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겠다. 사랑스러워 미치겠다. 요즘 내가 가장 눈여겨보는 작품은 ‘마이 프린세스’라는 TV 드라마다. 여기서 좌충우돌 여대생 ‘이설’로 나오는 김태희(31)만 보면 사랑스럽다 못해 잘근잘근 깨물어 없애버리고 싶다는 생각마저 든다. 자기 얼굴만 한 스테이크를 포크로 푹 찍어 통째로 뜯…
《연말연시용으로 최근 잇따라 개봉한 화제작 세 편은 기대만큼 만족스럽진 못했다.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1부’는 스펙터클을 보여주진 않은 채 대사만 고막이 터질 만큼 나불거려 ‘낚였다’는 인상을 받았고, “영구 없다”로 유명한 바보 캐릭터 ‘영구’를 등장시킨 ‘라스트 갓파더’(이하 …
《최근 눈여겨본 영화 두 편은 그 주인공들의 팔자가 극과 극을 달린다. 먼저 동명의 에세이를 원작으로 하는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9월 30일 개봉). 듣기만 해도 로맨틱한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안정적 직장과 미국 맨해튼의 번듯한 아파트와 아내에게만 충실한 잘…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세상 모든 것은 오로지 나의 마음이 지어내는 결과물’이라는 뜻이 담긴 이 놀라운 깨달음은 영화 관람에도 필요하다. 아무리 민망하고 괴로운 영화라도 마음먹기에 따라 매우 행복한 태도로도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최근 관객들에게 적잖은 비판을 받은 두 영화를 무…
《“복수할 땐 자신을 감춰선 안 돼.” 은퇴한 암흑가 보스의 처절한 복수극을 담은 영화 ‘22블렛’. 주인공 찰리(장 르노)는 자신을 배신한 조직원들의 눈앞에 나타나 총알세례를 퍼붓고는 이런 한마디를 던진다. 복수의 주체가 ‘나’라는 사실을 명확히 밝혀야 적들이 공포에 떠는 효과를 거…
《‘3차원(3D)으로 성애장면을 보면 얼마나 흥분될까.’ 영화 ‘나탈리’(10월 28일 개봉·청소년 관람불가)에 대해 궁금한 딱 한 가지였다. ‘국내 최초로 3D로 촬영한 멜로영화’란 홍보문구에 후끈 달아오른 나는 이 영화가 한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4D로 상영된단 소식을 듣고 바람처럼…
수많은 신화의 존재가 이미 증명하듯, 인간은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생산하고 전파하고 또 소비하려는 본능을 타고난 동물이다. 영화 속 서사(敍事)가 대개 기승전결의 흐름을 가지는 것도 일반 대중의 이런 이야기 본능을 자극하고 유혹하는 쪽으로 스토리텔링 방식이 진화해온 결과라고도 볼 수 …
“아, 리얼해!” 첩보영화 ‘본 얼티메이텀’을 보고난 우리는 이런 얘기를 한다. 주인공(맷 데이먼)이 ‘007 제임스 본드’와는 완전히 딴판인 ‘평범한’ 얼굴을 가진 데다, 살이 터지는 액션은 현실 속 땀내 나는 싸움을 빼닮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이 영화는 진정 ‘리얼…
지난 주말 한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포화 속으로’(12세 이상)란 영화를 보던 나는 무척 놀랐다. 영화가 클라이맥스에 다다를 무렵 나의 좌우에 앉은 청소년들이 슬픔과 감격에 겨운 나머지 두 눈이 불어터져라 울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눈물 한 방울 나올 기미조차 없었다…
‘춘향의 연인은 이몽룡이 아니라 그의 몸종인 방자였다’는 발칙한 상상에서 출발한 영화 ‘방자전’(2일 개봉·청소년 관람 불가)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기대만큼 야하질 못했다. 전작 ‘음란서생’에서도 보듯 김대우 감독은 야한 이야기를 미학적 통찰과 비장미를 통해 담아내길…
석가탄신일이던 21일 하루 동안 모두 네 편의 영화를 보았다. ‘하녀’(106분), ‘시’(139분), ‘로빈후드’(140분), ‘내 깡패 같은 애인’(100분)…. 아침부터 밤까지 모두 485분, 즉 8시간 5분을 관람한 것이다. 웬만한 영화광이라면 하루 대여섯 편까진 몰아서 영화를…
‘황산벌’(2003년)에서 시작해 ‘왕의 남자’(2005)를 거쳐 최근 개봉한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 이르기까지, 이준익 감독의 사극을 살펴보면 일관된 문제의식을 발견하게 된다. 정치를 하는 자들은 당리당략에 눈이 멀어 백성은 안중에도 없기에 결국 뼛속까지 고통 받는 자는 민초, …
국내 굴지의 유통기업 차장인 김모 씨(41)는 지난주 토요일 황당한 일을 겪었다. 금요일 밤 12시까지 야근을 한 만큼 휴일인 토요일을 맞아 모처럼 늘어지게 늦잠을 즐기려 했던 김 씨. 그러나 이날 오전 9시부터 초등 5학년인 딸(11)이 미친 듯이 흔들어 깨우는 게 아닌가.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