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땅속 어둠을 뚫고 피어난 환상 속의 꽃일까, 아니면 암흑의 바다에서 피어난 한 송이 연꽃일까. 그녀는 수백 년 동안 우리 상상력의 바퀴를 아플 만큼 돌리게 한 주인공이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와 경쟁을 벌일 수 있는 유일한 슈퍼스타다. 네덜란드의 17세기 화가 얀 페르메이르…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서 기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헨트 시의 바보(Bavo) 성당은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명화 순례객’들이 꼭 찾는 곳이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제단화이자 반 에이크의 최대 걸작인 ‘양에 대한 경배’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 작품에서 그는 폭발할 듯이 현란한 …
렘브란트는 살아서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듯 기복이 심한 삶을 살았다. 고속으로 이룩한 성공, 부인과 아들의 죽음, 유모와의 스캔들, 미술시장의 변화로 인한 파산 등으로 모자이크된 63년의 삶이었다. 그는 이 삶의 굴곡을 30여 점의 자화상으로 기록했다. ‘유대인 신부’는 그가 사…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묘사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지도 모른다. 그는 과학부터 문학, 건축, 회화까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영역을 전문가 수준으로 섭렵했던 ‘전(全) 인간’이다. 다빈치와 동시대의 미술 사학자이자 화가인 조르조 바사리는 “우리는 자연이 하늘의 온 기운을 퍼붓듯…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이 자랑하는 30여만 점의 소장품에는 시공을 뛰어넘어 우리를 감탄과 감동에 젖게 하는 작품이 수없이 많다. 그러나 이 작품은 ‘놀라움’과 ‘궁금증’이 더 추가되어 관람객으로부터 ‘어?’ 하는 탄사를 끌어낸다. 붉은 커튼과 흰 천에 둘러싸인 욕조, 그 속에 당당하게…
메리 1세는 탈도 많고 여자도 많았던 영국의 헨리 8세와 첫 번째 부인 캐서린 왕비 사이에서 태어났다. ‘천일의 앤’으로 유명한 앤 불린과의 결혼을 위해 종교까지 개혁하며 어머니와의 이혼을 강행한 아버지의 행동은 그녀의 가슴에 가시처럼 박혀 있다가 잔인한 내면을 일구는 텃밭이 되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와 함께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3대 거봉(巨峯)인 라파엘은 신이 우리 인류에게 보낸 선물임이 틀림없다. 은총과 평온함과 달콤함을 가득 안고 우리를 보살피러 온 천사일 수도 있다. 그만의 부드럽고 단아한 색채가 주는 우아함과 포근함은 우리 마음속 맺힌 응어리를…
정교한 사실주의 화풍을 꽃피웠던 플랑드르(현재의 네덜란드와 벨기에, 프랑스 북부) 지역은 이탈리아와 함께 15∼16세기에 일어난 르네상스 운동의 쌍두마차를 이끌었다. 북유럽 르네상스의 기틀을 마련한 얀 호사르트는 이탈리아를 방문했을 때 접한 로마의 고전 건축과 조각을 회화에 접목시…
그지없이 엄숙하지만 황홀하고 신비로운 기운이 화면 전체에 피어올라 숨소리를 내는 것마저 조심스럽다. 처음에는 황금빛 세례를 받은 듯 성스러운 몽롱함에 빠졌다가 오래 바라보면 황금의 바다에 익사할 것 같은 당혹감까지 엄습한다. 마르티니는 이탈리아 피렌체 인근의 중세도시 시에나 출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