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덮인 산 느릿느릿 물굽이를 틀어 오메가 모양으로 빚어낸 작은 들녘에 불상과 광배를 새긴 바윗돌이 서 있다. 마모가 심
아름다운 여인의 가슴팍 모양 뾰족 솟은 주왕산은 칠골계곡, 내원계곡이 에워싸고 수많은 보석이 박힌 듯 만추의 아
아기사슴섬에서 뛰노는 사슴을 보고 그를 닮은 환자들과 숲길을 걷다 보면, 잘 다듬어진 공원이 나온다. 한과 눈물과
하얀 띠가 쳐진 아이스크림 같은 예쁜 고지에 새들이 날고 있다. 백마고지 피의 능선은 이글이글했던 포열을 잊고
명성황후 시해에 울분을 못 이겨 거병한 후 12년간 일본의 간담을 서늘케 했던 태백산 호랑이 신돌석 장군의 생가에
엄격한 정형의 한시라기보다 우리말의 묘미와 해학을 가득 담았던 시인 김삿갓. 그가 남긴 재치 있는 우리말과 이를 한
하늘에서 신선이 내려와 놀았다는 선유봉이 이제 다시 돌아왔다. 양평동과 선유도를 잇는 무지개 모양으로 만들어진
산골 소녀의 수줍음처럼 피어 있는 삘기 꽃이 해남 땅끝에서 객을 맞는다. 지도에서 보면 이곳은 남으로 뻗은 백두대
금강은 부여로 흐르면서 그 이름이 백마강으로 바뀐다. 더는 비단강이 아니란 뜻인가. 강이 부소산 절벽에 부딪혀 빙글
영남 사람의 당당함을 과시하는 경북 영덕군 영해면 괴시리 전통마을은 고려 말 목은 이색의 출생지이자 조선시대
삐죽삐죽 솟거나 포개지고, 소삼한 냄새를 품고 섬은 바다에 앉아 있다. “아 좋구나, 참 좋다.” 외마디 찬사가 절
은자가 사는 땅, 그러나 더 신비롭게 깊이 감춰진 땅이라 했던가. 한계령 9푼 능선에서 강원 인제군 현리로 빠져 드
“당신은 물만 건너면 돌아보지도 않고 가십니다 그려.” 만해 한용운이 일찍이 나룻배의 독백을 빌려 한탄했듯 이곳 홍
육지 같은 섬, 연륙교를 타고드니 뭍섬이라 해도 될 듯싶다. 밀리는 서울 올림픽대로를 뚫고 항상 웃는 섬 강화도에 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