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수로는 5년 반, 횟수로는 58회를 연재했다. 2011년 2월 22일 ‘고양이 끼고 드라마’ 코너가 처음 나간 뒤 6개월간 딱 10회를 연재하고 사회부로 발령이 나는 바람에 잠정 중단됐다. 타 부서에 있으면서 외부 필진 신분으로 2013년 6월부터 다시 연재를 시작했다. 문화부에 온…
국가 전체가 고양이 ‘덕질’(‘오타쿠’를 말하는 ‘오덕후’와 ‘질’의 합성어로 좋아하는 것을 깊이 파고드는 일)을 하는 게 아닌가 싶은 나라로 일본과 영국이 있다. 영국 BBC에서 내놓는 고양이 다큐멘터리를 보면 명목은 고양이 생태 연구지만 실은 그저 고양이를 고화질로 감상하고 싶은 …
현대의 신화라 할 수 있는 히어로물을 인간의 영역으로 끌어내려 반전의 묘미를 주는 마블의 실험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친구를 위해, 혹은 복수를 위해 서로 피터지게 싸우고(‘캡틴 아메리카: 시빌워’), 히어로들의 권리 찾기 투쟁에 나선다(‘엑스맨’ 시리즈). 능력에 걸맞지 않은…
한때 청순의 대명사였다. 까만 단발머리, 우윳빛 피부, 커다랗고 검은 눈동자. 천진한 표정과 귀여운 목소리로 뭇 남성의 심금을 울렸던 그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로도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하는 스타 중의 스타였다. 한국에서도 ‘철도원’ ‘비밀’이나 ‘사랑 따윈 필요 없어, 여름’ 등으…
1월 이 칼럼에서 ‘2016년 대세는 중드(중국 드라마)’라고 쓴 뒤 잇달아 중드 관련 기사(3월 7일자 A2면, 25일자 A22면)를 썼다. 혼자만 이 대세를 느낀 것은 아닌지 다른 매체에서도 중드 관련 기사가 종종 눈에 띈다. 덕분에 ‘볼만한 중드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도 자주 듣…
‘007’ 시리즈부터 ‘킹스맨’까지, 영국산 스파이들은 예나 지금이나 활약하고 있다. 제목에 지명을 넣어 원산지를 ‘과시’한 드라마 ‘런던 스파이’는 영국산 스파이의 최신 버전이다. ‘007’ 최근 시리즈에서 요원 Q 역을 맡았던 벤 위쇼와, ‘킹스맨’의 조연 에드워드 홀크로프트가 주…
후드 점퍼에 듬성듬성한 턱수염, 덥수룩한 머리.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았던 세르게이 브린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사장의 행색은 모르고 보면 마실 나온 동네 사람인 줄 알 만큼 소박했다. 아니, 좀 촌스러웠다. 저 사람이 진짜 미래를 이끄는 기업의 보스라고?…
오오쿠(大奧)는 일본 에도시대 쇼군의 부인과 측실, 자녀, 그리고 이들을 시중드는 시녀들이 사는 에도 성의 한 구역을 가리키는 말이다. 쇼군의 후계가 나고 자라는 곳이고, 많을 때는 시녀만 수천 명 머물렀다고 하니 당연히 암투와 음모가 난무할 수밖에 없었다. 당연하게도 이 좋은 소…
태초에 ‘엑스파일’이 있었다. ‘CSI’도 ‘24’도 ‘미드폐인’도 없던 그때에, ‘엑스파일’이 있었다. ‘뚜두두둥∼ 와왕왕왕왕와∼’ 하는 오프닝 음악과 “멀더” “스컬리” 하는 성우들의 연기로 각인된 ‘엑스파일’은 그 무렵 국내에서 보기 드문 팬덤을 형성한 미드(미국 드라마)였…
믿거나 말거나, 우주의 기운이 하나로 모여 이 작품을 꼭 봐야 한다고 외칠 때가 있다. 8일(현지 시간)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이 영화 제작 욕심에 배우 숀 펜과 비밀 인터뷰를 했다가 꼬리를 밟혀 미국 마약단속국(DEA)에 붙잡혔다. 비슷한 시기인 7일 한국에서는 넷플릭스가 정식…
새해 들어 중국 드라마(중드)의 인기몰이가 심상치 않다. 그 선두주자는 지난해 중국 현지 시청률 1위에 인터넷 동영상 클릭 수가 30억 뷰를 넘었던 54부작 ‘랑야방’. 현지 방영과 동시에 한국으로 수입돼 중화TV에서 지난해 말 방영됐다. 국내 중드 팬들 사이에서 계속 화제가 되자 4…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나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올해 할리우드의 트렌드 중 하나는 ‘강한 여성’이었다. 드라마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특히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히어로물에서 여성 캐릭터가 약진했다. 슈퍼맨의 사촌 누나가 주인공인 ‘슈퍼걸’, 모종의 사…
‘국민 여동생’의 성행위 동영상이 유출된다. 주인공은 아베 유코. 열 살 때 식품회사 CF로 데뷔한 뒤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최고의 여배우만이 한다는 모 화장품 브랜드 모델까지 고작 열여덟 나이에 꿰찼다. 성장기의 모든 순간이 대중 앞에 노출됐던 소녀가 처음으로 허용된 범위에서 벗어…
5일 개봉한 영화 ‘더 셰프’(15세 이상)는 여러모로 10년 전 미국 시트콤 ‘키친 컨피덴셜’(2005년)의 극장판처럼 보인다. 일단 브래들리 쿠퍼가 두 작품에서 모두 주인공을 맡았다. 각각 런던(‘더 셰프’)과 뉴욕(‘키친 컨피덴셜’)으로 배경은 다르지만 고급 레스토랑 이면의 혹독…
이와이 슌지. 영화 ‘러브레터’에서 ‘오겐키데스카’ 대사 한마디로 한국 관객들의 감성까지 뒤흔들었던 일본 대표 영화감독이다. 한동안 소식이 뜸하던 그의 필모그래피에는 최근 영화 대신 드라마가 추가됐다. 그런데 조심해야 한다. ‘러브레터’나 ‘하나와 앨리스’를 생각하고 접근했다간 큰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