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를 위로해주지’라는 가사가 들어간 가수 임재범의 노래 ‘여러분’을 들으며 퍼뜩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내사랑 달다구리(케이크, 빵, 쿠키 등 달콤한 디저트의 애칭)들. 미울 때, 외로울 때, 속상할 때 숟가락으로 마구 퍼먹는 초콜릿아이스크림만큼 우리를 위로하는 것이 있을까.달…
미국에는 햄버거 대학이 있지만 이탈리아에는 바로 ‘젤라토 대학’이 있다. 물론 4주간의 코스를 기본으로 하는 학원에 가깝지만 정식 명칭은 엄연한 ‘젤라토 유니버시티’이다. 젤라토 장인들이 교수님이 돼 열띤 강의를 펼친다. 젤라토에 대한 이탈리아 사람들의 애정을 엿볼 수 있다. 잘빠…
고기 요리를 만들다 기름을 붓는다는 게 그만 식초를 부어버렸다. ‘요즘 고기가 얼마나 비싼데’라며 원통해하다 머릿속에 퍼뜩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이탈리아에서 먹었던 발사믹 식초 고기 요리! 이탈리아 중부지역에는 모데나란 조그마한 도시가 있다. 여자 혼자라면 자주 뒤를 돌아보게 될 만…
유럽의 맛집들을 돌아다니다 그 주인들과 안면을 트면서 슬금슬금 그 주방을 기웃거렸다. 아니 대놓고 보여 달라고 조르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꽤 많은 주방을 엿보게 됐다. 그런데 이탈리아, 특히 지방의 경우 그 색깔이 확실했다. 가족이 함께 운영하는 곳이 많다는 점이다. 수십 명이 움직…
강렬한 지중해의 태양만큼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바르셀로나 해안가, 바르셀로네타. 해양구조대원 같은 근육질 남자들이 어슬렁거리고 바닷가에는 어김없이 해산물 전문점이 늘어서 있다.그런 곳 식당들이 그렇듯 선글라스를 쓴 관광객들이 경치 좋은 테이블을 차지한 채 값비싼 해산물을 까먹느라 정신이…
어릴 적 나를 홀렸던 생과자점이 생각난다. 혹시 그곳에 갈까 엄마가 시장에 갈 때면 항상 손을 잡고 따라나섰다. 운 좋게 그 과자점에 들르는 날이면 생일이 따로 없다. 이번에는 또 무엇을 골라야 집에 돌아가서 후회하지 않을까. 뾰로통한 입 모양처럼 앙증맞은 상투과자, 따각따각 경쾌하게…
어느 나라를 가든 시장 구석구석을 누비는 것은 큰 즐거움이다. 특히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는 작은 동네 시장까지 놓쳐선 안 된다. 그곳에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다. ‘날고기보다 햄이 대접받는 나라군.’이들 나라에선 정육점보다 햄 가게가 훨씬 눈에 많이 띈다. 돼지 뒷다리 햄이 각선미…
밥 한 끼를 위해 한 시간을 기다리라니. 더구나 칼바람 부는 영하의 날씨에. 이탈리아 모데나의 레스토랑 ‘에르메스’를 찾아갈 때가 그랬다. 기차역을 나와 적막한 골목길 모퉁이의 조그마한 식당이었다. 정오쯤인데 이미 자리는 찼는지 가죽점퍼의 이탈리아 멋쟁이들이 잔뜩 줄 서 기다리고 있었…
아치형의 천장 아래 은은한 촛불이 실내를 비춘다. 연인들의 속삭임만 귓가를 간질인다. 이탈리아 피렌체의 일 산토 베비토레 레스토랑. 언제나처럼 홀로 테이블을 지키고 있다. 이 로맨틱한 분위기에 혼자라니. 파스타를 주문했다. 종업원이 추천해준 대로. 그런데 조금 후 내 눈앞에 나타난 것…
‘100년 역사’ 정도로는 명함도 못 내밀 유럽이지만 ‘400년 역사’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탈리아 중부의 소도시 모데나에는 ‘세계 최초의 식료품점’으로 기록된 400년 역사의 ‘지우스티’라는 가게가 있다. 소금에 절여 숙성한 돼지 생햄을 기본으로 각종 식료품을 파는 이런 곳을 이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