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다발”-눈 푸른 선생이 등 푸른 생선을 먹고 있을 때였다 고양이가 짧게 울었다 쥐도 새도 모르게 쥐가 죽어버리고 새가 하늘에서 배영을 하기 시작했다 비가 쏟아졌다 불투명한 것들이 단숨에 거덜 났다 아무것도 없는 여기로 네가 사선으로 걸어와 세계가 삼각형을 이루었다 사냥꾼이 소리…
연습실 맨 뒤쪽에 선 소녀의 눈동자는 쉴 새 없이 움직였다. 그 시선은 동작을 알려주는 안무가, 앞에서 춤추는 선배 발레리나, 거울 속의 자신을 몇 차례나 바쁘게 오갔다. 사슴같이 큰 눈은 특별한 꾸밈이 없이도 첫사랑에 빠진 시골처녀 지젤 그대로였다. 11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 국…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의 주택가. 동화작가 백희나 씨(40)는 다세대 주택을 개조한 작업실에서 지난해 8월 나온 그림동화책 ‘달 샤베트’의 캐릭터 종이인형을 사진으로 찍는 작업에 바빴다. 스마트폰용 전자책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창작동화로는 그의 두 번째 작품인 ‘달 샤베트’…
영화나 방송계만큼 화려한 조명을 받지는 못하지만 연극계에도 연말 발표되는 3대 연극상이 있다. 최고의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동아연극상과 한국연극 100년을 기념해 2008년 제정된 대한민국연극대상, 그리고 매년 딱 2명의 연극인만 선정하는 히서연극상이다. 연극계에서 ‘그랜드 슬램’은…
《소설집 ‘퀴르발 남작의 성’(문학과지성사)은 최근 5쇄를 찍었다. 지난해 9월 출간 당시 초판 2500부가 한 달 만에 소진됐고, 이후로도 작품을 찾는 독자들의 요청이 계속됐다. 신인 작가의 첫 소설집의 경우 대개 1년이 지나도 초판이 소화되지 않는 게 현실인 것을 고려하면 ‘퀴르발…
학도 역 송새벽… “와하하…. 그 사람 이름이 ‘송새벽’이래. 안 어울려!” 지난해 6월 서울의 한 영화관. 객석에 앉아 자신이 조연으로 나온 ‘방자전’을 관람하고 엔딩 크레디트에 새겨진 이름을 가슴 뭉클하게 바라보던 배우 송새벽(32)은 앞자리 관객의 폭소에 순간 울컥했다. “작은아…
《2011년 도드라진 활약이 기대되는 젊은 예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이들은 지난해 신인상을 받거나 기대주로 손꼽힌 바 있습니다. 이들의 새해 활동 계획과 꿈을 전하면서 문화 지형의 변화도 함께 살펴봅니다.》 서정민(가야금) 박지하 씨(피리 생황)로 구성된 한국음악 듀오 ‘숨[s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