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에도 많은 지인이 제주를 다녀갔다. 제주를 찾는 지인들은 나의 일상에 대해 궁금해하고 본인들이 제주에 산다면 어떤 생활을 할지 내 얘기에 비추어 그려 보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이곳 교육열과 사교육에 대해 자주 묻는다. 내가 살고 있는 제주 한림은 제주도 사람들도 시골로 여…
며칠 전 휴가에 맞춰 우리를 만나러 경남 통영에 온 지인들과 저녁을 먹었다. 단골 횟집에서 식사하면서 환담을 나누는데 한 친구가 물었다. “어떻게 통영에서 출판사를 하게 된 거예요?” 자주 받는 질문이어서 평소처럼 우리의 이야기를 조곤조곤 나누었더니 다시 질문이 날아온다. “직원들은 …
이번 장마철에는 비가 제법 왔다. 예보 적중률이 낮아 기상청은 곤욕을 치르는 모양이지만 어릴 때부터 비를 좋아했다. 청년 시절 끓는 피를 식히기 위해 일부러 비를 맞았던 적도 여러 번 있었다. 비가 오면 늘 떠오르는 곡이 있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7번 폭풍(템페스트). 특히 …
이곳에 자리 잡은 지 벌써 5년이다. 여기저기 묵은 기름먼지와 수북하게 쌓인 여행객들의 사진이 있는 가게에 앉아 있자니 문득 처음 가게 문을 열었을 당시의 내 모습이 생각났다. 이제 약간은 나태해진 마음가짐에 뭔가 새로운 활력을 줘야 할 것 같아 아내와 상의해 가게를 조금 정리해 봤다…
금릉리의 빌라에 거주하다가 협재리의 단독주택으로 이사했을 때 일이다. 동네 이웃분들을 초대해 저녁 식사 한 끼 대접하며 집들이를 했는데 각자 축의금을 주시기에 어리둥절했다. 제주는 집들이 때도 축의금으로 대신한다고 하셔서 받기는 했지만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처음엔 얼른 이해가 가질 …
경남 통영에서 출판을 하다 보니 두어 달에 한 번은 서울과 통영을 오가며 일을 하고 있다. 지난주에 새 책 마케팅을 위해 다시 서울 출장길에 올랐다. 폭우가 쏟아지던 날을 피해 도착한 서울은 폭염주의보로 도시 전체가 뜨거운 용광로와 같았다. 30년 넘게 살았던 도시의 여름을 마주하기가…
5월 말 현재 서울 인구가 28년 만에 1000만 명 아래로 내려섰고 2015년 한 해 동안 전년보다 11.2% 증가한 1만1959가구가 귀농했는데 수도권과 50, 60대 가구주가 각각 반을 넘는다고 한다. 수도권에서 탈출한 50, 60대면 내가 모델이지만 통계 기준상 나는 단순 이주…
여름이 다가온다. 나에게는 비수기가 다가온다는 뜻이며 ‘어마무시’하게 더워질 것이란 이야기다. 그리고 더워진다는 것은 전기요금이 곱빼기로 나온다는 것이다. 벌이는 줄고 지출이 많아지는 계절이 바로 여름이다. 사람들은 여름 하면 휴가와 여행, 바다, 산, 계곡을 떠올릴 것이다. 그렇…
제주에 살면서 아름다운 곳을 여럿 만났지만, 그중에서도 종종 호젓하게 트레킹을 즐기는 올레길이 있다. 제주 서쪽의 차귀도를 볼 수 있는 봉우리 두 곳이다. 한 곳은 낙조가 아름답기로 이름난 수월봉이고 다른 한 곳은 바로 옆 당산봉이다. 당산봉은 올레길 12코스 끝자락에 있다. 12코스…
올여름에도 어김없이 수많은 사람이 경남 통영을 찾아올 것이다. 매년 한 번뿐인 여름휴가를 통영에서 보내기로 한 사람들, 그들이 정말 보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잠시 과거로 돌아가 통영에 살기 이전의 어느 여름날, 나의 휴가지 선택을 떠올려 보자. 복잡한 도시를 떠나 편안한 쉼이 가능한…
1981년 대학에 진학하면서 사실상 처음 서울 나들이를 했던 지독한 경상도 촌놈이 작년까지 35년을 서울에서 살았지만 늘 이방인이라는 생각을 밀어내기 어려웠다. 그럼 누가 진짜 서울 사람이냐 물으면 답이 궁하지만, 심리적으로 늘 무늬만 서울 사람이었다. 지난해 초부터 작심하고 서…
도전! 가슴 설레는 단어다. ‘새로운’이라는 형용사와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문을 품고 있는 단어다. 따뜻해지는 봄부터 선선해지는 가을까지 전북 전주에서는 크고 작은 행사가 이어진다. 이번에 나에겐 큰 도전이 생겼다. 한 행사 주최 측이 ‘600인분의 도시락’을 맡긴 것…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보통 생각하는 관광지나 체험거리는 비슷비슷하다. 나 역시 제주로 이주해 올 때 맑은 바다와 주변 산책길,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박물관이 먼저 눈에 들어왔고, 즐겁게 누렸다. 시간이 흐르고 주변 환경이나 정보들을 더 접하게 되자 관광객이 아닌 주민으로서 체험할…
경남 통영에서 출판사를 열고 2년 차 되던 해였다. 그때 처음으로 탈(脫)서울 인구가 서울로 들어오는 인구를 앞질렀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이제는 서울 총인구가 1000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는 뉴스가 보도될 만큼 탈서울이 가속화하고 있다. 6년 전 우리가 서울을 떠났을 때만 해도 흔치 않…
대도시와 중소도시는 기반시설의 차가 크다. 중소도시에서는 기반시설을 이용할 절대 인구가 적어 경제성이 낮으니 그럴 수도 있지만 지역의 수요를 살펴 기존 시설을 잘 활용한다면 그나마 격차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내가 근무하는 대한법률구조공단은 2014년 4월 서울에서 옮겨 온,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