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선, 산시(시와시학사) 새는 산 속을 날며 그 날개가 산에 닿지 않는다 - 이성선, ‘새’-산시·14 모처럼
생생한 꽃일수록 슬쩍 한 귀퉁이를 손톱으로 상처 내본다 가짜를 사랑하긴 싫다 어디든 손톱을 대본다 햇빛들
■허만하, ‘물은 목마름 쪽으로 흐른다’(솔) 높은 곳은 어둡다. 맑은 별빛이 뜨는 군청색 밤하늘을 보면 알 수
원래 남의 밭에 있던 것을 슬쩍 해와서 화단에 심어놓은 뒤로 내 속셈 모르는 척 적작약이 다신 꽃을 피우지 않
길을 걷는데 햇빛이 이마를 툭 건드린다 봄이야 그 말을 하나 하려고 수백 광년을 달려온 빛 하나가 내 이마를 건드
이른 새벽에 양말부터 찾아 신는 발은 가난하다 당신과 이별한 다음날, 고구마를 삶아 먹던 허기는 가난하다 고
■김신용, ‘버려진 사람들’ 그저 온몸으로 꿈틀거릴 뿐, 나의 노동은 머리가 없어 그대 위한 기교는 아지 못한
■임영조, ‘시인의 모자’ 어딘가에 떨어뜨린 단추처럼 어딘가에 깜박 놓고 온 우산처럼 도무지 기억이 먼 유실물
늦은 귀가 갑자기 어디서 찢어지는 비명이 들려왔다 헛디딘 발바닥을 뚫는 대못처럼 뾰족한 그 무엇이 순간, 등뼈를
마음 속에 오솔길 하나 있는지요? 다산초당에서 백련사 가는 오솔길 넘습니다 초입부터 춘삼월 햇빛이 명랑하게
■강미정 시집, ‘상처가 스민다는 것’ 올해 새로 돋은 저 눈부신 햇빛, 맨발로 뛰쳐나온 그 여자 울던 자리에
이 그릇은 너무나 쉽게 금이 간다 막 빚어놓은 점토였을 때 그때부터 이 그릇은 밑바닥이 너무 좁았는지도 모른다
■손택수, ‘호랑이 발자국’ 선(禪)을 배우러(?) 남방으로 떠나는 친구에게, 시인이라면 가만히 앉아서 들여다
청주 하면 무심천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도종환 시인을 알게 된 이후로는 청주 하면 도종환 시인이 생각납
이향지 시인은 알피니스트다. 알피니스트란 말은 루소가 ‘고백록’에서 알프스의 자연에 대해 쓴 것을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