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는 지옥으로 갔다. 그가 살고 있던 세상이 지옥 같았기 때문에 잠깐 악몽을 꾼 것일까? 그는 지옥으로 들어가는 입구 문에 새겨진 글을 읽게 되었다. ‘여기 들어오는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지옥편 3곡, 9행) 단테의 책은 동시대 피렌체 사람들에게도 난해한 책이었다. 단테는 피…
많은 인간들처럼 국가는 이익에 따라 행동한다. 그러나 이익에 따라 추동되는 행동들도 가치를 포함한 이념의 궤도 안에서 이루어지곤 한다. 냉전시기 미국은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나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통해 외교적 이익을 챙겼지만, 궁극적으로는 봉쇄정책을 입안…
6일 오전(미국 현지 시간) 화성 탐사선 큐리오시티가 화성 적도 부근 분화구에 무사히 착륙했다. 지난해 11월 우주선에 실려 지구를 떠난 큐리오시티가 화성에 착륙하는 과정이 실시간으로 중계방송되면서 지구촌은 흥분의 도가니가 되었다. 화성은 지구 이외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가장 높…
미셸 푸코는 1984년 에이즈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죽음을 생각할 때마다 필자는 짓궂은 질문이 떠오른다. 한때 불치의 역병이었던 에이즈가 이젠 평범한 만성질환으로 취급되는 걸 알면 이 양반은 어떻게 대꾸할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그의 사진을 통해 익숙한 파안대소다. 그렇…
본래 유니버스(우주)는 ‘하나’의 ‘천구(天球)’를 뜻한다. 하늘의 모든 별이 둥근 천구에 붙어서 회전한다고 믿었던 아득한 옛날부터 우리에게 우주는 ‘모든 것을 포함하는 세상 전체’였다. 그래서 세상 모든 것은 우주에 들어 있어야 하고, 우주에 없는 것은 세상 어디에도 존재할 수가 없…
개가 사람을 물면 뉴스가 안 되지만 사람이 개를 물면 뉴스가 된다. 역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사건은 역사가의 사료로 선택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버지니아대 역사학과 교수인 저자는 역사학자가 상식에 관한 책을 쓴다는 것이 아이러니한 일인 줄 알면서도 ‘상식’을 이…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명운이 다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겨울 너무도 갑작스럽게 터진 튀니지 민중시위와 독재자 축출은 중동 연구자들의 어안을 벙벙하게 만들었고, 뒤이은 이집트의 같은 사례는 연구자들을 감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그 후 리비아 예멘 시리아 등지에서 벌어지고 있…
심해에서 전쟁이라도? 무더위를 식힐 만한 과학소설(SF)이 새로 출간되었나 하고 펼쳤던 이 책은 소설보다 더 흥미진진한 논픽션이었다. 비록 총성은 들리지 않지만 심해에서는 불꽃 튀는 전쟁이 진행 중이다. 내로라하는 나라들이 해양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전인미답의 심해까지 샅샅이 뒤지기 시…
《미국의 국가부채협상 타결이 기대와는 달리 국제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미국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세계적으로 주가가 폭락했다. 향후 세계경제 불안에 대한 우려가 팽배해 있음을 단적으로 나타낸다. 그리스에 이어 이탈리아 재정위기로 확대되고 있는 유럽에 더…
《우리는 흔히 삼국지의 시대가 위(魏)나라의 조조, 촉(蜀)나라의 유비, 오(吳)나라의 손권 등이 지역적으로 할거하여 정치적 대결을 했던 시기로만 이해한다. 그러나 삼국시대는 삼국 간의 항쟁기인 동시에 정치 사회적 격변기이기도 했으며, 예술 역시 풍성했던 시기다. 그것은 제2의 춘추전…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로런스 서머스 교수는 2001년 미국 하버드대 총장으로 임명되면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뛰어난 경제학자이자 특별한 두뇌의 소유자인 데다 화려한 공직 경험을 가지고 있어 총장으로서 남다른 업적을 남길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재임 기…
21세기의 두 번째 10년, 우리는 여전히 크나큰 변화를 겪고 있다. 금융위기에 이은 재정위기, 재스민 혁명 등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정세 변화, 앞날을 예측하기 힘든 글로벌 경제의 미래…. 말 그대로 전 세계적인 지각 변동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 다가올 10년에는 도대체 어떤 일이…
“왜 어떤 독일인들은 셰익스피어를 우상처럼 숭배할까?” “유명한 일본 화가인 우에노 노리오는 왜 자신의 추상화에 영어 단어를 집어넣을까?” 2018 겨울올림픽의 평창 유치 과정에서 다양한 인사의 영어 프레젠테이션이 큰 영향을 미쳤듯, 세계 언어로서 영어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
“황금수 1.6180339887은 얼핏 보기에 경이로워 보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보라. 수학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누구나 황금 비율의 경이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미리 말해두자면, 당신의 알몸은 물론이고 피라미드, 솔방울, 피카소의 작품을 보는 시각이 달라질 것이다.”…
《6·25전쟁은 미국의 공군력이 큰 기여를 한 전쟁이었다. 유엔 공군에서 미 공군이 93.4%를 차지한 사실과 월턴 H 워커 미 제8군사령관이 “공군력 없이는 낙동강 전투를 치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 점이 이를 입증한다. 전쟁 초기 공군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이런 미 공군력의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