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적 관점에서 섹스는 비용이 많이 드는 행위다. 파트너를 찾고, 원하는 파트너를 차지하려 경쟁하고, 떠나지 못하게 붙잡아 두고, 또 직접 섹스를 하느라 사용하는 에너지를 고려해보라. 그런데도 왜 섹스, 유성생식을 하는 것일까. 의사이자 진화생물학자인 저자는 ‘진화와 섹스는 일심동…
“지구 보호는 과학자만의 영역이 아닙니다. 대중이 관심을 가져야만 정치와 경제정책 등이 힘을 발휘할 수 있어요.” 박동곤 숙명여대 자연과학부 화학전공 교수(51)가 위기에 처한 지구의 상황을 과학으로 풀어낸 ‘지구를 부탁해―화학자의 13가지 지구 이야기’(사이언스북스)를 출간했다. 그…
뇌과학을 다루는 책이 넘쳐난다. 이 책은 좀 다르다. 원제부터 뇌(brain)가 아닌 머리(head)를 키워드로 던진다. ‘우리 어깨 위에 올려져 있는 것’(머리)이 과연 ‘우리 것’인가라는 당돌한 질문부터 던지고 시작한다. 복잡한 뇌과학 지식이나 낯선 신경이론 대신 조지 오웰의 ‘1…
원소 주기율표 31번인 갈륨은 실온에서는 고체이지만 섭씨 29.8도에서 녹는다. 장난기 있는 과학자들은 갈륨으로 찻숟가락을 만들어 뜨거운 차와 함께 손님에게 내놓았다. 손님들은 찻잔에 담근 찻숟가락이 없어지는 걸 보고 놀라곤 했다. 1930년 간디는 영국 정부가 소금에 매긴 세금에 …
1887년 앨버트 마이컬슨과 에드워드 몰리는 ‘빛의 속도는 관측자의 운동과 무관하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밝혔다. 이 실험은 1905년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 정립에 기여했다. 10년 뒤 이번에는 아인슈타인이 특수상대성 이론을 발전시켜 일반상대성 이론을 만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실…
‘일상 속 내 아이를 서서히 죽이는 오리 인형의 진실’이라는 부제가 이 책의 내용을 직설적으로 대변한다. 프라이팬, 샴푸, 화장품, 소파, 장난감처럼 우리 주변에 있는 평범한 물건들이 내뿜는 독성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저자들이 ‘몸소’ 보여준다. 캐나다의 환경운동가인 이들은 …
6만 석 규모의 경기장에 당신의 어머니와 함께 운동경기를 구경하러 갔다고 상상해 보자. 당신의 오른편에 어머니가 앉고, 그 오른편에 할머니, 다시 오른편에 증조할머니와 고조할머니가 차례로 앉는다. 그렇게 한 바퀴 쭉 돌아 당신의 왼편에 모두의 선조가 되는 할머니가 앉는다면 당신은 아주…
곤충의 생물학적 측면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가 아니니 그런 기대는 일찌감치 접는 것이 좋다. 곤충의 행태가 나오지만 그것은 이야기의 재료일 뿐이다. 저자는 생물학자가 아니라 인류학자인 만큼 곤충을 매개로 인간을 돌아보는 것이 책의 의도다. 영어 알파벳 ‘A’부터 ‘Z’로 시작하는 26개…
블랙홀은 이상하고 특별하고 수수께끼인 존재다. 누구나 다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면 블랙홀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전문가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이 책이 말하는 바가 바로 ‘블랙홀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이상하고, 더 특별하고, 더 신비로운 존재’라는 것이다. 스탠퍼…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자신만의 비밀 무기. 이 강력한 유혹은 인류가 시작될 때부터 있었을 것이다. 상대가 동물이면 사냥이었고, 같은 종족이면 전쟁이었다. 무기는 사람을 죽인다. 그래도 내 편이 죽지 않으려면 더 나은 것을 개발하지 않을 수 없다. 승리에 대한 결정적 기여는 ‘대량살상…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새의 비행을 관찰해 인간을 위한 비행 물체를 발명했다. 요동치는 물과 공기의 패턴을 분석해 몸의 순환계통을 연구했으며, 지렛대 원리를 이용해 무기와 방어시설을 설계했다. “다빈치는 과학과 생명이 공존하는 해법을 알았다. 갈릴레오, 뉴턴 등 후대 과학자들이 그를 제대…
《그렇다. 오늘날 원자력은 딜레마다. 동일본 대지진과 지진해일(쓰나미)은 지나간 일이 됐지만 방사능의 공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형체도 냄새도 없이 후쿠시마를 점령한 방사능은 일대를 유령의 세계로 만들었다. 이곳에서 나온 방사성 물질은 전 지구적으로 확산 중이며 독일 집권연정이 이…
오해를 피하기 위해 전제하자면 11일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을 인간에 의한 환경파괴와 연결지을 수는 없다. 지진은 인간의 활동과 무관하게 지각에 축적된 에너지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참상은 자연의 힘 앞에 인간이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지 되돌아볼 기회를 제공한다. 더군다나 …
과거는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지나간 사건들도 인식의 변화를 겪는다. 역사 연구가 가지는 중요한 의의도 여기에 있다. 공학박사인 저자는 역사를 과학의 시선으로 되짚었다. 우리 역사 속에 등장하는 과학과 기술 지식은 서양의 그것에 비해…
찰스 다윈은 1877년 펴낸 책 ‘곤충에 의해 수정되는 난의 여러 가지 고안에 관하여’에서 셜록 홈스를 연상시키는 추론을 했다. “마다가스카르에서 보내오는 꽃 중에는 꿀샘의 길이가 무려 11인치(약 28cm)가 넘는 것도 있다. 그런데 꿀은 꿀샘의 맨 아래 1인치 정도에만 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