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음 역시 너를 만들고 있는 거야. 잡음은 시끄럽지만 역시 들어 둬야 할 때가 있어.―‘밤의 피크닉’(온다 리쿠·북폴리오·2005년) 》 무더위가 가시고 바람이 선선해지자 거리와 공원에 ‘산책족(族)’이 부쩍 늘었다. 산책을 즐기는 방식은 제각각이다. 동료나 연인과 어깨를 나란히…
천천히 가는 것이 부끄럽지 않습니다. 나보다 빨리 달리는 사람들이 앞서 간다고도 생각지 않고요.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이석원·그책·2015년) 그땐 저녁이면 종종 술을 마셨다. 학교 근처 허름한 감자탕집이나 쪽문 옆 건물 2층 맥줏집이 주무대였다. 주제는 주로 연애나 세상 얘기…
《 현재 서양 사람들이 누리는 대부분의 생활 방식은 고대 로마인들의 삶이 현대적으로 변화한 것에 불과하다.―고대 로마인의 24시간(알베르토 안젤라·까치·2014년) 》 이 책의 저자는 고대 로마인의 삶이 현재와 연결돼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가 배경으로 삼은 시대는 115년. 지금으…
1800년 안팎에 적도 기후권에서 살던 사람들의 대다수는 추위라는 걸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을 것이다. 따라서 얼음은 아이폰만큼이나 당시 마르티니크 섬 사람들에게 생소하고 낯설었을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스티븐존슨·프런티어·2015년) 얼음의 계절이다. 사람들은…
《 가능할 결과들 각각이 발생할 확률은 아주 작더라도, 그 결과들 중 하나는 확실히 발생한다.―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데이비드 핸드·더퀘스트·2016년) 》 어떤 주식의 가격이 오를지 떨어질지 10주 연속 맞힐 방법이 있을까. 영국 런던 임피리얼 칼리지의 수학과 명예교수로 …
장미라 부르는 꽃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도 그 향기는 여전한 것을. ―GO(가네시로 가즈키·북폴리오·2006년) 주인공 ‘스기하라’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발칙한 고등학생이다. 재일교포 3세인 그는 일본인도, 한국인도 아니다. 믿는 건 주먹뿐이다. 권투 선수였던 아버지와 실전에 가까운…
《 그들은 자신의 방식대로 철학자만큼이나 지성적일 수 있는 것이다. ―고양이 대학살(로버트 단턴·문학과지성사·1996) 》 1730년대 파리 생세브랭가(街)의 한 인쇄소에선 직공들이 고양이 수십 마리를 때려죽이는 소동이 벌어졌다. 제롬과 레베이예라는 견습공이 주도한 이 학살은 반쯤 …
《 범인들은 결국 교수대에 오르지만 그들의 냉혹함은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냉혹한 시선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차가운 피는 쉽게 데워지지 않는 법이다. ―인콜드블러드(트루먼커포티·시공사·2006년) 》 19년 전 경기 안양시에서 호프집 여사장을 살해하고 중국으로 달아났…
《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하지만 비판을 잘하면 고래를 내 편으로 만든다.’ ―회사의 언어(김남인·어크로스·2016년) 》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누군가에게 쓴소리를 해야 할 순간이 온다. 완벽과 탁월함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종종 어설프거나 성의 없는 결과물을 볼 때마다 ‘참을 수 없는…
《 신과 짐승의 양면을 갖춘 게 인간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그 양쪽의 특성을 모두 잃어버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걸어 다니는 시체이며 로봇이고 영적으로 공허한 존재입니다.―뤼미에르 피플(장강명·한겨레출판·2012년) 》 거대한 콘크리트 속에 가득 채워진 수백 개의 방 안에서…
어떤 특정한 곳에 속하지 않은 사람은 사실 어느 곳으로도 돌아갈 수 없다. 추방과 귀환의 개념은 고향, 고국을 내포하고 있다.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줌파 라히리·마음산책·2015년) 영화 ‘브루클린’은 참 매력 없는 로맨스를 그린다. 하지만 인생에 관한 영화로 본다면 …
《 강남은 강남 사람들뿐만 아니라 평범한 한국 사람들을 닮아 있는지도 모른다.―‘강남의 탄생’(한종수 계용준 강희용·미지북스·2016년) 》 요즘 사람들의 큰 고민 중 하나는 집이다. 고공행진을 하는 집값과 전세, 월세를 감당하느라 허리가 휜다는 하소연이 넘쳐난다. 더 싼 곳으로 이…
이 골목은 지금 즐겨야 돼요. 조금 지나면 곧 유명해질 테니까요. ―밤의 인문학(밥장·앨리스·2013년) 쌀쌀한 공기가 남아 있는 이른 봄이었다. 퇴근 후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 근처의 전 파는 술집을 찾았다. 10여 분을 기다린 뒤에야 겨우 빈자리가 났다. 막걸리를 시키는데 반가운 …
《 경영자 마인드로 일해 봤자 좋은 건 사장뿐이다.―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히노 에이타로·오우아·2016년) 》 남자치곤 뽀얀 피부와 날렵한 턱선으로 대학생 때 꽤나 인기가 많았던 친구 A 군. 하지만 잦은 야근과 회식으로 점철된 4년간의 회사생활은 그의 눈에 진…
언니. 영혜의 낡은 검은 스웨터에서 희미한 나프탈렌 냄새가 났다. 그녀가 대답하지 않자, 영혜는 한 번 더 언니, 하고 속삭였다. 언니. …… 세상의 나무들은 모두 형제 같아. ―‘채식주의자’(한강·창비·2016년) “불편하던데.”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남자 직장인 A(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