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는 ‘어르신을 위한 여행’이란 통념이 있다. 매일 짐을 싸서 이동하지 않아도 되고, 자고 나면 새로운 여행지로 데려다주고, 호텔수준 시설의 배에서 극진한 서비스를 받으니 어르신에게 더없이 편리한 여행이란 점에서는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달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의 ‘일본…
내일(12일)은 부산에 기념비적인 날이다. 10년간 부산시가 추진해온 ‘부산혁명’에 마침표를 찍는 날이어서다. ‘송상현 광장’ 개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부산혁명이란 부산을 새로운 모습으로 바꾸는 작업. 이미 동물원 ‘더 파크’(4월 21일 개장), 국내 최고(63층) 업무용빌딩 부산…
개장(30일)을 앞둔 김해의 롯데워터파크를 지난 주말 찾았다. 통상 어트랙션 파크는 개장 전날까지도 마무리공사로 어수선하다. 그래서 현장취재는 개장직후로 미루는 게 상례. 하지만 롯데워터파크만큼은 예외였다. 기대가 남달라 하루라도 빨리 보고 싶어서였다. 그 궁금증의 첫 번째 배경…
아무리 불러도 흐르는 건 침묵뿐. 바다도 하늘도 신도 대답을 주지 않았다. 왜 우리에게, 어째서 이 어린 학생에게, 하필이면 내 자식에게 이런 고통을 주느냐는 끝없는 질문에…. 진도 바다에서 속절없이 스러져간 자식과 가족을 바라보며 팽목항 부두에서 오열하던 이들의 절망감이 가슴을 저민…
일본 규슈 최북단 후쿠오카 현의 현청 소재지이자 규슈 최대의 도시인 후쿠오카에 가면 꼭 맛봐야 할 세 가지가 있다. 멘타이코(明太子)와 미즈타키(水炊き), 돈코쓰라멘(豚テ-メン)이다. 멘타이코는 명란젓, 미즈타키는 일본식 삼계탕, 돈코쓰라멘은 돼지 뼈 국물로 끓인 라면이다. 그런데…
《 세상 어떤 여행이든 이것만은 똑같다.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다. 그런데 이것 역시 똑같다. 여행은 고되다는 것이다. ‘역시 집이 최고야!’라는 말은 그래서 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기억이 며칠이나 갈까. 사람들은 또다시 여행을 꿈꾼다. 왜? 이 답 역시 같다. 새로운 걸 찾아서…
데이비드 리빙스턴 박사(1813∼1873)는 아프리카에서 나일 강 원류를 찾아 헤매다가 풍토병으로 숨졌다. 영국 정부는 그가 묻힌 부락에서 시신을 찾아오려 했지만 거부당한다. 마지막 순간까지 그를 돌본 추장이 그의 영혼과 육신은 아프리카의 일부라며 응하지 않았다. 간청 끝에 찾아오긴 …
지도에서 아이슬란드를 찾아보자. 노르웨이보다도 훨씬 북쪽인 북위 64도에 있다.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서 비행기로 2시간 40분 걸린다. 아이슬란드인은 874년 이 섬에 건너온 노르웨이인을 뿌리로 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두 나라 국기는 색깔만 정반대일 뿐 십자가 디자인이 똑같다. …
동해는 두 나라를 아우른다. 우리와 일본이다. 속초에서 바다에 뛰어들어 똑바로 헤엄치면 일본 혼슈의 서해안에 닿는다. 니가타 현이다. 그러니 이 위도를 기준 삼아 일본을 보면 니가타를 포함해 그 이북은 야마가타, 아키타, 아오모리 등 네 현이다. 이 중 ‘니가타 야마가타 아키타’만 따…
인류는 놀랍다. 2000년 전부터 아라비아의 대상(隊商)이 아라비아반도(사막)를 경유해 아프리카와 중국, 인도의 문물을 실어 날랐다. 그걸 증명하는 유적이 요르단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고대도시 페트라다. 페르시아 만은 그 페트라 무역로의 연장선상으로 아라비아 대상의 주요 해상 무역루트…
사막의 산유국. 엄청난 오일머니로 돈방석에 앉았지만 그래도 고민은 있다. 그 돈을 어디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투자할 것인가. 언젠가는 원유도 동날 테니, 그 이후에도 국가를 지속적으로 이끌 확실한 동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이다. 그것은 중동지역 국가 대부분의 당면과제. 그중에서도 페…
397년 전(1616년) 어느 날. 37세(추정)의 조선도공 이삼평(李參平·?∼1655)은 가까스로 헤치고 나간 수풀 밖에서 한 암석봉과 마주하고선 그만 말을 잃고 말았다. 산속의 강상에 흩어져 있던 하얀 돌 파편의 출처를 찾아 조선 도공 17명을 데리고 헤매기를 몇 해. 그토록 찾던…
우리나라에 이런 오지가 있다면 믿을까? 기차를 타고 지날 수는 있어도 걷거나 차를 타고 갈 수는 없는…. 다시 말하면 철도는 놓였어도 도로는커녕 그 흔한 나무꾼 길조차 없는 산중.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거긴 또 어딜까. 길은 소통(疏通)이다. 그리고 그 시원(始原)은 동물이다…
여행도 가을을 탄다면 지나친 감상(感想)일까. 선뜻 불어온 선들바람에, 어느새 노랗게 변한 은행잎에, 밤 깊은 줄 모르고 울어대는 청아한 풀벌레 울음소리에, 불현듯 편지가 쓰고 싶어지는 흐린 하늘에…. 이런 가을이면 어딘가로 훌쩍, 무작정 떠나고 싶은 마음을 주체 못한다. 그럴 때 떠…
실크와 차. 도자기와 더불어 중국을 상징하는 물건이다. 그런데 그 둘의 집산지가 저장(浙江) 성임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저장 성은 북위 30도선 동중국 해안에 있다. 상하이를 둘러싼 내륙과 이남 항저우(杭州) 만 연안이다. 산이 70%를 차지한 지형이 우리와 아주 비슷해 친근감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