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장을 읽는 순간 알았다.” ‘채식주의자’를 봤을 때 ‘감’이 왔느냐고 묻자 맥스 포터 씨는 이렇게 답했다. 그는 영국 포르토벨로출판사의 편집자다. 한강 씨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맡아 편집했다. 그는 ‘채식주의자’가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데 대해 “독자들에게 호…
‘인자 허리 아프고/몸이 아프고/몸이 마음대로 안된께/마음이 쎄하다/저 사람은 저렇게 빤듯이/걸어가니 좋겄다/나는 언제 저 사람처럼/잘 걸어 갈끄나.’(‘좋겄다’) 나이 들어 육신이 쇠락하는 것만큼 서글픈 일이 있을까. 젊은이가 반듯하게 허리를 펴고 걸어가는 게 세상 무엇보다 부…
6월 말 출간될 예정인 알랭 드 보통의 새 소설 제목을 앞두고 은행나무출판사에선 연일 토론이 한창이다. 제목 때문이다. 이 책의 원제는 ‘The Course of Love’. 셰익스피어의 유명한 희곡 ‘한여름 밤의 꿈’에 나오는 다음 대사의 일부다. “The course of true…
올 들어 소설 부문 베스트셀러 목록을 지키고 있는 작품 중 하나는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카타리나 잉엘만순드베리 지음)다. 노인요양소의 엄격한 생활방식에 불만을 품은 메르타 할머니가 노인 친구들을 꼬드겨 강도단을 결성하는 이야기다. 이 책은 3만5000부 이상 나가면서 독…
23일 서울대 신양학술정보관에서 열리는 ‘이상학회 정기학술대회’는 천재 문인 이상(1910∼1937)을 예술적으로 조명하는 자리다. 이상 문학의 음악적 사유를 분석할 뿐 아니라, 화가 고흐와 칸딘스키, 백남준 등 이상과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예술가들이 서로 어떤 연결고리를 가질 수 …
구병모 씨의 청소년 소설 ‘위저드 베이커리’의 반응이 괜찮다. 멕시코 얘기다. 이 책은 세 달 전 ‘마법의 빵집’이라는 제목으로 멕시코에서 출간됐다. 초판 1만 부를 찍었는데 청소년 번역물로는 드물게 많은 발행부수라고 한다. 블로그에 올라온 반응들은 이렇다. ‘한국 문학은 전혀 읽어본…
소설가 백영옥 씨가 네이버 웹소설 ‘비정상 로맨스’를 연재한 지 4개월째다. 지하철 ‘덕수역’ 공익근무요원으로 파견된 남자가 옛 연인이자 지하철역 사무장과 만나면서 벌어지는 로맨스다. 백 씨는 ‘스타일’ ‘다이어트의 여왕’ 등의 소설로 문단과 대중의 사랑을 두루 받아온 작가이지만…
“혜산 할아버지는 어쩌면 엑소보다도, 소녀시대보다도 슈퍼스타예요. 부모님도, 학교 선생님도 할아버지를 알고 있거든요. 아마도 할아버지의 시들이 그 어떤 노래보다도 어른들 마음속에 남아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이달 초 경기 안성시 안성맞춤랜드에서 열린 ‘혜산 박두진 탄생 100주…
좋은 소식이 들린다. 지난달 말 출간된 윤대녕 씨의 장편소설 ‘피에로들의 집’이 초판 소진 열흘 만에 증쇄에 들어갔다. 발행 부수는 8000부. 그의 오랜 팬들의 지지도 크지만 윤 씨를 잘 몰랐던 사람들의 관심도 적잖다. 인터넷에선 ‘나도 이제 윤대녕 작가를 알고 싶다’ ‘(작가가…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에 이목이 집중된 한 주였다. 어디나 그렇듯 문단과 출판계에서도 인공지능 이야기가 화제가 됐다. 편집자 A 씨는 “인공지능이 책 만드는 과정 중 어느 영역까지 할 수 있을지에 대해 편집자들 간에 많은 얘기가 오갔다”고 전했다. 공통된 의견은 프로그래밍만 잘돼…
민음사가 주관하는 ‘오늘의 작가상’은 올 상반기 수상작 선정 작업에 들어간다. 여느 문학상과 마찬가지로 문단의 평론가와 소설가가 심사해온 이 상은 지난해 심사 과정을 대폭 바꿨다. 작가, 서점 관계자 등의 추천위원이 1차 후보작 50편을 선정하되 2차 후보작을 뽑는 것은 인터넷서점을 …
“책의 확장일까, 책의 사생아일까.” ‘…북’들의 잇단 출현에 대한 한 출판인의 고민이다. 베스트셀러 ‘비밀의 정원’이 이끈 ‘컬러링북’ 바람은 지난달에만 10여 권이 나올 만큼 여전히 위력적이다. 인터넷서점 예스24와 알라딘의 종합베스트셀러 6위에 올라 있는 ‘5년 후 나에게-…
“집사람이 제게 글을 보여줄 때 가차 없이 얘길 해요. … 집사람은 마음이 넓어요. 기분이 나쁠 법도 한데 받아들여 주더라고요.” 부부 작가로 살면서 서로 주고받는 영향을 묻자 소설가 강태식 씨(44)가 이렇게 답했다. 지난달 서울 마포구 독막로의 한 카페에서 열린 북콘서트에서다. 그…
시인 백석(1912∼1996)의 시집 ‘사슴’ 초판본 복간본이 이달 말 출간된다. 1936년 나왔을 때도 100부 한정판으로 만든 시집이다. 인터넷서점 알라딘에 따르면 예약 판매를 시작한 지 하루 만에 2500부가 팔렸다. 웬만한 소설이 초판 2000∼3000부를 소화하기 어렵다는데 …
최근 주목받는 인물 중 하나는 셜록 홈스다. BBC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영화, 책 등 관련 문화상품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책만 해도 홈스 시리즈에 등장한 사건을 새롭게 조명한 ‘셜록 홈즈와 베일에 가린 탐정’, 홈스의 추리를 기호학으로 풀어 본 ‘셜록 홈스, 기호학자를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