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력육성, 기술연마에 실내빙벽 최고 가을임에도 긴소매 옷을 고집하기 부담스러운 한낮이지만 7일 실내 빙벽장에 들어서자 사방이 순백 얼음으로 덮인 한겨울 풍경이 펼쳐졌다. “냉방기 10대를 24시간 쉬지 않고 가동해 실내 기온을 영상 5도 아래로 유지합니다. 빙벽 뒤에 깔린 파이프 …
1996년 5월 10일 세계의 지붕 에베레스트 정상(해발 8850m)에 오른 언론인 존 크라카우어는 당시의 체험을 다룬 논픽션 ‘희박한 공기 속으로(Into thin air)’에서 에베레스트를 오르는 일에 대해 이렇게 기록했다. “가지 말아야 할 타당한 이유들은 너무나 많았다. 에베레…
○ 소애촌 식당가 터줏대감 ‘행주가든’ 박성자 씨 행주산성을 찾았다면 한강이 내다뵈는 강변식당에서 장어구이 한번 맛보는 식도락은 참새방앗간 아닐까. 그곳은 행주산성 아래 행주외동, 그러니까 행주대교 북단 강변에 들어선 ‘소애촌’ 식당가다. ‘샛말’이라고 불리는 이곳 장어식당촌 역사는 …
《뻔하다니? 그러면 뭣 때문에 소개해. 그냥 두지…. 지당하신 말씀. 하지만 잠깐. 아까운 지면에 공들여 썼다면 글쎄, 혹 그럴 이유가 있지는 않은지. 내처 고백컨대 ‘뻔한 여행’은 절대로 ‘뻔하지 않은 여행’이다. ‘상식의 허(虛)’랄까, 지레짐작은 금물. 사물의 깊이를 헤아릴 지식…
‘카페 투’의 핵심은 싱가포르카레, 중식, 킹크랩, 디저트, 일식, 샐러드 등 각기 다른 콘셉트의 7개의 독립적인 오픈 키친. 나무를 주조로 한 산뜻하고 시크한 실내 인테리어, 은은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조명도 화사하다. 샐러드 코너에는 야채들과 함께 5가지 색의 소스가 투명 글라스에 담…
《‘인생은 요리와 달라 모든 재료가 다 준비될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리안 감독이 1994년 영화 ‘음식남녀’에서 주인공은 이렇게 말했다. 그렇다. 인생의 재료가 다 준비되지 않았더라도 우리는 홍콩으로 떠나야 한다. 그래서 모든 재료가 준비된 홍콩요리를 맛봐야 할 때다.》홍콩(香港)…
수애당 안주인 문정현 씨는 이제 안동에서 이름 대신 ‘수애당’이라 불린답니다. 할매들이 한마디씩 거드네요. “안동서 수애당 모리는 사람 있나.” “웃대 조상이 집터를 잘 잡았제. ‘조상 덕에 이밥’이라는 말 안 있나.” 문 씨는 처녀 적 삼성시계 사원으로 서울 광화문 삼성그룹 본관…
“이쁜 새댁이들 다 오셨니더.” “야야, 나이 팔십에 새댁이 소리를 다 듣네.(웃음)” 9일 경북 안동시 임동면 수곡리 수애당(水涯堂·경상북도 문화재 자료 제56호)에 전주 류(柳)씨 가문 며느리 5명이 모였습니다. 저마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었네요. 열기 없는 바람 한 줄기에 치맛…
백파이프와 스카치 위스키의 나라 스코틀랜드는 태고적 원시성을 간직한 매력적인 땅이다. 천혜의 자연환경 덕에 영국 어느 지역보다 활기찬 야외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것이 4륜 구동 차량으로 스코틀랜드 고지대 오프로드 코스를 주행하는 체험이다. 스코틀랜드에서 기자가 몰…
노팅힐게이트 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런던 중심부를 서에서 동으로 가로지르면 킹스크로스 역에 도착한다. ‘왕의 십자가’란 뜻이니 우리말로는 ‘왕십리(王十里)’쯤으로 번역할 수 있겠다. 에든버러, 케임브리지 등 런던 북쪽으로 떠나는 열차들의 출발지인 이곳은 서울역 만큼이나 들고나는 인파로 …
10년 만에 다시 찾은 런던. 10년 전 배낭여행객 시절 옷가지와 컵라면, 즉석밥 등으로 가득 차 있던 배낭은 이제 노트북 가방과 슈트케이스로 바뀌었지만 공항 착륙을 앞둔 이방인의 살짝 들뜬 마음은 예전 그대로다. 비행기에서 MP3 플레이어로 내내 반복해 들은 펫샵보이즈(1981년 결…
○ 綠/푸른 숲 사이로 멈춰선 시간 “조금 답답하기도 하고, 느리기도 하고, 때로는 시간이 멈춘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살아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네요.” 동행한 방광식 자유여행사 대표가 푸른 숲 사이에서 피어나는 새벽 안개를 바라보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불가리아 …
불가리아. 불가리아? 불가리아…. 요구르트, 장미 같은 막연한 상징을 제외하면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는 나라다. 축구 팬이라면 흐리스토 스토이치코프나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같은 이름이 먼저일지도 모르겠다. 한국에는 아직 멀게 느껴지는 곳이지만 사실 올해로 한국과 불가리아가 공식 외교관계…
눈을 감아도 그의 기품 있는 풍채가 잔상(殘像)이 된다. 수줍은 연정을 품게 된 것이다. 8월의 중순 새벽 아침. 그를 찾아갔다. 서둘러 재회하고 싶은 조바심. 이른 시간이라 입장객을 아직 맞지 않는 돌담 밖에서 까치발로 하염없이 바라봤다. 동쪽 하늘에선 해가 떠올랐다. 카메라 셔터를…
“도쿄(東京)는 퍼즐 같아요.” 마주 앉아 판 메밀을 함께 먹던 남자가 말했다. “왜죠?” 나는 물었다. “도쿄에 가는 이유가 제각각이잖아요. 누구는 먹으러, 누구는 옷을 사러, 누구는 야구를 보러….” 듣고 보니 그런 것 같았다. 도쿄의 구석구석을 찍은 사진을 여러 장 짜 맞춰 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