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년 3월 28일, 영국 여류화가 엘리자베스 키스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는 독립만세운동이 한창이었다. 한국에 오기 전 이미 이 운동을 알고 있었던 엘리자베스는 현장의 비극을 직접 피부로 느꼈다. 어느 날, 그는 일본 헌병에 끌려가는 한국인들을 이렇게 묘사했다. “죄수들은 짚으로 된…
독일 기자 지그프리트 겐테는 1901년 6월, 중국 북청사변을 취재한 뒤 한국을 찾았다. 제물포 부둣가 짐꾼들이 그의 짐을 사방팔방으로 집어 던지며 혼을 빼놓았다. 그러나 겐테는 사람들을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다. 선원이나 하층민이어도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한국인이었기 때문이다. 겐테는…
“한국의 민족성에는 무서운 잠재력이 있다.” 영국인 신문기자 프레드릭 매킨지만큼 확신에 찬 목소리로 한국의 잠재력을 확신했던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는 1900년대 초반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의 특파원으로 두 차례 한국에 와서 러일전쟁과 3·1운동을 취재한 뒤 ‘대한제국의 비극’(1…
우리는 구한말 조선(인)을 바라본 서구의 시선이 그리 곱지 않았다고 알고 있다. 미개함, 더러움, 게으름 같은 부정적인 표현들에 익숙하다. 물론 당시 조선에 그런 표현이 어울리는 현상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조선과 조선인의 긍정적인 면모를 찾아낸 눈 밝은 서구인도 적지 않았다는 사실…
오늘날 한국이 이뤄낸 경제성장과 아시아를 넘어 유럽을 휩쓰는 ‘한류열풍’에 놀라는 쪽은 세계라기보다는 오히려 우리다. 우리는 어리둥절하다. 어디서 이런 ‘매력’이 생겼을까. 우리가 열강의 뒷발에 차이던 구한말에 이미 한국인의 매력도는 충분히 높았고 많은 서구인이 이를 알아봤다는 증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