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춘추시대 초(楚)나라의 장왕(莊王)이 신하들에게 술과 음식을 베풀며 잔치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날이 어두워지고 모두 취기가 올랐을 때 갑자기 바람이 불어 등불이 꺼졌습니다. 그러자 어둠을 틈타 누군가가 장왕을 모시는 여인의 옷을 끌어당겨 추행을 시도했습니다. 순간 여인은 기지를 …
요즘 ‘20년 동안 매달 500만 원씩 받을 수 있다면…’이라는 가정하에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새로 나온 연금복권의 인기가 폭발적이라 시중에서 사기도 힘들다는 얘기와 함께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매달 200만 원은 저축하고 300만 원으로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
추사 김정희가 쓴 현판 중에 ‘유재(留齋)’가 있습니다. 유재는 김정희의 제자 남병길(南秉吉)의 호인데 그가 뒷날 추사의 유고를 모아 ‘담연재시고(覃연齋詩藁)’와 ‘완당척독(阮堂尺牘)’을 펴내 오늘날까지 추사의 작품이 세상에 전해지게 만든 인물입니다. 그는 훗날 벼슬이 이조참판에까지 …
조지 바이런이 네 살 때 읽은 독서 교재의 첫 페이지에 이런 말이 적혀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사탄을 만들고, 사탄은 죄를 만들었다.’ 그것을 읽은 어린 바이런은 그 즉시 손뼉을 치며 이렇게 외쳤습니다. “그래, 하나님은 죄의 할아버지야!” 어느 날, 길을 가던 공자에게 어린아이가 물…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시기에/빛나던 등불의 하나 코리아/그 등불 다시 한 번 켜지는 날에/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인도 시인 타고르의 시 ‘동방의 등불’입니다. 이 시는 1924년 4월 2일자 동아일보 지면에 주요한(朱耀翰)의 번역으로 실렸습니다. 1913년 아시아인 최초로 …
나눔이라는 말이 일상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그것의 쓰임을 보면 세상이 참 아름답고 넉넉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누고자 하는 곳, 나누고자 하는 사람이 많으니 세상이 공평하고 차별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나눔이라는 말이 단지 형식적인 나눔에 그치고, 행사…
#1. 천당을 목표로 산 목회자 평생 죄를 짓지 않겠다고 스스로 맹세한 목회자가 있었습니다. 세상에 태어나 온갖 상황에 처하며 죄를 짓지 않고 산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가족과 신도, 이웃들에게 기회 있을 때마다 죄 짓지 않는 선한 삶을…
조선시대 전국 곳곳에는 공직자의 업적을 기리는 송덕비(頌德碑)가 많았습니다. 고을 수령이 바뀔 때마다 관례처럼 공덕비를 세우곤 했는데 백성이 자발적으로 세운 것보다 부정부패에 몰입하던 수령이 자신의 청렴을 위장하기 위해 반강제적으로 세우게 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수탈에 시달리던 백성들…
퇴계 이황의 각별했던 매화 사랑은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100수가 넘는 매화 시를 짓고 스스로 ‘참으로 매화를 아는 사람(眞知梅者)’이라는 칭호를 짓기도 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62제 91수의 매화 시로 ‘매화시첩(梅花詩帖)’을 묶어 우리 문학사상 최초의 단일 소재 자…
대여섯 명의 중년남자들이 모여 앉은 술자리에서 휴거 얘기가 나왔습니다. 미국의 한 라디오방송 설립자가 예언한 날짜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에 대해 좌중의 대부분이 언성을 높이며 성토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한 사람의 그릇된 예언을 믿고 직장을 버린 사람, 가산을 탕진한 사람, 이혼한…
오랫동안 적조했던 60대 중반의 화가 한 분을 만났습니다. 60세 넘은 뒤로 건강이 악화되고 술도 입에 대지 못하게 되었다는 말을 전해들은 지 몇 년 만의 만남이라 무척 반가웠습니다. 듣던 바와 달리 그는 안색이 해맑고 발그레한 홍조까지 띠고 있어 병색이라곤 보이지 않았습니다. 녹차를…
실연의 슬픔을 견뎌내지 못한 젊은 여성이 짧은 메모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녀가 남긴 메모에는 “이제 세상에 남겨진 것은 나 하나밖에 없다. 더 이상 세상을 살 이유가 없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마지막 순간에 그녀가 느꼈을 외로움과 실연의 아픔이 어느 정도였는지 절절하게 다가옵…
금란지교(金蘭之交)라는 말이 있습니다. 단단하기가 황금과 같고 아름답기가 난초 향기와 같은 사귐이라는 뜻입니다. 역경(易經)에 “두 사람이 마음을 하나로 하면 그 날카로움이 쇠를 끊고, 마음을 하나로 하여 말하면 그 향기가 난초와 같다”고 한 데서 유래한 말입니다. 지란지교(芝蘭之交)…
어느 봄날 오전,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젊은 여직원이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갑니다. 고층빌딩에서 내려다보는 도심 풍경은 언제나 무감동합니다. 도로, 차량, 빌딩, 인파가 연출하는 장면이 무한 재생되는 필름처럼 막막하게 시선을 가로막습니다. 다시 자리로 돌아와 앉지만 달라지는 건…
입사한 지 반 년도 되지 않은 신입사원 K 씨 때문에 한 팀장은 요즘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운 취업의 관문을 뚫고 들어왔다는 자부심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K 씨는 자기 본위적인 사고방식이 지나쳐 자신이 회사에 속한 게 아니라 회사가 자신에게 속한 것처럼 행동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