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봄바람이 부는 전남 장흥군 안양면 수문리 앞바다. 해일호(5t급)에서 잠수부 황진우 씨(52)가 차가운 바닷물 속으로 풍덩 뛰어들었다. 1시간 정도 뒤 바닷속에서 들어올려진 녹색 그물망에는 곡식을 까불러 쭉정이를 날려 버리는 키(챙이)를 닮은 조개가 400여 개 들어있었다. 껍데…
27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고현리. 마을 앞 진동만은 수우도, 송도, 양도 등이 병풍처럼 막고 있어 호수 같은 느낌이 든다. 이곳이 바로 국내 최대 미더덕 및 미더덕 사촌인 ‘오만둥이’ 생산지다. 그냥 ‘미더덕마을’이라고도 불린다. 봄철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인 미…
25일 오전 7시 전남 신안군 흑산면 수협 위판장. 크레인이 홍어가 가득 담긴 바구니를 배에서 끌어 올려 바닥에 부렸다. 수협 직원들은 일일이 무게를 재고 홍어의 상태를 확인했다. 우선 암치(암컷)와 수치(수컷)를 구분하고 껍질에 상처가 많은 홍어는 배가 위로 오게 뒤집어 놓았다. 등…
휴일인 17일 오후 충남 서천군 서천읍 특화수산시장. 5일장을 맞은 시장 안 100여 개 점포마다 주꾸미가 넘쳐났다. “알이 꽉 차 있슈. 지금이 제철이니 1kg만 들여가. 응?” 넓은 고무통 안에 들어 있는 주꾸미들은 웅크리거나 다리를 비꼬거나 통 밖으로 기어 나오려 애썼다. 손가락…
‘국토 정중앙 도시’ 강원 양구군에서 곰취 수확이 시작됐다. 겨우내 땅 속에 움츠리고 있던 곰취는 파종 3개월여 만에 세상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재배 비닐하우스에는 향긋한 곰취 향이 진동하고 농민들의 손은 잠시도 쉴 틈이 없다. 양구 곰취는 3월 중순부터 수확되기 시작해 다음 달 초…
울산공항 인근인 울산 북구 화봉동 산전마을 앞 들녘에는 부추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가 늘어서 있다.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산전부추’ 생산지다. 13일 오후 찾아간 이곳은 비닐하우스마다 아낙네들이 3∼5명씩 줄지어 앉아 까르륵 웃으며 부추 수확에 한창이었다. 부추는 마늘과 같이 강…
주말인 9일 오후 충남 서산시 음암면 부장리. 서해 갯바람이 부는 산기슭에 아낙들이 삼삼오오 쪼그려 앉아 뭔가를 캐고 있었다. 냉이였다. 이곳 냉이는 갯바람을 맞으며 황토에서 자란 ‘황토냉이’. 모든 냉이가 맛과 향이 진하지만 이곳 냉이는 철분과 칼슘 마그네슘 등 무기질과 비타민이 풍…
남해고속도로 경남 하동 나들목을 벗어나 국도 19호선을 따라 하동읍 쪽으로 차를 몰면 섬진강을 왼쪽으로 끼고 하동포구 80리길이 나온다. 아름다운 강이 흐르고, 아름다운 마을이 있어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이라 불리는 곳이다. 5분여를 지나 구불…
한재마을(경북 청도군 청도읍 평양리)은 요즘 전국에서 몰려드는 차량들로 북적인다. 1∼3일 연휴 때는 한재치안센터(초현리)부터 마을 방향 편도 1차로 약 6km 구간이 주차장을 방불케 했을 정도다. 매년 3월이면 이 작은 시골 마을이 시끄러운 이유는 바로 명품 ‘한재 미나리’를 맛보기…
‘사각사각, 달콤한 봄이 오는 맛이에요∼.’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가락동시장 농협공판장에서는 상인, 주부 등이 남녘에서 올라온 봄동 15kg들이 700상자를 서둘러 사갔다. 이날 봄동은 평균 상자당 1만5000원 정도에 팔렸다. 임윤빈 경매사(53)는 “겨우내 먹던 김장김치에 식상…
‘…통영여객선터미널 앞 식당골목/다닥다닥 붙은 상점들 사이/우리처럼 알음알음 찾아온 객이/열 개 남짓한 식탁을 다 차지한/자그마한 밥집 분소식당에서 뜨거운 김 솟는/국물이 끝내준다는 도다리쑥국을 먹는다…(중략) 탕탕 잘라 넣은 도다리가/살큼 익은 쑥의 향을 따라 혀끝에서 녹는/통영의 …
14일 제주지역 감귤 주산지인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의 한 비닐하우스 농장. 일주일 전 따낸 주황색 ‘한라봉’이 탐스럽게 익고 있었다. 농장주 윤신근 씨(62)는 “한라봉도 재배에 따라 맛의 차이가 크다”며 “한라봉이 열대과일은 아니지만 비닐하우스 내 온도를 13도 이상으로 유지해야 …
“뭐니 뭐니 해도 겨울철에는 날김을 바삭 구워 다래 간장에 찍어 먹는 게 최고여.” 20대 중반부터 평생 김과 관련된 일만 해온 ‘김 도사’ 최성진 씨(70·충남 홍성군 광천읍). 그는 요즘 살짝 구운 지주식(支柱式) 김 서너 장이면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운다. 그는 “불에 살짝 구…
24일 오전 5시 경남 창원시 진해구 용원동 의창 수협수산물위판장. 두꺼운 외투를 입어도 찬바람이 매섭게 느껴지는 겨울 새벽이지만 이곳엔 활력이 넘쳤다. “어이∼ 자, 헤이∼ 야, 알(암컷) 4만3000원에 11번이요∼ 곤(수컷) 8만 원에 77번이요….” 펄떡거리는 물고기 앞에서 …
‘몰캉몰캉, 사각사각.’ 새조개의 식감이다. 은근히 달콤한 맛, 씹으면 씹을수록 느껴지는 고소함을 주는 새조개의 계절이 돌아왔다. 새조개는 황토갯벌이 많은 곳에서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잡힌다. 하지만 1월이 돼야 씨알이 굵어지고 맛도 최고다.○ 하늘이 내려 준 선물 충남 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