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으로 수십 군데에서 불길이 보였다.” 2005년 8월 미국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를 타고 지구로 귀환하던 아일린 콜린스 선장은 지상 300km 상공에서 엄청나게 큰 불길을 보았다고 했다. 아마존에 이어 세계의 ‘두 번째 허파’로 불리는 중앙아프리카 콩고분지 우림지대였다. 숲속에서…
“별이 다 똑같은 별이 아님을 아는 데 10년이 걸렸다.” 소설 ‘은교’의 주인공 이적요 시인이 공대 출신의 제자 서지우를 두고 한 말이다. 시인과 제자가 경쟁적으로 좋아하는 여고생 은교. 세 사람은 어느 날 산행을 하고, 은교는 절벽 아래로 손거울을 떨어뜨린다. 시인은 목숨을 걸고 …
“환자가 바라는 대로 항생제를 처방하는 것은 쉽습니다. 쉽지만 옳은 일은 분명히 아니죠.” 미국가정의협회 회장 짐 킹의 말이다. 항생제는 몸속 수십조 마리의 세균을 파괴한다. 인간의 삶에서 감염을 제거하려는 시도는 항생제를 통해 부분적으로 승리한 듯 보인다. 하지만 지나친 항생제 사용…
“작은 돌덩어리가 보입니다. 종양일 수 있으니….” 의사의 이 한마디에 5년 전 처음 조직검사를 받았다. 유방촬영술과 초음파검사 결과 한쪽 가슴에 미세석회가 있었던 것. 얇은 갈고리 모양의 기구로 석회조직 일부를 긁어냈다. 검사 후 3일간 앓아누웠다. 피부를 뚫고 들어가 조직을 떼어…
눈과 얼음으로 덮인 자전축의 끝. 양극 주변은 지구에서 가장 생명에 적대적인 곳이다. 여기서 수천 년간 살아남은 생명은 그 자체로 우리에겐 호기심과 경이의 대상이다. 인간이 극지를 찾고 그곳의 자연과 생명을 글이나 사진, 영상에 담아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영국 BBC는 3년간 북극과 …
이 책이 전달하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우리가 즐겨 먹는 밀이 우리 몸에 매우 나쁘니 절대 먹지 말라는 것. 미국의 심장학 전문의인 저자는 현대 미국인들이 50년 전과 비교해 엄청나게 뚱뚱해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미국인이 ‘현대 밀’을 섭취하기 시작한 시기와 그들의 몸무게가 급증한…
“한국, 창조론자들 요구에 항복.” 영국의 과학저널 ‘네이처’와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근 한국 교과서에서 시조새 관련 내용이 삭제되게 됐다며 이렇게 보도했다. 외국에서도 창조론과 진화론 논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미국의 경우 1925년 스코프스 법정 소송을 시작으로 현재도…
1976년 이후 지구상에 처음 등장한 병원체는 에이즈, 에볼라 바이러스, 신종 한타바이러스 등 40여 가지에 이른다. 콜레라처럼 오랫동안 잠잠하던 질병도 다시 나타나 기승을 부렸다. 1980년 이후 천식 발병률은 세계적으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막론하고 두 배 이상 늘었다. 의학이 발…
똥, 오줌, 방귀는 현재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제목부터 노골적인 이 책은 소화와 배설에 대해 평소 궁금했지만 그냥 넘겼던 의문들까지 빠짐없이 해소해 주면서 유머러스한 문체를 사용해 재미있게 읽힌다. 맥주를 마실 때 쏟아내는 많은 오줌은 술에 취하는 첫 신호란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애플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 저자는 그의 말기 췌장암 치료에 참여한 주치의 중 하나였다. 그는 “게임의 막판에, 뒤늦게 발견한 진행된 암 치료를 위해서 의사를 찾아온다면 게임은 곧 끝나고 만다. 나는 진행된 암은 치료할 수 없는 종양학자다”라고 솔직히 고…
눈에 보이는 세계만이 진실일까. 현대의 물리학은 인간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데까지 볼 수 있게 함으로써 엄청난 인식의 발전을 가져왔다.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던 세계를 볼 수 있게 해 준 것은 현미경과 망원경이다. 네덜란드의 과학자 판 레이우엔훅(1632∼1723)은 자신이 직접 렌…
의과대학의 해부학 실습장. 처음으로 시체를 해부해야 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꺼림칙함과 두려움에 휩싸인다. 그러나 차근차근 피부를 제거해감에 따라 망설임은 사라진다. 피부 밑으로 근육, 신경, 힘줄들이 분명히 드러나면서, 특정한 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더는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피부가…
1957년 소련의 우주선 스푸트니크호 발사로 경악한 미국은 양국의 기술 격차를 따져보다 ‘측정 격차’가 큰 문제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소련은 일찌감치 미터법을 채택했고, 미국은 영국의 야드파운드법을 고수하고 있었던 것이다. 미사일은 정밀 측정이 핵심이며 우주시대에 허용 오차는 1억분의…
아프리카 남서부 나미브사막은 건조하기로 유명하다. 물기라고는 한 달에 서너 번 아침 산들바람에 실려 오는 안개의 수분뿐. 그런데 나미브사막풍뎅이는 이 거친 땅에서 끄떡도 없이 잘 산다. 안개로부터 생존에 필요한 물을 얻기 때문이다. 그 원리는 2001년 밝혀졌다. 비밀은 나미브사막풍뎅…
에베레스트의 정상은 희박한 공기를 뚫고 나간다. 그 위로 발을 들이는 등반가들에게 부족한 산소와 낮은 기압은 치명적이다. 창백해진 등반가들의 마지막 눈엔 그 위 수백 미터 상공을 유유히 날아가는 새들이 보인다. 새는 포유류보다 산소를 훨씬 덜 필요로 한다. 아득한 과거에 뿌리를 둔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