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성이 난 큰 소가 섶과 꼴을 지고 사립문으로 돌진하다 문지도리에 걸려 멈추는 것과 같다. 눈을 부릅떠서 화가 난 듯하고, 뺨이 볼록하여 종기가 생긴 듯하고, 입술은 꼭 다물어 꿰맨 듯하고, 이(齒)가 빠르게 움직이니 무언가를 쪼개는 듯하다.” 도대체 어떤 음식을 먹고 있는 …
조선의 19대 왕 숙종(1661∼1720)은 만 53세 때부터 복부 포만이 생겼다. 왕의 배가 점점 불러오는데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다 보니 어의를 비롯해 왕의 건강과 관련된 사람들은 초비상이었다. 이런 숙종이 병중에도 여러 차례 맛있게 먹은 것이 어의(御醫) 이시필(李時弼·1657…
“가림(加林)의 좋은 쌀은 옥처럼 흰데, 그대 집은 해마다 삼백 곡이나 수확하네, 밥 지으면 너무나 부드러워 조호(雕胡·중국 남방의 맛있는 쌀)보다 맛있고, 달고 기름져 한 숟가락이 금세 없어지네.” 허균(許筠·1569∼1618)이 지은 ‘오정, 기대병가(梧亭, 寄大餠歌)’란 시의…
요새 의료계가 수난이다. 조선시대 때 의사들도 전염병을 가장 두려워했다. 자칫 잘못하면 자신도 그 병에 걸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의술이 최고여야만 오를 수 있었던 어의(御醫)들이 더 무서워했던 일은 왕의 승하였다. 왕이 죽으면 담당 어의는 반드시 추궁을 당했고 사약까지 …
꼭 1년 전이다. 토, 일요일 밤마다 50, 60대를 TV 앞으로 불러 모은 어느 인기 드라마에서 주인공 정도전의 스승 이색(李穡·1328∼1396)에 대한 시청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세상이 바뀌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고려를 지키려고 했으니 말이다. 어디에서 그런 고집이 나왔을까?…
학자는 물론이고 일반인들도 고려는 불교를 국교로 한 나라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은 고려시대 사람들이 육식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사실 일반인은 없어서 못 먹었지만, 왕실 식탁에는 불교 교리에 따라 고기 음식이 거의 오르지 않았다. 거란의 위협을 고려의 도움으로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