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톤갭은 미국 버지니아 주 애팔래치아 산맥에 위치한 인구 5400명의 작은 마을이다. 동네 어디든 석탄가루가 묻어나는 탄광촌이다. 2000년대 중반 이곳에 헌책방 ‘테일스 오브 론섬 파인’이 들어선다. 도시 생활에 진력나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해 이곳에 정착한 웰치 부부가 연 서점이다…
소설가 김원우의 이 신작은 지역신문 문화부 소속 ‘안 기자’가 30년 넘게 알고 지낸 한 부부에 대한 회상으로 구성돼 있다. 안 기자는 문화부 신출내기 시절 외부 칼럼 기고자인 시인 고은미를, 미술 면을 담당하는 고참 기자가 돼서는 중견화가 노옥배를 알게 된다. 뒤늦게 두 사람이 부부…
이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가 출간되기까지 무려 16주 동안 국내 베스트셀러 순위 1위를 지켰던 ‘꾸뻬 씨의 인생여행’의 후속작이다. ‘꾸뻬 씨의 인생여행’은 3월 TV 토크쇼에 출연한 탤런트 이보영의 추천 도서로 꼽힌 뒤 전국…
전작들과 비교해 이번 신작 장편소설은 사람과 사람의 유대에 관심이 깊어진 하루키의 변화가 담긴 작품이다. 기차역 설계 엔지니어 다자키 쓰쿠루는 고교 시절 나고야에서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절대적 조화’를 느끼게 하는 4명의 친구와 단짝으로 지냈다. 이름에 색깔을 뜻하는 한자가 있어…
천운영의 네 번째 소설집 ‘엄마도 아시다시피’는 인간의 마음속에 도사린 날카로운 손톱을 의식하게 만드는 작품으로 가득하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문예지에 발표한 7개의 단편을 묶은 이 소설집을 관통하는 열쇠말은 ‘엄마(모성)’다. 하지만 익숙한 모성과는 동떨어져 있다. 그의 소설 …
한류 현상이 흥미로운 이유는 그것이 ‘의도하지 않은 성공’이기 때문이다. 한국인을 위해 제작된 가요와 드라마가, 그것도 중화 문화권이라는 거대 시장이 받쳐주는 홍콩이나 탄탄한 국내 시장이 지원하는 일본 대중문화를 제치고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은 뭘까. 먼저 ‘어떻게’의 문제…
‘접속’ ‘공동경비구역 JSA’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건축학 개론’…. 저자가 제작사 명필름 대표로 세상에 풀어 놓은 영화들이다. 수많은 이야기로 여러 사람 울리고 웃긴 그가 이번에는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150cm 키에 225mm 신발을 신던 작은 엄마가 준 끝 모…
총 749쪽에 달하는 이 소설을 읽다 보면 작가의 명확한 의도가 보인다. ‘독자가 한순간도 한눈을 팔지 못하게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넣겠다’는 것.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1, 2권을 통틀어 숨 가쁘게 이어진다. 현기증이 날 정도로 속도감이 있다. 작가는 이야기를 무려 104장(章)으로 …
1950년 10월 태평양 폴리네시아 군도의 웨이크 섬에서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과 더글러스 맥아더 유엔군 최고사령관이 회동했다. 트루먼이 질문을 던졌다. “소련과 중국이 개입할 가능성은 얼마나 됩니까?” 맥아더는 자신 있게 말했다. “가능성은 아주 적습니다.” 중국군 가운데 압록강을…
매년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면 노벨평화상 수상자의 업적이나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작품이 화제가 된다. 반면 노벨생리의학상이나 노벨물리학상, 노벨화학상 같은 과학 계통은 관련 전공자나 전문가가 아니면 얼마나 대단한 업적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지난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일본의 야마나카…
197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로 등단한 뒤, 이듬해 대한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된 시인 정호승(63). 시로 등단한 것을 작가의 원년으로 본다는 시인은 지난해 어느 날 문득 자신의 시업(詩業)이 40년이 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잘 썼든 못 썼든 40년 동안 시를 쓸 수 있…
2년 전 44세의 젊은 남편이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난 뒤 아내는 남편이 남긴 엄청난 책들을 정리하려 한다. 하지만 거실과 아이들 방을 점령하다시피 한 책들을 차마 치우지 못했다. 6개월이 지나서야 아내는 남편이 남긴 책들을 통해 과거의 기억을 풀어내는 글을 써 나간다. 남편은 출판…
놀랍도록 치밀한 전개, 압도적인 흡인력, 강력한 서사의 힘…. 정유정은 2011년 3월 펴낸 ‘7년의 밤’으로 한국 소설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극찬을 받았다. 현재 49쇄까지 찍으며 스테디셀러 반열에 오른 ‘7년의 밤’은 30만 부가량 팔렸다. 독자와 문단은 그의 차기작을 손꼽아 기다…
아침이면 해가 뜨기 무섭게 눈 비비고 일어나 만원 버스에 몸을 싣고 직장으로 향한다. 저녁이면 피곤에 절어 감겨 오는 눈으로 지하철 안에서 꾸벅거리다 내릴 정거장을 지나친다. 문득 ‘내가 지금 왜 이렇게 살고 있지’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결심한다. ‘아, 이번 휴가에는 꼭 나만을 위한…
“처음 몽골의 독수리 사냥을 보고 압도당하는 기분이었어요. 거대한 새의 아우라와 야생성, 점잖음이 배어나는 사냥꾼의 모습이 이채로웠습니다.” 이장환 씨(30)는 대학생이던 2005년 지구상에 얼마 남지 않은 독수리 사냥을 볼 수 있다는 말에 몽골에 갔다. 이후 2010년까지 모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