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모차르트를 좋아하지 않으시나요? 친애하는 친구여, 이 점에서 우리는 너무 다르군요. 나는 모차르트를 사랑할 뿐 아니라 그를 흠모합니다. 세상에 나온 역사상 최고의 오페라는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라고 생각합니다….” 작곡가 차이콥스키가 후원자였던 나데즈다 폰 메크 부인에게 쓴…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로 알려진 말러(사진)의 가곡집 ‘Lieder eines fahrenden Gesellen’을 ‘방랑직인(職人)의 노래’로 번역한 걸 처음 보았을 때 적잖이 당황했습니다. ‘Geselle’는 흔히 ‘젊은이’ ‘녀석’으로 번역되고, 현대 독일어에서 실제 그렇게 …
1850년 8월 28일, 우리 대부분이 삶의 가장 중요한 순간에 듣는 음악이 세상에 첫선을 보입니다. 독일 바이마르에서 초연된 바그너(사진)의 오페라 ‘로엔그린’이죠. 이 오페라에 나오는 ‘결혼행진곡’은 구미 각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결혼식장에서도 연주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작곡가…
그는 20세기 음악계에서 다빈치적인 만능인이었습니다. 지휘자였고, 작곡가였으며, 음악이론가였죠. 가장 미국적인 클래식 스타이기도 했습니다. 토요일인 25일이 그의 100번째 생일이군요. 바로 레너드 번스타인(1918∼1990)입니다. 번스타인의 등장은 혜성과 같았습니다. 뉴욕 필하…
세상의 모든 아침이 열기로 가득합니다. 올여름의 폭염은 동아시아뿐 아니라 북미도, 유럽도 피해가지 못하는 듯합니다. 제가 이달 첫 아흐레를 보낸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아침도 더웠습니다. 여정을 시작했던 프랑스의 파리에서는 이곳 출신 작곡가이자 바로크 시대 악기 ‘비올라 다 감바’의 …
지난 목요일, 화가 모네의 수련(睡蓮) 정원으로 유명한 파리 근교의 지베르니에 다녀왔습니다. 한낮의 태양을 받아 빛나는 연못과 수련 잎, 가지를 늘어뜨린 버드나무의 잎들이 모네가 재현했던 화폭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누군가 옆을 지나가면서 ‘그림이 더 낫네’ 했습니다. 흔들리는 물결과 …
덥다 덥다 해도 너무 덥군요. 이번 주를 피크로 많은 분들이 해외로 나가고 있습니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남유럽을 여행하는 분도 많을 텐데요, 그쪽의 한여름 더위도 우리 못지않게 대단합니다. 여름에 이탈리아를 여행하는 분들은 도시 곳곳에 자리 잡은 분수를 보며 시원하게 눈을 식히게 …
“클래식 음악이 대중음악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가요나 팝송은 연주하는 사람마다 다른데, 클래식은 누구나 똑같은 악보를 놓고 그대로 연주하죠.” 한 음악 강의에서 들은 얘기입니다. 흠… 대체로 맞는 얘기입니다. ‘왜 그런지’에 대해 알아보려면 소리의 녹음과 대량 복제, 전기 증폭…
장마가 돌아왔군요. 예전에 브람스 가곡 ‘비의 노래’를 소개한 바 있죠. 오페라 작곡가 로시니가 작품 속에 폭풍우를 즐겨 집어넣는다는 얘기도 쓴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몇몇 사례를 제외하면, 비를 묘사한 음악은 생각 외로 적습니다. 우리는 ‘비’에서 호젓함을 느끼며 그 분위기를 …
2018 월드컵 개최국인 러시아가 승부차기 끝에 스페인을 누르고 8강에 진출했군요. 16년 전 우리나라가 그랬듯 러시아 전체가 흠뻑 축제 분위기에 빠져 있을 듯합니다. 4강전이나 결승전에서도 러시아 국가를 듣게 될까요? 러시아 국가라고 하면 음악팬들은 차이콥스키의 ‘1812년 서곡…
모차르트(사진)의 마지막 교향곡 세 곡인 39번, 40번, 41번(‘주피터’)은 그의 ‘3대 교향곡’으로 불립니다. 모차르트는 세상을 떠나기 3년 전인 1788년의 여름 두 달 사이에 이 세 곡을 한꺼번에 썼고 그 뒤에는 교향곡을 쓰지 않았습니다. 이 작품들의 성격은 서로 대비됩니…
여름이 찾아왔고, 낮에 걷기는 너무 더워졌습니다. 대신 서늘한 저녁 공기가 더욱 달콤하게 느껴지는 계절입니다. 요즘 같은 초여름 저녁이면 생각나는 음악이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세레나타 노투르나’ 같은 모차르트의 ‘저녁 음악’들입니다.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는 ‘작…
몇 해 전 동아음악콩쿠르 성악부문 경연을 듣다가, 과제곡으로 나온 프란체스코 파올로 토스티(1846∼1916)의 가곡 ‘더 이상 사랑하지 않으리(Non t‘amo piu)’와 오토리노 레스피기(1879∼1936)의 ‘안개(Nebbie)’의 전주가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우울한 단음계 …
100년 전 유럽 평원은 피와 신음으로 가득했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1914∼1918년)의 격랑 속에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라벨(사진)은 1915년 40세에 자원입대해 운전병으로 활약했습니다. 애초에는 군용기 조종사로 지원했지만, 심장에서 문제가 발…
31일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는 세종문화회관 개관 40주년 기념공연으로 소프라노 조수미와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의 듀오 콘서트가 열립니다. 그런데 첫 네 곡의 목록이 흥미롭습니다. 처음에 두 사람이 구노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에 나오는 이중창 ‘고귀한 천사들’을 부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