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치하의 동아일보는 조선의 사회상이 농축된 타임캡슐이다. 일제의 수탈과 억압 속에서 고달픈 삶을 이어왔던 아픈 역사와 함께 역경을 헤치면서 미래의 웅비를 꿈꾸던 정황이 씨줄 날줄로 얽혀 있다. ‘동아일보 속의 근대 100景’ 시리즈는 역사에 새로운 숨길을 불어넣는 작업이었다. 일제…
《동아일보가 2009년 10월 8일 ‘문맹퇴치운동’ 편을 시작으로 연재해 온 ‘동아일보 속의 근대 100景’이 23일 100회 ‘민족지 폐간’ 편을 끝으로 4개월의 여정을 마감했다. 1920년 4월 1일 동아일보 창간부터 1940년 8월 10일 일제의 폐간 조치에 이르기까지 동아일보의…
《“본보는 자못 돌연한 것 같으나 금 8월10일로써 소여의 보도 사명에 바쳐오던 그 생애를 마치게 되었으니 오늘의 본지 제6819호는 만천하(滿天下) 제독자위(諸讀者位)에게 보내는 마지막 지면이다.…그러나 한번 뿌려진 씨인지라 오늘 이후에도 싹 밑엔 또 새싹이 트고 꽃 위엔 또 새 꽃…
《“종로 부근 상Z 주인에 대하야 경찰서에서 호츌하야다가 무단히 상Z을 다치고(닫고) 경찰관이 명령을 하야도 개Z을 아니한 것은 불온한 행동이라고… 대부분은 모도 삼일간 검속을 한다 하고 류치장에 구류하엿는대 종로와 광교 부근의 삼백오십 명 상Z 주인은 대개 이 디경을 당하얏스며 류치…
《조선 농부들이 개간에 착수한 길림성 만보산 수전에 사용할 용수의 수로 개착문제로 중국관헌과 중국농민 약 오백 명(그중에는 사오십명의 군경도 섞엿다고 함)은 이통하(伊通河)의 제언을 터쳐버리고 수로를 파괴하고 조선농민을 포위, 공포를 발사하며 퇴거를 강박중이다. ―동아일보 1931년 …
《“경성의 도로는 해마다 일부분식 새 길을 내이며 또는 전에 잇는 길을 널게 확장하야 몃해 후에는 대경성의 시가를 이루울 터인바 경성부의 금년 예산에 편입한 새 도로의 사용할 총예산은 육만삼백이십팔원이오. 그 금액으로 새 도로를 내일 처소는 광화문통에서 견지동 큰길로 통하는 도로의 일…
《“오후 두시 이십분에 종로경찰서장이 드러와 변사 김도연 군에게 대하야 변사의 강연을 중지한다하매 변사는 의외에 말에 너무 긔가 막힌 듯이 ‘무엇이오’하고 무럿다. …변사는 할 수 업시 의자에 나가 안즈매 느러안젓든 여러 명사와 변사는 일제히 입을 닷치고 잠잣코 안젓는대 경찰서장은 다…
《“현재의 조선사람처럼 취미 업는 생활을 하는 민족은 세계에 드물 것이올시다. 단순 무미하고 살풍경의 냉냉한 살님으로 그날그날을무의미하게 보내는 것이 일반 우리의 가뎡인가 함니다.…더욱히 가뎡에 오락이라던지 각 사람의 취미라고는 보잘 것이엄슴니다.”―동아일보 1921년 4월 13일자》…
《모든 조선인사람이 깃브게 부를 조선의 놀애를 가지고 싶습니다. 조선의 땅과 사람과 그의 힘과 아름다움과 그의 빛난 장래에의 약속과 희망. 이런 것을 넣은 웅대하고 장쾌하고도 숭엄한 놀애. 과연 조선의 놀애라고 하기에 합당한 놀애를 구하는 것은 아마 조선인 사람 전체의 생각이라고 믿습…
《‘우리 시단에 발표되는 대개의 시가는 암만하여도 조선의 사상과 감정을 배경한 것이 아니고 엇지 말하면 구두를 신고 갓을 쓴 듯한…작품입니다.…남의 작품을 모방하야 자기의 작품을 만드랴는 작자의 희극다운 비극을 설어하지 안을 수가 업슴니다’(김억, ‘조선심을 배경삼아: 시단의 신년을 …
《“범인 리봉창에 관한 취조는 동경 검사국에서 현행범으로 범행 직후에 구류하고 궁성검사청의 명령에 의하야 붕정(棚停) 차석검사와 구산(龜山) 선진(船津) 두 부장이 마타 취조하얏는데… 의외에 간단히 자백하고 사상범이 가지기 쉬운 오만한 태도는 업섯다고 한다.”―동아일보 1932년 9월…
《“그 날도 그겻 집에 잇는 박모가 벽을 바르라고 흙을 파다가 우연히 유리로 만든 구슬이 만히 나옴으로 집어들고 야단을 하는 즈음에 지나가든 일본인 순사 한명이 그것을 보고 즉시 경찰서에 보고하엿든 바 서장 이하 다수한 경관이 현장에 나아가 발굴에 착수한 결과 어든 물건은 지금부터 략…
《“지금은 ‘스케이트’라면 얼음 지치는 것으로 알지만 그만해도 ‘호랑이 담배 먹든 녯날’ 이십 오년 전의 일이다. 이 때에는 ‘스케이트’가 무엇인지 얼음지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든 을사년이다. 그 당시 미국으로 돌아가는 선교사 ‘찔레트’ 씨의 가구를 판매할 때에 그저 준대도 무엇하는 …
《“만천하가 열광적으로 환영 애독하든 ‘단종애사’는 끗을 막게 되엇습니다. 우리 춘원 리광수씨는 얼마 동안 휴양하야 다시 장편소설‘군상’을 쓰게 되엇습니다. 씨의 찬란한 필치와 웅대한 구상과 심각한 인생관이 다시 군상을 동하야 우리로하야금 생각케하고 웃게하고 울게할 것입니다. 지면에 …
《“작 6일은 애국일로써 전조선 학생을 총동원하야 신사참배 등 각종 무운장구의 의식을 진행하엿는데 전라남도 내의 광주 숭일학교, 수피아 학교, 목포의 정명, 영흥 네 학교는 무슨 이유인지 신사에 참배허지 안헛을뿐 아니라 … 전라남도 당국에서는 작 6일 오후 7시에 전기 네 학교에는 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