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란 나는 어른들이 소 여물을 만들 때 옆에서 자주 거들었던 기억이 있다. 짚을 작두로 잘게 잘라 큰 솥에 푹 끓여서 줬는데, 소는 그걸 그렇게 맛있게 먹을 수가 없었다. 소가 여물을 여유롭게 질겅질겅 씹어 먹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가 흘러나오곤 …
얼마 전 전화를 한 통 받았다. 전화를 건 분은 본인이 식품회사 대표라고 했다. 그는 “식초나 레몬즙 등 산성 물질을 사용하면 생선 비린내를 중화할 수 있다는 이 소장의 글을 읽었는데, 내가 구매한 식초를 보니 알칼리성 식품이라 써 있다”면서 무엇이 맞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필자가 실…
추운 겨울,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라면 한 그릇이 식욕을 자극한다. ‘후루룩’ 라면 먹는 소리를 듣자면 절로 ‘나도 한 그릇’이란 생각이 든다. 그런데 누구나 라면을 끓이면서 한 번쯤 해봤을 고민이 있다. 바로 면을 먼저 넣을 것인가, 수프를 먼저 넣을 것인가이다. 이 문제를 풀기…
꿀은 ‘하늘에서 내려준 이슬’이란 말이 있다. 그만큼 몸에 좋고 귀한 식품이다. 꿀 가운데서도 석청(石淸·wild honey)은 특히 귀한 대접을 받는다. 석청은 야생벌이 깊은 산 속 절벽이나 바위틈 등에 모아둔 꿀을 말한다.석청 중에도 특히 유명한 것이 네팔 등 히말라야 부근에서 나…
필자는 유학 생활을 미국 플로리다에서 했다. 플로리다는 삼면이 바다라 낚시하기 좋았다. 낯선 현지 생활과 학업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유학생에게 낚시는 아주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이었다. 필자의 차 트렁크엔 언제나 낚싯대는 물론이고 미끼를 담은 통까지 준비돼 있었다. 실험 결과가 시원치 않…
얼마 전 결혼식 피로연에서 있었던 일이다. 자칭 ‘홍어회 마니아’라고 말하던 한 친구가 피로연에 나온 홍어회를 집에서 먹겠다고 한가득 담아갔다. 아직도 흐뭇해하던 그의 표정이 떠오른다. 생명체가 죽은 직후엔 호흡이 없어지면서 그 몸이 단단해진다. 이후엔 경직이 풀려 물러지면서 부패한다…
최근 몇 년 사이 묵은지가 대중적으로 널리 사랑받는 음식이 됐다. 묵은지는 원래 오래 묵힌 김장김치, 보통 해를 넘긴 뒤 꺼내 먹는 김치를 말한다. 요즘엔 김치찌개는 물론이고 고등어찜, 감자탕, 삼겹살 등 여러 음식에 묵은지를 넣거나 곁들여 먹는다. 묵은지의 새콤한 맛을 생각하면 나도…
필자가 미국 플로리다에서 유학할 때 일이다. 하루는 대형농장 한 곳을 방문했다. 농장 주인이 어떤 나무 아래에 멈춰 서더니 웃으며 말했다. “미스터 정, 신기한 경험 한번 해볼래요?” 그는 주머니 속에 있던 레몬을 꺼내 먹어보라고 했다. 인상이 구겨질 만큼 매우 신맛이 났다. 그러곤 …
《얼마 전 누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사람이 먹기 위해 사는지, 살기 위해 먹는지 모르겠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먹는 것’에 대한 관심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런데 가끔 음식을 먹다 보면 ‘몰라도 사는 데 큰 지장은 없지만 그래도 알고 싶은’ 궁금증이 생겨나곤 합니다. …
생선은 단백질이 매우 풍부한 식품이다. 반면 쇠고기나 돼지고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방성분이 적다. 게다가 칼슘이 풍부하다. 등 푸른 생선의 지방엔 필수지방산의 일종인 오메가3 지방산이 들어 있어 어린이들의 두뇌 성장발육에 좋다. 이렇게 영양 만점 생선에도 ‘옥에 티’가 있다. 바로 비…
올해 4월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전국의 20∼50대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 10명 중 9명은 건강기능식품을 구입해 섭취해 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모두가 한 번쯤은 건강기능식품을 먹어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런 건강기능식품…
10여 년 전만 해도 마트나 시장에서 구입한 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사항은 범위가 좁았다. 먹고 배탈이 났다든지 과일에서 농약 냄새가 나니 그 성분을 분석해 달라는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5, 6년 전을 기점으로 그 요구 범위가 넓어졌다. 플라스틱, 벌레, 곰팡이 등 이물질과 관련한…
꽃게를 마트에서 구입할 때의 일이었다. 게에서 모래집을 떼어내려는 순간 기겁을 했다. 50마리가 넘는 콩나물 모양의 기생충이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식품 관련 연구소에서 15년 넘게 일해 왔지만 그런 장면은 처음이었다. 괴이하면서도 불쾌했다.그래서 큰 대학병원 기생충학과에 있는 교…
얼마 전 한 보도가 국내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일상에서 많이 접하는 영수증, 순번대기표에서 환경호르몬의 일종인 비스페놀A가 검출됐기 때문이다. 검출량이 인체에 무해한 수준이라지만 이번 보도는 그간 지속적으로 이슈였던 환경호르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대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