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4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는 피아니스트 김준형(27)의 리사이틀 ‘종을 향하여’가 열린다. 순례의 해 1권 ‘스위스’ 중 ‘제네바의 종’, 초절기교 연습곡 11번 ‘밤의 선율’ 등 회화적이고 기교적인 리스트의 곡만으로 꾸민 프로그램이다. 이 리사이틀은 올해 금호아트홀 상주음…
“나를 멸시한 사람들에 대한 사랑을 품고 먼 길을 돌아다녔다. 사랑을 노래하려고 하면 고통이 되었고, 고통을 노래하려고 하면 사랑이 되었다.”(슈베르트의 산문 ‘나의 꿈’) 작곡가 프란츠 슈베르트(1797∼1828)가 먼 길을 여행했다는 기록은 찾기 힘들다. 31세라는 짧은 삶 속에서…
올해 우리는 기록적인 여름을 경험했다. 한국만이 아니다. 8월 초 찾은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도 35도를 넘는 더위에 몸살을 앓고 있었다. 한밤중 열리는 야외 오페라에서도 많은 관객들이 부채를 손에서 놓지 못했다. ‘이런 형태의 여름밤 야외 행사가 미래에도 계속될 수 있을까’라는 염려가…
“이아고에게는 손수건이 있었지, 내게는 부채가 있다.”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1900년) 1막에 나오는 악당 스카르피아의 노래 일부다. 이아고는 17세기 초에 초연된 셰익스피어의 비극 ‘오셀로’에 등장하는 악당이다. ‘오셀로’를 바탕으로 한 베르디의 오페라 ‘오텔로’(1887년)를…
‘오텔로’ 이아고와 ‘토스카’ 스카르피아, 누가 진짜 악당인가“이아고에게는 손수건이 있었지, 내게는 부채가 있다.”푸치니 오페라 ‘토스카’(1900) 1막에 나오는 악당 스카르피아의 노래 일부다. 이아고는 17세기 초에 초연된 셰익스피어의 비극 ‘오셀로’에 등장하는 악당이다. ‘오셀로…
모데나는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주 남쪽에 자리 잡은 인구 18만 명의 도시다. 대성당과 궁전이 있는 아름다운 도시 중심부에서 남쪽으로 5km 남짓 떨어진 평원 한가운데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집 박물관’이 있다. 세계인을 사로잡은 전설적인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1935∼2007)가 만…
타르모 펠토코스키는 핀란드의 신동 피아니스트였다. 여덟 살 때부터 무대에 선 그는 프란츠 리스트의 피아노곡을 연주하다 유튜브로 리스트에 대해 찾아보았고 리스트의 친구(훗날 사위)인 바그너의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열한 살 때 바그너의 음악들을 흥얼거리고 다녔죠.”친구들도, 가족까지도…
오스트리아 작곡가 안톤 브루크너는 63번째 생일을 맞기 직전인 1887년 8월에 새 교향곡을 쓰기 시작했다. 완성되면 베토벤의 마지막 교향곡과 같은 아홉 번째 교향곡이 될 곡이었다. 작업 중 그는 건강이 나빠졌다. 브루크너는 의사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 마지막 교향곡을 존엄하신 하나…
오래전 일이다. 슈베르트의 송어 5중주곡을 CD 플레이어에 걸어놓고 헤드폰을 썼다. 4악장에서 유명한 가곡 ‘송어’의 주제가 흐르고 나서 첫 변주로 옮겨가기 직전, 모든 악기가 연주를 멈추는 부분에서 작지만 귀를 붙드는 또록또록 소리가 들렸다. “…뭘까?” 헤드폰을 벗었다. 아무 소리…
체코 수도 프라하의 관광 명소인 카렐 다리를 동쪽으로 건너 오른쪽으로 돌면 블타바강 변에 1936년 세워진 스메타나 박물관이 눈에 들어온다. ‘체코 국민음악의 아버지’ 베드르지흐 스메타나(1824∼1884)를 기리는 장소다. 박물관 앞에는 스메타나의 동상이 있다. 동상과 15세기 지어…
26일 올해 서울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스물한 번째 순서로 열린 홍석원 지휘 광주시립교향악단 콘서트에서는 옛 소련 작곡가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협주곡 2번이 첫 곡으로 연주됐다. 3악장에서 피아니스트 신창용의 두 손이 음계를 따라 빠르게 낮은음과 높은음을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웃음이 피…
서양 언어에서 봄을 나타내는 단어들은 스프링(영어) 프랭탕(프랑스어) 프륄링(독일어) 등이다. 예외 없이 약동하는 듯한, 신선한 느낌을 준다. 반면 동양 언어의 ‘봄’ ‘춘(春)’은 조는 듯한, 꿈꾸는 듯한 정적인 이미지로 다가온다. 고(故) 이어령의 글에 나오는 얘기다. 거의 반세기…
13일 아네조피 무터 바이올린 리사이틀에 가지 않은 것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지만, 올해의 큰 개인적 손실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여러 지인이 레스피기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이날 연주의 백미로 꼽았다. 레스피기라는 이름을 처음 만난 날은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한다. 1977년 8월 ‘…
다가오는 4월, 서울은 소련 작곡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1906∼1975)가 설계한 음향으로 뜨거울 것이다. 4월 3일 서울 예술의전당 ‘교향악 축제’에서 여섯 개나 되는 오케스트라가 그의 교향곡 15곡 중 8, 10, 11, 13번 등 네 곡과 협주곡 여섯 곡 중 세 곡을 연주한다…
야프 판즈베던 서울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은 1월 25, 26일 공식 임기 첫 정기공연 메인 프로그램으로 말러 교향곡 1번을 택했다. 그는 5년 임기 동안 서울시향과 말러 교향곡 전곡을 연주하고 녹음해 음반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서울시향은 정명훈 전 예술감독과 말러 교향곡 1, 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