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9일 화요일 맑음. 칵테일 사랑. #321 Rupert Holmes ‘Escape(The Piña Colada Song)’(1979년) 어젯밤, 음악가 B가 임시 바텐더로 변신한 바에 갔다. 독특한 풍미의 칵테일을 몇 잔 들이켜니 열대의 바닷가에라도 온 듯했다. 어차…
2008년 6월 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유니버설스튜디오에서 큰불이 났다. 스튜디오 중 6197번 건물이 전소했다. 그곳에는 영화 ‘킹콩’을 소재로 한 놀이기구와 촬영지, 전시관이 있었다. 스튜디오는 빠르게 복구됐다. 스튜디오는 세계 최대의 영화 관련 문화시설의 명성을 지금까지…
2019년 7월 2일 화요일 맑음. 로봇 전쟁. #320 The Flaming Lips ‘Yoshimi Battles the Pink Robots’(2002년) ‘그녀의 이름은 요시미/가라테 검은 띠지/도시를 위해 일하는데/육체를 단련해야 해’ 노래 가사처럼 앨범 표지에는 인디언 소…
2019년 6월 25일 화요일 맑음. 네가 많아. #319 Bill Callahan ‘Too Many Birds’(2009년) 시인과 촌장 3집 ‘숲’에 가시나무의 기적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숲은 숲이되 이런 숲이 아니었으리라. 마지막 곡 ‘숲’의 말미에서 카메라가 멀어지듯 음향이 …
2019년 6월 11일 화요일 맑음. ‘헛사랑’. #318 Sharon Van Etten ‘NoOne's Easy to Love’(2019년) A는 소모적 사랑을 하고 있었다. B를 만나면 행복해 보였지만 시간문제였다. 밤이 오면 A는 B를 향해 울며 소리 지르기 일쑤였다. 사랑을 …
2019년 6월 4일 화요일 맑음. 이것은 왈츠. #317 Thom Yorke ‘Suspirium’(2018년) ‘이것은 왈츠다.’ 영국 음악가 톰 요크의 곡 ‘Suspirium’은 이 짧은 문장으로 시작한다. 최근 국내 개봉한 영화 ‘서스페리아’의 주제곡. 그룹 ‘라디오헤드’ 보컬…
2019년 5월 28일 화요일 맑음. 화사한 추락. #316 The Cure ‘Pictures of You’(1989년) 바야흐로 대홍수의 시대다. 수천, 수만, 수억, 수조 개의 사진이 매일매일 생겨나고 피어나 온 세상을 뒤덮어 버리는, 이미지의 쓰나미 말이다. ‘찢어진 사진…
2019년 5월 21일 화요일 맑음. 확실히 아마도. #315 Oasis ‘Live Forever’(1994년) “그들에게 내 음악을 들려준다고? 짐승 같은 놈들한테 내가 왜 좋은 일을 해줘?” 2017년 영국 맨체스터 테러 추모곡으로 오아시스의 ‘Live Forever’가 불린 일…
2019년 5월 14일 화요일 맑음. 여름 운하. #314Kings of Convenience ‘Cayman Islands’(2004년) “운하 근처에 있는 바인데 정말 아름다워. 천장이며 여기저기가 아르누보 스타일이거든. 이쪽으로 조금만 가면 나오는 바로 이 마을, 여기는 중앙역 근…
2019년 5월 7일 화요일 맑음. 탈출 마술 #313 Damien Rice ‘Cold Water’(2002년) 자, 여기 또 하나의 부서진 할렐루야가 있다. ‘2002’란 노래로 우리나라에서 무서운 뒷심 인기를 모은 영국 가수 앤마리를 얼마 전 만났다. 그는 2002년 가장 기억…
2019년 4월 23일 화요일 흐림. 1도-4도-5도.#312 Jeff Buckley ‘Hallelujah’(1994년) ‘비밀의 코드가 있다고 들었지/다윗이 연주해 신을 기쁘게 했다는/근데 당신, 음악 그렇게 안 좋아하잖아, 아니야?’(레너드 코언 ‘Hallelujah’에서) 얼마…
2019년 4월 2일 화요일 맑음. 천체물리학.#311 Jason Mraz ‘93 Million Miles’(2012년) “언제까지 이렇게 더운 거야? 그래도 서울 사람들, 겨울엔 살 만하겠다.” 유난히도 더웠던 지난해 여름 어느 날, 택시를 타고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지날 때쯤 J가 …
2019년 3월 19일 화요일 맑음. 지구가 멈춘 날. #310 Adele ‘All I Ask’(2015년) 요즘 일상에서 가장 소름 끼치는 순간이 있다. 공공장소에서 긴급재난문자가 올 때다. 주변의 모든 스마트폰이 일제히 신경을 거스르는 경고음을 내는 찰나. 어마어마한 사이렌 소리…
2019년 3월 12일 화요일 흐림. 딥 슬립.#309 Max Richter ‘Dream 3’(2015년) 잠이란 얼마나 무서운가. 그는 그 어떤 진취적 열정도, 맹렬한 욕망도 끝내 일자로 납작하게 때려눕힌다. 하루의 막다른 끝에서 기다리는 가장 달콤하고 무자비한 폭군. 잠에 관한 …
2019년 3월 5일 화요일 흐림. 하늘색 하늘.#308 Suzanne Vega ‘Luka’(1987년) 간밤의 오후는 온통 하늘색이었다. 한쪽 면을 가득 채운 유리창밖엔 하늘색 하늘. 뿌연 하늘 말고 진정 파란 하늘 말이다! 벽면의 서가를 점령한 것은 하늘색의 문학 전집. 표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