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신년(丙申年)이 벌써 일주일 가까이 흘렀다. 새해에도 숱한 결심을 해보지만 작심삼일인 경우가 많다. 새해 첫 ‘무비홀릭’은 신년 결심을 이뤄내는 데 도움이 되는 영화들을 소개해 드릴까 한다. 일명 ‘작심삼일 타파 도우미’ 영화들인 셈. 먼저 금연. 전자담배에까지 기대어 보지만 매…
※ 지난 회 ‘③최고의 대사’에서 이어집니다. ③최고의 대사=변태 청년 재벌과 청순녀의 사랑을 그린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에서 “이 중 어떤 게 당신 자동차죠?”라고 묻는 여자에게 던지는 주인공의 짧고 굵은 답변도 압권이다. “전부 다.” 이 변태 청년은 “종속되니까 자…
2015년도 막바지를 향해 달리고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내 뇌리와 심장에 ‘최고’ 혹은 ‘최악’으로 아로새겨져 있는 올해의 영화들을 꼽아본다. ①최고의 카피=“희망 없는 세상, 미친놈만 살아남는다”라는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광고문구가 으뜸이다. 핵전쟁으로 멸망한 후 소…
20일 서아프리카 말리의 수도에서 이슬람 무장단체에 의해 일어난 테러 사건을 전해 듣고 나는 깜짝 놀랐다. 현실에서 일어난 이 사건이 얼마 전 내가 본 영화 속 장면과 너무도 흡사했기 때문이다. 이달 초 국내 개봉했다가 바로 망한 미국 영화 ‘이스케이프’는 해외 파견근무를 가게 되…
1. “대한민국 사람들은 모두 ‘투잡’이다. 하나는 자기 생업이고, 다른 하나는 영화평론가다.” 영화평론가들 사이에 이런 농담이 있었다. 1년에 네 편의 영화를 볼 만큼 영화광이 많은 데다 너나없이 블로그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그럴듯한 영화평을 올리니 영화평론가들이 으스대기도 어렵…
2005년, 문근영 주연의 영화 ‘댄서의 순정’에 대해 쓴 칼럼이 나간 뒤 나는 배가 불러 터질 만큼 많은 악성 메일을 받았다. 당시 고3이던 문근영이 히트작 ‘어린신부’(2004년) 이후 ‘국민 여동생’ 이미지에 갇히는 바람에 이 영화에서 ‘여자’도 ‘소녀’도 아닌 어중간한 스탠스를…
“엿 먹어라! 화성.” 화성에 홀로 남겨진 식물학자의 고군분투 생존기를 담은 영화 ‘마션’에서 가장 중요한 대사 중 하나는 욕설이다. 이것은 단지 욕이 아니라 죽음에 저항하겠다는 존재 선언이다. 이 영화의 진정한 주인공은 식물학자 마크(맷 데이먼)가 아니라 끝까지 삶의 의지를 굽히…
추석연휴를 맞아 영화 ‘사도’를 자녀와 함께 본 부모가 ‘자식과 서먹서먹해졌다’는 관람후기를 인터넷에 올렸다. “중2 아들과 함께 봤는데 갈등만 더 깊어졌습니다. 어른의 입장에선 사도세자가 왜 죽었는지를 알지만, 어린 아이들은 ‘아비(영조)가 나쁜 놈이다. 아무리 아들이 공부를 게을리…
당신은 여자 친구가 지겨워져 이젠 헤어지고 싶어 하는 남자인가? 그럼 좋은 방법이 있다. 여자 친구와 함께 영화 ‘함정’을 보는 것이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여자 친구는 당신을 마소만도 못한 저질 수컷으로 여기며 당신을 자꾸만 멀리하려 들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본 여성 …
#1. 배우의 연기는 죽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닐까. 지난해 스스로 목을 매 세상을 떠난 할리우드 배우 로빈 윌리엄스의 유작 ‘블러바드’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이토록 완벽하고 절실한 연기를 하는 배우의 다음 목표는 오직 죽음밖엔 없었으리라는 상상을 하게 될 만큼 그는 이 영화에…
※이 글에는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의 결정적인 내용이 담겼습니다. 영화를 이미 보셨거나 영원히 안 보실 분만 읽어주세요. 최근 개봉된 미국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15번째 작품 ‘인사이드 아웃’을 보면 상상하는 모든 걸 상품으로 만들어내는 무서운 창의력에 기절초풍하게 된다…
1. 박원순 서울시장이야말로 언어의 연금술사라고 나는 생각한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로 야기된 공포 국면에서 박 시장이 차기 야권 대선 후보 지지도 1위로 단박에 뛰어오른 배경에는 그의 기민한 대처 능력과 더불어 놀라운 언어 구사 능력이 자리 잡고 있다. 그는 정부 당…
소설가 신경숙의 작품을 둘러싼 작금의 표절 논란을 지켜보면서 나는 영화에도 충분히 비슷한 문제 제기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명량’을 만든 김한민 감독의 전작 ‘최종병기 활’은 배우 출신 멜 깁슨의 연출작 ‘아포칼립토’와 유사한 설정이 다수 발견되어 표절 시비가 있었다. ‘광해,…
※ 이 글에는 영화 ‘샌 안드레아스’의 결정적인 내용이 노출되어 있습니다. 현충일이던 지난 토요일 오전 7시 반 멀티플렉스극장에서 할리우드 재난블록버스터 ‘샌 안드레아스’를 보았다. 이른 시간임을 감안하더라도 250석이 넘는 좌석엔 딱 6명이 앉아 있었다. 메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