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15일 목요일 흐림. 삶의 20초. #336 Fleetwood Mac ‘Dreams’(1977년) 20초 만에 인생을 바꿀 수 있을까. 삶의 관성을 전환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라면 20년도 결코 길지 않다. 미국 아이다호에 사는 감자 보관창고 관리인 네이선 어…
2020년 9월 23일 수요일 맑음. 티셔츠. #335 The Rolling Stones ‘Blue And Lonesome’(2016년) 붉은 입술과 길게 내민 혓바닥, 으스스한 해골과 공포영화 제목 같은 글씨체, 알파벳 ‘I’를 중심으로 대칭을 이루는 ‘N’과 좌우 바뀐 ‘N’…
2020년 9월 14일 월요일 맑음. 처음의 음으로. #334 Jo~ao Gilberto ‘Samba de Uma Nota S´o’(1960년) 음악 용어로 싱글노트(single note)는 ‘하나의 음’을 가리킨다. ‘This is just a little samba/B…
2020년 3월 10일 화요일 비. 절대희귀음반. #333 Devil Doll ‘The Mark of the Beast’(1988년)음악이란 본디 실체가 없는 시간적, 청각적 예술이다. 그의 운명이란 그저 무형으로 공기 중에 떠다니는 것뿐이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가끔 그것을 둘러싼…
2020년 2월 23일 일요일 맑음. 잠에서 깰 때. #332 My Bloody Valentine ‘When You Sleep’(1991년) “어, 여기 웬일이세요? 잘됐다. 조금 있다 5층에서 파티가 있어요. 즐기다 가세요.” 그 건물 5층에서 아는 사람, 그러니까 S를 마주칠…
“만나본 음악가 중 누가 제일 인상적이었나요?” 곧잘 받는 질문이다. 다양한 인터뷰이가 뇌 주름 가득 먼지처럼 들어앉아서일까. 명료한 답이 얼른 나오지 않는다. 단, 몇몇 장면만은 사진처럼 또렷이 남아 있다. 이를테면 3년 전, 미국의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케빈 컨을 만났을 때…
51년 전, 최초로 달에 발을 디딘 인류는 이제 토성의 가장 큰 달인 타이탄마저 점령하려 한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2026년에 드론 ‘드래건플라이’를 날려 보낼 예정이다. 1.5기압의 대기를 지닌 타이탄은 커다란 호수와 모래언덕이 장관을 이루며 태초의 지구를 연상케 한다고 한…
2019년 11월 26일 화요일 맑음. 시계. #329 Pink Floyd ‘Time’(1973년) 저녁형 인간, 아니 심야형 인간으로서 내게 아침 알람 소리는 천사들의 합창이 아니다. 신이 막 태어난 싱그러운 하루를 선사해주는 축복의 송가라기보다는 지옥문이 열리는 소리처럼 끔찍하…
나뭇잎 지는 것을 바라보면 착잡해진다. 불과 몇 달 전, 연두색 잎을 내놨던 수줍은 나무는 지난 계절에 아리따운 꽃잎도 떨어내고 초록 잎마저 붉거나 노랗게 물들였다. 황홀한 추색(秋色)이 실은 나무의 유서. 하나둘 잎을 잃어 앙상해지는 나무를 볼 때면 어쩐지 내 맘도 서글퍼져 버…
2019년 11월 13일 수요일 흐림. 비운의 복서. #327 Sun Kil Moon ‘Duk Koo Kim’(2003년) “아, 나 마크 코즐렉 진짜 좋아하는데…. 혹시 코즐렉이 AC/DC 노래 커버한 앨범 들어봤어?” 며칠 전 음악가 S, 기획자 Y와 차를 타고 가다 오랜만에…
2019년 10월 29일 화요일 맑음. 오직 사랑하는 이 들만이…. #326 Blue Oyster Cult ‘(Don't Fear) the Reaper’(1976년)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될까?’ 이것은 어려서부터 가장 큰 의문이었다. 산 사람 중에 죽어본 사람이 없으므로 속 시원…
2019년 10월 15일 화요일 흐림. 펴놓은 책. #325 Tahiti 80 ‘Open Book’(2013년) U2, 더 1975, M83, UB40, B612, 1415, 49 몰핀즈, 36 크레이지피스츠…. 고유명사에 숫자가 들어가면 일이 커진다. 언어권을 막론하고 호기심을 자…
2019년 10월 1일 화요일 흐림. 나비효과. #324 Sting ‘The Last Ship’(2013년) 브라질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만들어 낼까. 기상학에 조예가 있기는커녕 오늘의 날씨도 체크 안 해 비를 맞기 일쑤이지만 나비효과는 믿는 편이다. 이 얘기를 …
2019년 9월 10일 화요일 비. 돛단배. #323 Chet Atkins ‘Sails’(1987년) 이렇게 비가 내리면 이제는 영화 ‘기생충’이 생각난다. 따지고 보면 물처럼 순한 게 없는데 그들이 뭉쳐 순리에 따라 낮은 곳에 임하면 때로 무엇보다 사나운 난리를 부린다. 물난리다. …
2019년 8월 13일 화요일 흐림. SOS. #322 Metallica ‘Don't Tread on Me’(1991년) 산림을 홀로 헤매다 굶주린 맹수와 눈이 마주친다면? 가진 거라곤 휴대전화 한 대뿐이라면? 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얼마 전 캐나다 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