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포인트

연재

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

기사 356

구독 1

날짜선택
  • [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그날도 비가 내렸지

    [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그날도 비가 내렸지

    세찬 빗줄기는 취한 화가의 붓질같이 세상의 공백이란 공백을 아무렇게나 빽빽이 채워 갔다. 거리의 사람들이 크로키처럼 달렸다. “어우, 웬 소나기야. 여름도 갔는데.” 우린 식당 처마 밑에 제비새끼들처럼 웅크리고는 뻑뻑한 우산을 펴댔다. 우르릉 쾅쾅! 번쩍, 번개 치더니 어김없이…

    • 2017-09-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얼마나 짜릿한지 당신은 모를거야”

    [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얼마나 짜릿한지 당신은 모를거야”

    “아…. 진짜 여기 더도 말고 딱 한 달만 살아봤으면 좋겠다.” 어떤 도시는 매혹으로 고문해 자백을 받아낸다. 스웨덴 스톡홀름. 4년 4개월 만에 다시 찾았다. 북구의 베네치아라는 별칭에 걸맞게 이곳은 운하가 품은 14개의 섬이 40개의 다리로 연결된 도시. 5일 그가 오랜만에…

    • 2017-09-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허깨비 같은 세상을 노래하다

    [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허깨비 같은 세상을 노래하다

    우리가 그때의 모든 킬로바이트를 저장해 뒀더라면. 그랬다면 지금 행복할 수 있을까. 하지만 우리는 고양이처럼 기억을 잃고 현재의 순간을 사는 자들. 지나간 순간들은 꿈에서 본 섬의 실루엣 같다. 존재하지도 존재하지 않지도 않는 전설의 바다 위에 떠 있다. ‘지금 모든 것.’ …

    • 2017-08-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5년만에 토해낸 댄스가수 케샤의 사자후

    [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5년만에 토해낸 댄스가수 케샤의 사자후

    ‘당신은 당신 없이 난 아무것도 아니라고 했지만….’ 등엔 천사의 날개. 머리엔 가시면류관. 여자가 피아노를 치며 노래한다. ‘내가 이렇게 강해진 건 당신 덕이야. … 당신은 날 지옥불로 밀어 넣었지만.’ 이제 서른 살 된 가수에게 할 말인가 싶지만 이것은 필생의 역작이다…

    • 2017-08-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내 마음 알아주는 건 너밖에 없어

    [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내 마음 알아주는 건 너밖에 없어

    스무 살에 내 기타에 이름을 붙여두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인지. 지금은 상아색으로 바래버린 나의 첫 기타. 그도 나도 새하얗던 시절 이야기다. 친구들과 어울리다 쓸쓸한 기분이 돼 어둡고 작은 내 방으로 돌아오면 가장 먼저 그를 품에 안았다. 기타는 말이 없었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 2017-08-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그녀는 끝없이 죽고 또 산다… 노래속에서

    [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그녀는 끝없이 죽고 또 산다… 노래속에서

    주황색과 분홍색. 파란 낮과 검은 밤을 가르려 나타난 노을의 옷깃은 거짓말 같은 색채다. 아름답고 덧없다. 지난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세이렌 같은 미혹의 노을을 봤다. 영화 ‘라라랜드’에도 나온 그리피스 천문대 옥상에서 할리우드 사인 쪽을 바라볼 때 하늘의 정령은 꿈결처럼 나타났…

    • 2017-08-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구원을 갈구하는 베닝턴의 절규

    [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구원을 갈구하는 베닝턴의 절규

    새로운 시대는 밀레니엄과 함께 왔다. 2000년, D시의 조그만 음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때였다. 매일 아침 유통사에서 가게로 가져오는 신보 상자 안에서 ‘Hybrid Theory’라는 앨범을 꺼내들었다. 잡종 이론. 첫 트랙 ‘Papercut’이 재생되는 3분 5초 동안 난 …

    • 2017-08-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半인간 半로봇… ‘부활 찬가’ 추가요

    [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半인간 半로봇… ‘부활 찬가’ 추가요

    부활 찬가는 성스러운 북극교회 같은 데서만 나오는 건 아니다. AC/DC의 ‘Back in Black’부터 리미의 ‘관을 걸어나오며’까지. 시끌벅적한 공연장과 무대를 울려온 다양한 시대, 다채로운 장르의 부활 찬가가 있다. 성서 속 부활의 주인공은 신의 아들이지만 대중음악의 판타지…

    • 2017-07-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아우스게일, 아이슬란드의 빙원으로 날 이끌다

    [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아우스게일, 아이슬란드의 빙원으로 날 이끌다

    인디오 35, 오스틴 28, 파리 25, 로스앤젤레스 20, 함부르크 18, 스톡홀름 16, 레이캬비크 9…. 태양을 피하고 싶은 여름 한낮이면 곧잘 스마트폰 날씨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한다. 손끝으로 하는 월드투어. 세계 곳곳의 현재 기온을 넘기다 보면 ‘스톡홀름 16’, ‘레이캬비…

    • 2017-07-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타르콥스키가 내게 준 ‘시련’

    [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타르콥스키가 내게 준 ‘시련’

    내 삶에 가장 큰 예술적 시련은 무엇이었을까. 우리 팀 베이시스트의 돌연 탈퇴? 딸랑 한 곡 쓴 뒤 찾아온 기나긴 창작의 고통, 그리고 절필? 아니다. 러시아 감독 안드레이 타르콥스키(1932∼1986)의 대작 예술영화 ‘희생’을 졸지 않고 보아낸 것이다. 제대 뒤 한량 시절.…

    • 2017-07-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USB음반 ‘권지용’의 또 다른 메시지

    [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USB음반 ‘권지용’의 또 다른 메시지

    지드래곤의 ‘권지용’(19일 발매)은 예술작품이다. 이것이 근래 이 앨범을 둘러싼 갑론을박에 누락된 핵심이다. ‘음반이냐, 아니냐’는 알 바 아니다. ‘권지용’ 예술의 심장은 USB메모리다. 스트리밍과 가상드라이브의 시대에 유물처럼 돼버린 USB메모리를 그가 지금 도입한 이유…

    • 2017-06-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고요한 굉음, 맑은 날의 비

    [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고요한 굉음, 맑은 날의 비

    공격당하자 파께서 매운 광선을 쏘고 계셨다. 눈물이 났다. 휴일 아침의 요리는 녹록지 않다. 나른한 정신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는 썰고 다듬었다. 땀을 뻘뻘 흘리며 펄펄 끓인 국물을 들이켜고 나니 또다시 피곤해졌다. 아이스커피도 나른한 정신을 못 깨워냈다. ‘I am not a…

    • 2017-06-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로저 워터스, 트럼프 맹폭하다

    [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로저 워터스, 트럼프 맹폭하다

    왼쪽과 오른쪽 스피커 사이에 음악가들은 자신이 보는 세상을 쓸어 담는다. 그룹 핑크 플로이드 출신의 로저 워터스(74)는 스피커를 넓게 쓰는 음악가다. 플로이드의 ‘The Wall’부터 근작까지 그의 작품에서는 다양한 인물과 사물이 스피커 사이를 움직이며 분주하게 자기 소리를 낸다…

    • 2017-06-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제목에 이름이 들어간 노래들

    [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제목에 이름이 들어간 노래들

    니나, 당신을 잊을 수 없다. 행복했지만 나의 길을 가야 했다. 랄례이냐, 밤이 오면 얼굴을 절망으로 분칠한 당신을 난 기억한다. 섀로나, 불꽃같이 사랑했지만 노래 만드는 것 외엔 해줄 게 없었다. 로재나, 당신 같은 사람이 날 그렇게 사랑해줄지도, 당신 같은 사람이 날 이렇게 아프게…

    • 2017-05-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크리스 코넬, 그렇게 가는게 어딨어?

    [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크리스 코넬, 그렇게 가는게 어딨어?

    그 시절 여름밤은 뿌연 그림처럼 기억된다. 전경에 너의 얼굴이 있다. 사람들이 나를 닮았다고 놀리던 그 얼굴. M아, 기억이란 폭탄 같다. 의식의 땅 밑에 묻혀 있다가는 어느 순간 발아래서 폭발하더라. 작년에 P시에서 마지막으로 널 본 지 1년이 돼간다. 며칠 전 e메일을 보냈…

    • 2017-05-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