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책 읽는 대한민국’의 첫 번째 시리즈 ‘대학 새내기 철학 입문서 20선’이 13일 끝났다. 대학 신입생들에게 철학 입문에 도움을 줄 만한 책을 소개하자는 취지였다. 취지에 맞도록 시리즈는 ‘철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 또는 ‘철학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들로 시작했다. …
《“작지만 많은 자명한 것들로 우리의 삶은 영위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의 삶은 항상 예기치 않은 사건들로 인해 낯설어지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철학을 필요로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삶을 낯설게 돌아보도록 만드는 불가피한 사태가 도래하기 전에, 철학적 사유를 통해 …
《“근대철학이 서양의 지성사에 기여한 공로를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그것은 자아의 발견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존재의 순서에 따라 탐구를 하든 아니면 인식의 순서에 따라 철학적 사유를 하든, 그 중심에는 언제나 아르키메데스의 점처럼 확실성을 담지한 자아가 놓여 있다. 인간 자신이 …
《“‘해석’은 작품의 배후에 숨어 있는 작가의 의도나 작품의 의미와 가치를 밝히는 작업이 아니다. 그것은 ‘분석’으로서, 비평가들이 작품을 평가하기 위해서 하는 일이다. 분석을 통해 얻어진 비평이라는 이름의 커피는 어느 문학 살롱에서든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해석은 다르다. 해석은 여…
《“자기 외부로 향해 있던 인식의 시선을 자기 내부로 돌리는 작업이 어찌 보면 쉬운 일이기도 하지만, 또 그렇다고 그리 간단하게 되는 것도 아니지 싶다. 내가 나 자신을 반성적으로 고찰하는 일이 오직 내 손 안에 있다는 점에서는 손쉽지만, 그 나 자신에 대한 성찰이 습관적인 삶을 살아…
《“나는 철학의 문제들은 일상의 문제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일상사들을 그리고 있는 친근한 매체인 영화는 그래서 철학적인 사고의 훌륭한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영화들의 원작이 문학작품에 있다는 사실 하나만 보더라도 좋은 영화는 곧 인문학적 사유와 상상력의 튼튼한 …
《“인류의 역사를 뒤바꾼 위대한 생각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세계가 존재한다고 나는 믿는다. 사상이 없으면 세계를 볼 수 없고, 사상이 없으면 세계를 만들 수 없다. 오늘의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데려가는 것이 청춘의 특권이자 사명이라면 젊은이는 세계를 만들어온 사상들을 외면하고 살 …
《“소크라테스는 ‘그대 자신을 알라’는 델포이의 신탁을 늘 음미하곤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이 말을 자주 오용하죠. 누군가가 잘못을 범하거나 잘난 척하면 ‘너 자신을 알라’라고 말하는데 이것은 엉뚱한 해석(?)입니다. ‘그대 자신을 알라’는 말은 ‘그대가 얼마나 대단하고 소중…
《“철학은 현실 인식에서 출발합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와 현실을 인식하고 그 토대 위에서 어떻게 살 것이며, 무엇을 할 것인가를 문제 삼는 것은 동양철학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를 것이 없습니다. 우리는 오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철학을 공부하고, 철학 공부를 통하여 우리의…
《“선하게 살아야 할 아무런 까닭도 이유도 없는 이 무의미하고 덧없는 세상에서도 선하게 살기 위해 고뇌하는 사람들이 어느 시대에나 있는 법이다…이 책은 그런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그것은 어느 시대에나 보이지 않게 인간의 역사를 이끌어가는 ‘호모 에티쿠스(homoethicus), 즉 …
보이는 것만 존재하는가◇철학의 문제들/버트런드 러셀 지음·이학사《철학적 사유를 하지 않는 사람은 관습적인 믿음들, 신중한 이성의 작용이나 생각 없이 그의 마음속에서만 생겨난 확신들로부터 나오는 편견 속에 갇혀 일생을 보낸다. 그러한 사람은 보통 일상적으로 나타나는 대상들에 대해 어떠한…
《“내가 무엇을 알 수 있는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무엇을 바랄 수 있는가? 실재란 무엇인가? 행복이란 무엇인가? 마음이란 무엇인가? 자유란 무엇이며 우리는 그것을 가지고 있는가? 인공 지능이 가능한가? 이런 질문들은 결국 단 하나의 요구만을 남긴다. 바로 ‘깨어나라!’는 것이다.”…
《“철학은 분명히 현실적인 용도가 있을 뿐 아니라 알고 보면 무척 광범위한 실용성을 가진다. 철학은 모든 학문적 사유의 바탕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 문제는 기초 학문과 응용 학문의 연결, 철학의 진정한 쓰임새가 눈에 쉽게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철학을 안다고 해서 갑자기 생활이 편리…
《“우리가 ‘시경’의 국풍 부분을 읽는 이유는 시의 정수는 이 사실성에 근거한 그것의 진정성에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삶과 정서가 진정성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 한 우리의 삶과 생각은 지극히 관념적인 것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자는 동양 고전 중에서도 ‘시경’의 국풍(國風) …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느끼는 생각, 즉 감상은 각자의 생활 범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감상은 일관되지 않고 혼잡한 것입니다. 하지만 철학은 체계적입니다. 모든 사물에 보편적으로 타당한 원리를 찾아내는 것이 철학입니다. 철학은 자기의 생활 범위에서 오는 제약을 뛰어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