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녀가 눈을 떼지 않는 이 상자에는 송진처럼 밀도 있게 압축된 시간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시간의 상자라고
20세기에 인류가 이뤄 놓은 경이적인 발명품 중에는 컴퓨터와 휴대전화가 손꼽힙니다. 물론 그 주장에 동의하면서
수백 년 동안 자란 가로수 한 그루를 눈 깜짝할 사이에 베어 버린 이 사내의 표정에서 분노나 살기를 찾아볼 수 없습
글 쓰는 사람이 되겠다고 했을 때 어머니는 황당한 표정이었다. 어머니는 “너같이 기골이 장대하고 큰 포부를 품어야
어떤 출판사의 경영주는 직원이 만든 잡지의 완성본을 받아 들면, 맨 뒤쪽 페이지에서부터 역순으로 읽는 버릇이 있었
어릴 적부터 어깨동무하고 지냈던 친구 한 사람이 최근에 하늘나라로 떠나갔습니다. 오랫동안 병석에 누워 있다가
자신은 이 세상의 잡다한 것으로부터, 혹은 세속적인 시련으로부터 격리되어 우아하게 살게 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커다란 눈물 한 방울이 눈 깜짝할 사이에 저쪽으로 굴러갑니다. 도대체 어디로 달려가기에 저토록 민첩하게 움직일까
입에서 비린내가 훅훅 풍기는 아이들 대여섯, 골목 밖으로 뛰어나오며 소리를 지릅니다. 소리 지르는 까닭은 없습니
키 작은 할머니 한 분이 횡단보도 길턱에 서서 빨간불이 켜진 맞은편 신호등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습니다. 신호등
찌는 듯이 무더운 여름날 오후입니다. 백사장 너머로 아득하게 바라보이는 수평선 위로 홍콩의 번화가를 탈출한 2층
어떤 아이는 남쪽 지방의 산골 마을에서 태어나 소년 시절까지 너무 오래 갇혀 살아 지리적 감각이 퇴화되어 버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