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하반기 발효를 목표로 추진하는 한국과 유럽연합(EU)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보노라면 한창 회사 일로 바빴던 1970, 80년대가 생각난다. 당시 유럽공동체(EC)가 과연 통합을 이뤄낼까 미심쩍었지만 지금 EU는 통합의 마지막 단계인 정치 통합까지 눈앞에 두면서 지역 통…
나는 예나 지금이나 집에서는 가능한 한 주부로 돌아가 일을 직접 한다. 서울 중구 신당동에 살 때는 옷차림도 영락없는 주부의 모습인 경우가 많았다. 수수한 옷차림에 챙모자를 쓴 채 정원에서 풀을 뽑으면 방문객이 “주인아주머니는 어디 계시느냐”는 질문을 할 때가 적지 않았다. 대기업 사…
모든 사람은 고유의 라이프스타일이 있다. 낮에는 힘들어하다가도 해가 지면 눈이 초롱초롱해지며 기운이 솟고 창의적인 일을 잘 하는 올빼미형이 있는가 하면, 초저녁에는 졸려서 눈을 비비고 끝내 일찍 자지만 아침 일찍 일어나 중요한 일을 하는 새벽형이 있다. 나는 전형적인 새벽형 인간이다.…
여성 임원을 키워볼 생각으로 외국에서 마케팅을 전공한 인재를 영입해 중간간부 직급에 앉히고 일한 적이 꽤 오래전에 있었다. 그는 자신의 고유 업무인 마케팅 분야에서는 좋은 성과를 냈다. 하지만 다른 부서와의 협조가 어려웠고 부하 직원을 거느리는 데도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그를 …
남녀차별 문제에 대한 불만을 여직원의 일괄적인 임금 인상으로 해결한 뒤 문제를 처음 제기한 여직원을 다시 불렀다. 고충은 처리해 줬으므로 인생을 좀 더 살았고 사회생활을 오래 한 여자 선배로서 조언을 하기 위해서였다. “당신은 똑똑하고 일을 잘하지만 리더로서는 부족한 점이 있다. 보스…
처음 경영에 나설 때 소망은 “어떻게든 이 회사를 잘 가지고 있다가 아버지의 유업을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물려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사업에서 현상유지란 있을 수 없다는 진리를 오래지 않아 깨달았다. 발전하느냐 후퇴하느냐. 앞으로 나가느냐 쓰러지느냐의 두 가지 선택이 있을 뿐 …
나는 직원 뽑는 일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 면접에는 바쁜 일을 제쳐두고 꼭 참석했다. 사람을 들이는 일은 기업경영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요즘도 가끔 어떤 인재가 애경에 들어오는지 묻곤 한다. 임원들은 우수한 여성 인재가 많다고 입을 모아 전한다. 욕심 같아선…
내가 대학을 다니던 1950년대 후반 미국에서도 내가 전공한 화학과 졸업생은 기업에서 서로 데려가려고 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미국 유학을 같이 떠났던 고등학교 친구 대부분은 한국에서 일하기보다는 미국에 살면서 취직하려고 했다. 한국이 전쟁 뒤의 폐허상태였으므로 현실적으로 한국에 오…
존중과 함께 자녀 교육의 또 다른 원칙은 자율이었다. 큰 틀 안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모든 결정을 알아서 선택하게 했다. 현실적으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마다 관심을 보일 시간이 없었고,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므로 어렸을 때부터 올바른 선택을 하는 방법을 스스로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며 지냈다면 얼마나 재미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한다. 내색은 안했지만 곁에서 자신들과 함께 있어주지 못한 엄마에게 서운함을 느꼈으리라 생각하면 미안하다. 페스탈로치는 “자녀를 바라보는 즐거움이 사람의 가장 큰 즐거움이다”라고 말했다는데 나는 가장…
아이들은 학교에서 돌아오면 저희끼리, 또는 친구까지 불러 모아 집에서 잘 놀았다. 당시 서울 중구 신당동 집은 정원이 넓어서 힘이 넘치는 아이들이 뛰어 놀기에 딱 좋았다. 그래서 저희끼리 놀다가 나중에는 동네 친구 여럿을 불러들여서 함께 놀곤 했다. 우리 아이들은 모든 일을 스스로 …
새벽 출근-한밤 퇴근하는 생활에아이들 얼굴 제대로 보기 힘들어스스로 잘 커준 아이들 고마울 뿐 대기업을 경영하면서 남편 없이 혼자서 3남 1녀를 키웠다고 했더니 자녀 교육 비법이 뭐냐고 묻는 사람이 있었다. 질문한 사람은 뭔가 특별한 철학과 방법을 가지고 자녀들을 키웠으리라 기대했겠…
해외여행 제한이 1989년부터 풀리면서 한국과 외국을 오가는 수요와 항공노선이 크게 늘었다. 김포공항만으론 급증하는 항공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정부는 1992년 인천국제공항 건설 공사에 들어갔다. 나와 큰아들 채형석 사장(현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은 여기에 주목했다. 인천공항공사…
〈34〉머리 감으러 가는 백화점낙후지역에 백화점 들어서자화장실서 머리 감는 고객도드라마 촬영하며 인지도 높
〈33〉“아버지께 바칩니다”1993년 애경백화점 개점식때“아버지께 바칩니다” 장남 인사에홀로된 23년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