 잠시 매혹적이다

    [책의 향기/밑줄 긋기]지상에서 우리는 잠시 매혹적이다

    저는 내려놓았어요. 그게 바로 글쓰기예요. 온갖 무의미를 지나 밑으로 아주 낮게 내려가면, 세상이 자비롭고 새로운 시각을 가져다주죠. 작은 것들로 만들어진 더 큰 시야, 보푸라기가 갑자기 정확히 안구 크기인 거대한 안개가 되는 거예요. 그리고 그것을 통해 들여다보면, 플러싱(뉴욕 한인…

    • 2019-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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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카사블랑카

    [책의 향기/밑줄 긋기]카사블랑카

    ‘카사블랑카’는 내가 본 최초의 영화는 아니지만, 픽션 작품이 불러일으킨 내 최초의 시간 경험이다. 영화는 단번에 내 기억으로 존재하기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이 영화 자체가 기억과 추억, 충실성과 망각을 다룬 영화이기 때문이다. … 이 영화는 기억의 촉매제였고 오늘날에도 내게는 그렇…

    • 2019-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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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삼순이

    [책의 향기/밑줄 긋기]삼순이

    중산층 집은 식모들 방을 따로 두는 게 일반적이었다. 1962년 대한주택공사(현 한국토지주택공사) 개량주택 평면도를 보면 식모 방은 크기가 제일 작으며 1∼2평 사이로 오늘날 고시원보다 약간 크다. 이 경우 위치가 현관문 바로 앞에 있지만 어떤 집은 제일 안쪽에 있고, 어느 곳이든 부…

    • 2019-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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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이지 웨이 아웃

    [책의 향기/밑줄 긋기]이지 웨이 아웃

    규정에는 어시스턴트도 함께 슬픔을 표현해도 좋다고 되어 있었다. 환자와 가족들에 대한 공감의 표시로 조용히 눈물을 흘려도 되며, 오히려 그것을 장려하는 분위기였다. 감정을 억누르기 위해 나는 ‘사랑해’라는 말을 몇 번이나 하는지 속으로 셌다. 그리고 스물하나를 세다 말고 그만 목이 메…

    • 2019-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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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자수견본집

    [책의 향기/밑줄 긋기]자수견본집

    들은 이야기가 들리는 이야기의 지친/격동이다. 거룩이 그렇게 온다. 중단이다. 인간이 그렇게 서있다. 거룩이 은총과 자비는/아니지. 두려움의 방편, 이야기 같은 거다./들은 이야기가 들은 이야기의 밤이고 첫 말씀이고/군마(軍馬)들이고 다시 밤이다, 임신이 재앙 아니기/위하여 세에라자드…

    • 2019-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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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아침 그리고 저녁

    [책의 향기/밑줄 긋기]아침 그리고 저녁

    그리고 지금, 저 방안에서, 어린 요한네스가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다, 어린 요한네스, 그의 아들, 이제 그의 어린 아들은 이 험한 세상으로 나와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아마도 살아가는 동안 겪는 가장 힘든 싸움 중 하나일 것이다, 자신의 근원인 어머니의 몸속에서 나와 저 밖의 험한 …

    • 2019-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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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눈 속의 구조대

    [책의 향기/밑줄 긋기]눈 속의 구조대

    Mnet은 보건복지부의 청탁을 받고 쇼미더머니를 만들었지//우리가 미치는 것을 막아 보려고/Mnet은 국가정보원의 청탁을 받고 고등래퍼를 만들었지/화염병 던지는 것을 막아 보려고(중략)힙합은 필요 없어/방탄소년단도 꺼져 버려/더 나쁜 약을 줘/진짜 약을 줘/내 청춘 박멸한다.(‘힙합’…

    • 2019-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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