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요르단. 1994년 평화협정 체결 전까지만 해도 숙적이었다. 요르단계곡(남행하며 사해로 흘러드는 요르단강 주변)에서 남북한처럼 군사대치상황이었다. 물론 지금도 국경은 무장군인이 지킨다. 하지만 과거와 같은 긴장은 없다. 그런 화해의 선물일까. 화해 직후 요르단강 부근 요르단…
이제까지 세 차례의 이스라엘 여행 취재. 그런데 최근 여행에서야 비로소 ‘성지’와 ‘종교’를 뺀 민낯의 이스라엘을 즐길 수 있었다. 그건 쉽지 않았다. 어디서 무얼 보든 이 두 주제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서다. 지상최고(最古)의 도시 예리코(요르단강 서안지구)만 해도 역사가 1만 년에 이…
월말부터 열흘이나 이어지는 시월 황금연휴. 한 조사를 보니 연휴 중에 가장 선호하는 가족여행지로 미국 라스베이거스가 꼽혔다. 탁월한 선택이다. 이렇게 단언하는 이유. 초등저학년 아이 등 가족과 함께 거기서 1년간 살아봐서다. 이후에도 4, 5년 간격으로 현지취재를 해온 터라 그간 변화…
항공권 가격은 시즌별로 편차가 크다. 가장 높은 순으로 나열하면 최성수기 성수기 비수기다. 그런데 성수기와 비수기 사이엔 잠시 별도 시즌이 있다. ‘숄더(Shoulder)’라는 ‘어깨걸이’다. 9월이 그렇다. 8월 휴가철과 10월 한국연휴사이 잠깐의 소강국면이 그것이다. 물론 늦장 휴…
‘인간은 이리도 슬픈데 주님, 바다는 너무도 파랗습니다.’ 여긴 일본 나가사키 현의 소토메(사이카이 시), 이 글은 산중턱 길가 바위에 일본어로 새겨진 엔도 슈사쿠(遠藤周作·1923∼1996)의 소설 ‘沈默(침묵)’의 한 구절(침묵의 비). ‘침묵’은 17세기 일본의 천주교 박해기…
올 6월 중순 캐나다에서다. 7월 1일 ‘캐나다 데이(Canada Day)’를 앞두고 오타와(온타리오 주)시내 의사당 언덕은 행사준비로 어수선했다. 캐나다데이는 10개 주(Province)와 3개 준주(準州·Territory)로 구성된 캐나다연방 탄생일. 그런데 올해는 그 축하이벤트가…
7월 1일은 캐나다데이(Canada Day). 4개 주(온타리오 퀘벡 뉴브런즈윅 노바스코샤)의 연방 결성으로 캐나다가 태어난 날이다. 그게 1867년. 올해는 150주년을 맞는 기념비적인 해다. 그래서 그날 축하행사는 보기 드물게 화려했다. 그중에서도 초점은 연방수도인 오타와(온타리오…
여행(Travel)과 관광(Sightseeing). 그 둘은 다르다. 그 차이는 ‘느낌’의 여부. 관광이라고 느낌이 없겠는가. 그러나 여행의 그것에는 족탈불급이다. 관광은 ‘풍경쇼핑’에 그치는 데 반해 스스로 나를 대접하는 여행은 나를 보듬고 치유(治癒)한다. ‘느낌’이란 게서 오는 …
19세기 역사에서 주목할 사실은 20세기에 이룬 경이적 발전의 토대가 된 수많은 과학적 발견이다. 그중 잊지 말아야 할 한 사람이 있다.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1831∼1879)이다. 그는 전기와 자기현상에 대해 통일적 기초를 제공한 물리학자 겸 수학자. 그가 없었다면 20세기 물리학…
노래 ‘여수 밤바다’(버스커 버스커)가 히트(2012년 3월)하자 전남 여수로 사람들이 몰렸다. 그 바람에 이웃한 순천시가 큰 덕을 봤다. 여수에서 밤을 보내려니 낮으로 소일할 곳이 필요했던 것. 게다가 밤바다 여행엔 현지 숙박이 필수. 숙박 여행객 지출은 당연히 당일 방문객보다 많다…
《그건 우연이었다. 간사이 지방 술도가(都家)를 찾아 떠난 길이 1400여 년 전 고구려 고승과 일본국 태자의 여행길과 일치한 건. 그들은 우리도 잘 아는 혜자(惠慈)와 쇼토쿠(聖德·574∼622) 태자. 태자는 선왕의 대를 이었지만 나이가 어려 고모 스이코 여왕이 섭정했다. 33대 …
《봄이란 덧없다. 늘 그랬듯이 왔는가 싶으면 벌써 가버린 뒤라. 봄은 ‘보다’에서 왔다. 볼 것 없는 한겨울 끝에 드디어 볼만한 게 나타나니 그게 봄이란다. 아지랑이며 꽃이며 대지를 적시는 비와 얼굴을 간질이는 봄볕…. 그런데 일본엔 우리가 모르는 ‘봄’이 있다. 새 술이다. ‘니혼슈…
프렌치 폴리네시아는 영화의 소재 또는 무대로도 자주 등장한다. 러브 어페어: 캘리포니아를 이륙해 호주로 향하던 여객기가 폭풍우에 요동을 친다. 위치는 남태평양 상공. 결국 외딴섬에 비상 착륙해 승객은 러시아 배로 이웃 큰 섬으로 옮겨가는데 거기가 타히티 섬이다. 나란한 좌석에 앉아…
내겐 늘 이런 질문이 온다. 가본 곳 중에 최고가 어디냐는. 대답은 늘 같다. 타히티(Tahiti)라고. 그런데 이 대답에 사람들 반응이 똑같다. 아! 고갱이 그림을 그린 그 섬? 그렇다. 그런데 그게 전부다. 그게 어딘지, 어떤 곳인지는 깜깜하다. 타히티는 남태평양에 있다. 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