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그녀에게 이 길은 꿈을 향한 길이었다. 22년이 지난 지금, 그녀에게 이 길은 가족과 함께하는 꿈같은 휴식 길이 됐다. 88호수와 성내천 몽촌호수로 둘러싸인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산책길은 임오경 서울시청 여자핸드볼팀 감독(41·여)에게 특별한 곳이다. 임 감…
세상은 갈수록 복잡해진다. 복잡함은 사람을 지치고 힘들게 만들지만 다양함을 만나게 해주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특히 도심의 복잡함이 아니라 자연과 어우러져 다양한 문화를 만날 수 있다면 이런 복잡성은 환영받기에 충분하다. 주변 도로망이 개선돼 접근성이 한결 좋아진 경기 포천시의 모루길…
스페인이 유로 2012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유럽 축구계를 평정한 2일 밤. 이날도 그는 여름밤 숲길 산책에 나섰다. 스페인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민용태 고려대 명예교수(69)는 2008년 교단에서 은퇴한 이후 숲을 찾아 하루도 빠짐없이 2시간씩 걷고 있다. 고…
옷가게가 즐비하고 사람에 부딪히며 걷는 번화한 거리. 주말이면 하루 최대 50만 명이 왔다 갔다 하지만 아무도 머물고 싶어 하지 않는 거리. 1985년 생긴 지하철 노원역 주변 골목은 서울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거리였다. 노원역 2번 출구와 이어진 노원 문화의 거리. 이 거리가…
강감찬 장군이 태어난 곳은 서울 관악구 낙성대(落星垈)다. 강 장군의 어머니가 별이 품속으로 떨어지는 태몽을 꾸고 아들을 낳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 뒤로 주민들은 낙성대를 ‘인재가 태어나는 곳’으로 여겨 왔다. 서울대가 1970년대 관악구로 이전한 걸 보면 주민들의 믿음은 사…
비가 억수같이 퍼부었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갰다. 빗물을 머금은 흙냄새가 발아래에서 솔솔 피어올랐다. 언덕으로 오르는 계단은 뽕나무에서 떨어진 오디가 곳곳을 검붉게 물들였다. 언덕 위에 오르자 북악산과 인왕산 사이로 서울 시내가 한눈에 들어왔다. 나지막한 탄성을 내뱉으며 성곽 옆…
서울 동작구 고구동산에서 노량진역까지 10.5km 길이로 조성된 동작충효(忠孝)길. 국립서울현충원 뒷길을 걷다가 사육신역사공원을 지나는 충효길 1∼3코스는 6월 호국보훈의 달에 걸어 볼 만한 곳이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다정한 아버지 역할로 익숙한 탤런트 민욱 씨(65)와 1일 충효길을…
홍제천 길은 아늑하다. 콘크리트만 가득했던 도로 위와 달리 여유로움이 넘쳤다. 내부순환도로는 따가운 햇살을 막아줬다. 잘 포장된 길 위에는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하는 시민들이 가득했다. 그 가운데 걸린 모네와 르누아르의 명작이 회색빛 교각에 숨결을 불어넣고 있었다. 24일 오전 미술가 …
서울 중구 남대문로 숭례문 오거리에서 그랜드하얏트호텔 앞까지 3.4km의 남산 소월길. 서울의 사계절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산책길이다. 봄이면 벚꽃, 여름에는 푸르름, 가을이면 단풍을 즐기는 사람들로 늘 북적인다. 소월길에 또 하나의 명소가 생겨났다. 바로 서울시가 지난해 조성한 ‘…
2000년대 초반 경기 가평의 자라섬은 물이 안 빠져 비만 오면 진흙탕으로 변하던 곳이었다. 장맛비라도 내리면 금세 물바다가 됐다. 물이 빠지면 밀려온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남았다. 폐허나 다름없었다. 그로부터 약 10년 뒤 자라섬은 전 세계 재즈아티스트들이 손꼽는 꿈의 무대로 변신했다…
《 자라나는 어린이에게 책만큼 귀한 선물도 없다. 어린이날을 앞두고 잘 만든 책을 저렴하게 구입하고 전시 문화 체험도 가능한 곳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법하다. 시원한 자유로를 따라가다 보면 저마다 독특한 외관을 뽐내는 출판사가 가득한 출판도시를 만날 수 있다. 이곳의 어른들은…
야구 시즌만 되면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한 남자가 있다. 야구팬이 아니더라도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그의 이름은 ‘턱돌이’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마스코트로 활약하는 턱돌이는 독특한 생김새와 그라운드에서 재치 있는 행동을 선보이며 웬만한 야구선수보다 더 유명해졌다. 스포츠와 …
운동화를 신어도 괜찮다. 모자를 눌러 썼어도 상관없다. 자전거를 타다가, 조깅을 마친 뒤 가볍게 와인 한 잔을 기울일 수 있는 곳. 바로 양재천 와인의 거리다. 지하철 3호선 양재역 인근 영동1교부터 영동2교까지 이어지는 약 680m에 이르는 길이다. 10여 년 전부터 와인 바가 하나…
남한산성은 해발 479m의 남한산에 세워졌다. 신라 문무왕 12년(672년) 때 처음 돌 쌓기가 시작됐다. 완전한 산성의 모습을 갖춘 것은 1624년 조선 인조 2년 때다. 남한산성은 비극적 역사의 현장이다. 병자호란(1636∼1637년) 때 인조가 한양을 떠나 47일간 머문 곳이다.…
젊음과 패션, 음악이 어우러진 서울 홍익대 앞 거리. 한때 예술가들의 풍류가 넘치는 곳으로 손꼽혔지만 해마다 술집과 클럽이 늘어나 시끌벅적해진 거리 풍경은 예전 같지 않다. 인근 맛집도 입소문이 나 사람들로 항상 북적인다. 홍익대 주변의 조용한 곳에서 아늑한 식사 한 끼, 따뜻한 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