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가는 길 - 도종환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은 없다 다만 내가 처음 가는 길일 뿐이다 누구도 앞서 가지 않은
《“한바탕 즐겁게 놀았습니다. 행복했습니다. 시를 읽는 게 얼마나 삶을 생기 있고 풍요롭게 하는지 잊지 마세요
《스승과 제자 2 김주대 10년 만에 우연히 본 제자를 멀리서 선생님께서 소리소리 부르시더란다. "규하
행방 -이영옥 어디에서 날아왔는지 꽃잎 한 장이 방충망에 붙어 어깨를 떨고 있다 아무도 없는 여기서 한참이나 울
《개나리 핀 국도에 차들이 달린다 할머니 한 분이 아까부터 허리를 구부리고 길을 건너지 못하고 서 있다 그때
《등 김선우 아이 업은 사람이 등 뒤에 두 손을 포개 잡듯이 등 뒤에 두 날개를 포개 얹고 죽은 새 머리와 꽁
소금밭 - 목욕탕 가는 남자 성 선 경 삶의 바닥은 늘 염전(鹽田)이다 발자국마다 고이는 시간의 간수 얼금뱅이
《좋은 날에 우는 사람 - 조재도 슬픔의 안쪽을 걸어온 사람은 좋은 날에도 운다 환갑이나 진갑 아
비닐까마귀 - 이규리 다친 까마귀가 차도 한가운데서 풀썩, 풀썩 한다 차들의 속도 때문에 한 발짝씩 더 옮겨
《세상 속으로 걸어가면 호주머니에서 십원짜리 동전들이 궁시렁거려 여간 성가신 게 아니다. 발자국보다 먼저 소리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포 옹 - 조 창 환 저녁마다 만 마리도 넘는 새들이 날아와 까맣게 하늘을 뒤덮고 서로 몸 부비다가 와아와아 얼음
《매미 - 고 영 조 굴암산 늙은 떡갈나무 몸뚱이에 배를 붙이고 노래하는 매미들 여름은 얼마나 즐거우냐고
《찌그러진 유모차를 끄는 노파가 있다 새벽시장 갈 때도 노인정에 나갈 때도 늘 유모차와 동행한다 할머니와
《북어 - 박 후 기 퇴직금으로 구입한 1톤 트럭 조수석에 나를 태우고, 비쩍 마른 북어 한 마리 이리저리 물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