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릴 땐 말이야, 돼지 오줌보로 축구를 했어!” 온 가족이 TV 앞에 모여 월드컵 경기를 보다 보면 아버지나 할아버지에게서 돼지 오줌보에 관한 추억을 듣곤 한다. 정말 돼지 오줌보로 축구가 가능할까? ‘돼지 오줌보 축구’(사파리)란 책을 쓴 이춘희 작가는 가능하긴 하지…
프랑스 칸 영화제의 으뜸상은 황금종려상(palm d'or)이다. 이 상을 ‘대상’에 해당하는 그랑프리(grand prix)로 착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럴 만하다. 칸 영화제가 정식 개막한 1946년 당시 최고상은 원래 그랑프리였다. 황금종려상이란 명칭은 1955년부터 도입됐다. 그러다…
프라이드치킨(닭튀김·사진)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인기로 중국 대륙을 휩쓰는 ‘치맥’ 열풍의 핵이다. 하지만 이 프라이드치킨이 미국 남부 농장지대에서 일했던 흑인 노예의 애환이 담긴 ‘솔 푸드(soul food)’였단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원래 정통 미국 남부식 닭…
부모의 남다른 교육열을 대표하는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는 수학적 오류의 산물이이다.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를 위해 이사한 것은 세 번이 아니라 두 번이기 때문이다. 맹자네 가족은 원래 성밖 공동묘지 근처에 살았다. 그런데 어린 맹자가 자꾸 곡을 하고 상여꾼 흉내를 내는 것을…
TV를 틀면 귀에 착 감기는 CM송을 자주 듣게 된다. 아웃도어 의류업체인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의 CM송인데 특히 반복되는 ‘요상한’ 후렴구가 귓가를 맴돈다. “붐디야다∼ 붐디야다∼ 붐디야다∼ 붐디야다∼.” 상당수 시청자는 이 후렴구를 “웅비하라∼ 웅비하라∼”로 듣고 일부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추모 의미로 쓰이는 ‘노란 리본’은 어디에서 기원했을까. 1973년 히트한 팝송 ‘타이 어 옐로 리본 라운드 더 올 오크 트리’가 기폭제가 된 것은 사실이다. 노래 가사는 감옥에서 3년을 복역한 기결수가 집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다. ‘아내에게 아직…
25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미국에 있던 국새(國璽)와 어보(御寶)를 포함한 왕실인장 9과(顆)가 반환된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그런데 이 왕실인장을 부르는 용어가 여럿이라 혼동을 일으킨다. 일단 국새와 어보는 쓰임새가 다르다. 국새는 정부 문서에 찍는 행정…
짜릿한 승리나 성공을 축하하며 두 사람이 손바닥을 마주치는 ‘하이 파이브(High Five)’는 언제쯤 시작했을까? 그 기원을 정확히 알기는 어렵지만 운동경기에서 언제 이 인사법이 처음 쓰였는지에 관한 기록은 전해진다. 1977년 10월 2일,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홈 …
대외정책에서 강경파를 매파(the hawks), 온건파를 비둘기파(the doves)라고 부른다. 최근 국내에서 이 둘의 장점을 결합한 중간 개념으로 올빼미파(the owls)가 언급되고 있다. 이런 표현은 언제부터 등장한 것일까. 매파와 비둘기파는 50년이 채 되지 않았다. 현대…
“똥구멍이 찢어지게 가난하다.” 요즘은 항문질환을 잘 먹어 생기는 선진국형 질환, ‘부자병(病)’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예전엔 그렇지 않았다. 보릿고개가 어른들이나 기억하는 추억이 됐지만, 봄날 배곯는 이에게 엉덩이가 찢기는 아픔은 과장이 아니었다. 워낙 먹질 못하다 보니 신진대사…
‘고려의 무인으로 고려의 마지막 왕이 됐다가 조선왕조의 첫 임금이 된 이는?’ 물론 태조 이성계가 정답이다. 하지만 ‘태조 이단(李旦)’ 역시 정답이다. 그는 1392년 고려 35대 왕으로 즉위할 때까지만 해도 ‘성계(成桂)’란 이름을 썼다. 하지만 그 다음 해 조선으로 국호를 바꾸고…
“달콤한 선율, 핑크빛 조명, 그 가운데를 남녀 쌍쌍의 바람이 흐른다. 밤의 서울 8시 캐바레(카바레)와 비밀 댄스홀엔, 그때부터 하루 일을 시작하는 사내들이 있다. 웨이터도 아니고 악사도 아니다. 이름을 붙인다면 ‘유부녀 제비족’.”(동아일보 1967년 9월 19일자 기사) ‘…
일상이나 TV 드라마에서 결혼한 여성이 배우자를 ‘오빠’라고 불렀다가 시댁 어른께 혼이 나는 장면을 보게 된다. 정말 친남매가 아니면 오빠란 말을 쓰면 안 되는 걸까? 오빠와 관련된 단어가 처음 등장한 문헌은 조선 영조 때 언어학자 황윤석(1729∼1791)이 지은 어원연구서 ‘화…
추기경(樞機卿)은 라틴어 카르디날리스(cardinalis)의 번역어다. 이는 경첩을 의미하는 라틴어 카르도(cardo)에서 파생했다. 문을 여닫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점에서 교회의 중추적 역할을 맡은 직위를 뜻하게 됐다고 한다. 한국과 중국에서는 이를 추기경, 중국에…
MBC 월화 드라마 ‘기황후’에는 고려 국왕 왕유(주진오)가 몽골제국인 원나라의 신하들에게 능멸당하는 장면이 숱하게 등장한다. 이 드라마가 아니더라도 원제국이 훗날 제국주의 시대의 식민본국처럼 안하무인으로 행동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이는 오해와 억측의 산물이다. 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