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로 접어든 목장 언덕에는 젖소 대신 찬바람이 노닐었다. 전남 순천시 낙안면 금전산 동쪽 모퉁이에 낙안목장의 유가공 공장이 자리 잡고 있다. 목장에서 갓 짠 1등급 무항생제 우유로 치즈와 요구르트를 만드는 곳이다. 낙안목장의 김귀진 대표(38)는 남들과 다른 길을 찾아가는 사람이…
3일 충남 아산시 신창면 류도현 씨(47)의 오리농장. 기자가 탄 차량이 농장 입구에 들어서자 양옆에서 안개처럼 소독액이 차량을 향해 자동으로 분사됐다. “외부 방문객에 의한 병원균 유입을 차단하는 소독설비입니다. 위생을 위해 도보 방문객도 격리 공간에서 소독을 받고 방명록에 출입 기…
2일 충북 영동군 상촌면 궁촌리. 영화 ‘집으로…’의 촬영지인 산골 마을이다. 산길 사이로 드문드문 집이 보일 정도로 깊은 골짜기다. 이 한가운데에 김동회 농장주(48)가 운영하는 ‘갱골농원’ 호두 농장이 있다. 해발 1100m의 황악산이 호두나무 밭을 둘러싸고 있고 주변에는 금강 발…
이맘때면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은 물론이고 온라인몰 식품코너까지 어디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고구마다. 하지만 그 맛과 모양, 품질은 천차만별이다. 전남 해남의 황토밭에서 자라는 호박고구마를 ‘명품’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은 고구마 재배에 꼭 맞는 천혜의 자연조건 때문만은 아니다. …
1급수 섬진강과 지리산 자락의 한국 대표 청정지역 전남 곡성군. 이곳 곡성읍 장선리의 한 폐교 건물에는 이동현 대표(40)가 이끄는 ‘미실란’이라는 친환경 발아현미 가공회사가 있다. 유기농 현미를 발아해 발아현미 발아오색미 발아현미떡 미숫가루 등을 생산한다. 이 대표는 서울대 농생물학…
지난달 30일 전남 목포항에서 쾌속선으로 50여 분. 신안군 도초도에 들어서자 해변을 따라 염전이 길게 펼쳐졌다. 염전에 돋아난 함초는 붉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신안군은 국내 최대 천일염 생산지. 이곳 염전에서 바닷물은 햇빛과 바람, 장인의 손길을 거쳐 천일염으로 태어난다. 세계적인…
‘스삭스삭’. 대나무 잎들이 정갈하게 바람에 스치는 소리를 냈다. ‘넓은 길 밖, 긴 하늘 아래 두르고 꽂은 것은 산인가, 병풍인가, 그림인가, 아닌가’라고 이 풍광의 아름다움에 감복했던 조선시대 문인 송순의 가사작품 ‘면앙정가’도 떠올랐다. 굽이굽이 돌담에 드리운 담쟁이 넝쿨, 고택…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14일 경북 경산시 남산면 전지리 김진수 씨(61) 농장. 여전히 뜨거운 늦여름 햇살 아래 비닐하우스에서는 이육사 시인의 시처럼 주렁주렁 열린 청포도를 따는 농민들의 손길이 바쁘다. 시인은 암울했던 일제…
14일 경기 남양주시 별내면 광전리 은지농원. 빗줄기가 이어지다 모처럼 해가 얼굴을 내민 이날, 은지농원 엄정의 대표(70)는 배나무에 열린 배 한 알 한 알을 보석 다루듯 세심하게 살펴보고 있었다. 배를 싼 종이 봉지에 농원 이름 대신 ‘나노텍’이라고 적힌 것만 빼면 여느 배 농장과…
9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상하의 농장’ 내 유리온실에 있는 망고는 흔히 보던 모양새와 많이 달랐다. 얼핏 보면 녹색 타조 알 같은 데다 개당 무게가 1.5kg이나 됐다. 농장 주인인 김상우 씨는 “아, 왕망고예요. 방금 전에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인들에게 선물한다고 주문을 …
《동아일보는 ‘한국의 새 명품 먹을거리’ 시리즈를 13일부터 연재합니다. 최고의 맛과 품질을 지향하는 농어민과 명품 먹을거리를 찾아 발품을 파는 유통업계 전문가들의 노력을 전국의 산지(産地) 취재를 통해 독자에게 생생하게 전달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