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향만리(李香萬里)’. ‘자두 향기가 멀리 퍼진다’는 뜻으로 자두 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여름 수확철에 흔히 쓰는 말이다. 자두는 전국 20여 곳에서 생산되지만 경북 김천과 의성, 영천, 경산, 군위 등 5개 지역이 주산지다. 특히 김천과 의성이 전국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
2일 오후 3시 부산 기장군 일광면 이천리 이동항. 이 항구는 소형 동력선 수십 척이 정박한 조그만 항구지만 ‘기장 다시마와 미역’ 생산지로 유명하다. 이날 김경영 씨(44)는 1.74t의 블루마린Ⅰ호를 타고 2km 정도 떨어진 다시마 양식장으로 향했다. 김 씨는 4명의 인부와 …
동해안 오징어잡이가 본격 시작됐다. 아직은 먼바다에서 오징어를 잡지만 점차 연근해 쪽에 어군이 형성되면 동해안 주요 항구 앞 밤바다는 불야성을 이룬다. 오징어채낚기어선의 집어등(集魚燈)이 뿜어내는 강한 불빛 때문이다. 오징어는 불빛을 보고 배 근처로 몰려든다. 난류성 어종인 오징어는 …
전북 고창 복분자(覆盆子)는 ‘남성 스태미나’와 관련한 스토리텔링으로 성공한 특산물이다. 복분자를 먹고 오줌 줄기가 세져 요강이 뒤집혔다거나 어렵게 얻은 병약한 아들이 복분자를 먹고 커서 변강쇠가 됐다는 것들이 대표적이다. 또 쥐에게 5주 동안 복분자를 먹였더니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
17일 전남 광양시 다압면 도사리 청매실농원. 17만 m²(약 5만 평) 규모의 이 농장은 매실 수확으로 분주했다. ‘매실 장인’으로 불리는 홍쌍리 씨(71)도 인부 20명과 함께 청매실을 거둬들이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홍 씨는 “고기, 술, 담배를 먹어 입에서 나는 냄새는 양치를 해…
꼬들꼬들하고 짭조름한 해삼(海蔘)은 포장마차에서 사시사철 인기 있는 안주다. 하지만 경남 통영 등과 더불어 국내의 대표적인 해삼 산지인 충남 태안 지역의 해삼은 산란기를 앞둔 6월에 살이 가장 많이 오른다. 최근 통통해진 태안 해삼을 건져 내기 위해 제주와 남해안의 해녀 수십 명이 찾…
“자리여∼, 자리.” 배에서 고기상자를 옮기는 선원들의 목소리가 갓 잡아 올린 자리돔만큼이나 싱싱하고 활기찼다. 3일 낮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항은 시끌벅적했다. 아낙네들은 현장에서 지느러미와 비늘을 떼어내느라 손길이 분주했고 이를 구매한 중간 상인들은 자리돔 상자에 얼음을 …
24일 오후 1시경 인천 소래포구. 물고기가 잘 잡힌다는 음력 보름의 물때를 맞춰 밤샘 조업에 나섰던 소형 어선들이 잇따라 항구로 들어오고 있었다. 이날 새벽 1시에 출항했던 8t급 선일호에는 밴댕이, 간자미, 삼치, 병어, 아귀, 꽃게 등 다양한 생선이 실려 있었다. 포구에 닿자마자…
11일 강원 정선군 정선읍 주말장터에 신선한 봄나물이 가득 쌓여 있었다. 그중에서도 파릇하고 향이 진하며 씹는 느낌이 매끄러운 곤드레는 단연 인기를 끌었다. 이 장터의 곤드레 가격은 시중보다 30∼40% 저렴한 4kg에 1만5000원 선. 곤드레는 정선을 대표하는 나물이다. ‘정선 하…
‘경기 가평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농특산물은 잣이다. 하지만 요즘 가평에 가면 ‘두릅’이 대표 특산품이다. 일교차가 크고 공기와 물이 맑은 가평은 두릅이 자라는 데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9일 오후 가평군에서 가장 남쪽에 위치한 설악면 초롱이마을. 140여 가구가 모여 사는…
겨우내 눈과 세찬 바람을 맞으며 얼었다 녹았다 하기를 수십 차례. 12월 초겨울 덕장에 매달린 명태는 이듬해 4월까지 밤이면 영하 15도 아래의 추위에 꽁꽁 얼고 낮에는 햇볕에 살짝 녹기를 반복하며 황태로 변한다. 5월은 햇황태가 나오는 시기. 일부 미식가 중에선 황태가 일정 기간 저…
부산 기장군 대변항에서 31년째 멸치잡이를 하고 있는 이수길 선장(60). 매일 오전 6시 반이면 23t급의 27청경호에 몸을 싣는다. 오전 9시경 대변항에서 20∼25km 떨어진 곳에 도착한다. 베트남인 2명과 인도네시아인 1명을 포함해 선원 8명이 멸치잡이 그물을 친 시간은 오전 …
21일 오후 1시 부산 강서구 천가동 가덕도 대항항. 가덕도 동쪽 연대봉 기슭과 남쪽 국수봉 기슭이 잘록하게 이어진 항아리형 어항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순간 “바라(봐라), 조지라(그물을 당겨 올려라)”는 고함소리가 바다를 뒤덮었다. 국수봉 언덕 위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던 어로장…
‘봄 웅어, 가을 전어.’ 미식가들은 말도 잘 만들어 낸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봄 웅어’라는 말은 생소하다. 하지만 웅어 마니아들한테는 당연한 얘기다. 충남 논산시 강경읍 황산리 금강변에서 90년 역사를 자랑하며 3대째 이어온 ‘황산옥’ 며느리 모숙자…
10일 오후 ‘섬 속의 섬’으로 유명한 제주 제주시 우도의 우도봉 서쪽 해안. 해녀들과 함께 쪽빛 바다로 직접 뛰어들었다. 나풀거리는 돌미역, 쭉 뻗은 감태, 작은 방울을 수없이 매단 톳 등 해조류가 펼쳐져 마치 수중 정원을 연상시켰다. 곧 소라가 눈에 들어왔다. 제주도 소라는 일반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