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 가볍게 두자던 바둑이 무려 1시간 반이 지나서야 끝났다. 무엇보다 중앙에서 대마 난전이 벌어지며 서로 머리를 싸매야 했다. 그러나 계가해 보니 흑 33집 대 백 32집으로 1집 차에 불과했다. 흑으로 두 점을 놓았던 유영욱 연세대 음대 교수(39)의 승리였다. 인터넷 바둑 …
《최근 일요일 오전에 찾은 서울 종로3가 서울기원엔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 휴일에 이곳에서 보자고 한 이는 서효석 편강한의원 원장(70). 토요일까지 진료 예약이 꽉 차 있어 바둑 둘 시간조차 없다는 것이었다. 프로에게 2점으로 버틸 정도의 실력이라는 사실을 미리 한국기원 관계자…
“기자님이 아마 5단이라며? 에이, 그럼 상대가 되나. 그냥 사진 찍기 위해 몇 수만 둡시다.” 7급을 자처한 이중명 에머슨퍼시픽 회장(73)과 ‘인터뷰 증거용(?)’으로 6점 접바둑을 두기 시작했다. 그러나 사진기자가 촬영을 마친 뒤 인사말을 남기고 회장 집무실을 떠난 후에도 바…
《제대로 임자를 만났다. 기자는 불문곡직 하수(下手)를 자처하며 두 점을 깔았다. 인터넷 바둑사이트 사이버오로에서 최고단(7단)에 플러스 알파격인 ‘별’까지 달았던 그를 두 점이 아니면 이기기 힘들다고 본 꼼수였다. 그러나 상수는 역시 상수. 중반 초입에 기자의 대마를 간단히 잡아…
●나의 한수○ 꾹꾹 참아둔다 바둑 관전기에서 가장 좋아하는 표현이다. 형세나 기분에 휘말리지 않고 적절한 기회가 올 때까지 참는 것이다. 남들이 ‘느리다’고 비판하는 것을 감수할 용기와 자신감이 필요하다. 경영에서도 회사 역량에 맞게 참아야 할 땐 참아두는 것이 실패의 확률을 줄일…
○나의 한 수● 역발상으로 역전하라 바둑이 불리할 때, 사업이 잘 안 풀릴 때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한다. 이런 역발상을 해야 바둑 사업은 물론이고 인생도 역전이 가능하다. 크게 한판 벌이고 싶은 역발상이 아직도 많다. 기백이 넘쳤다. 상대의 강수…
●나의 한수○ 사업을 하다 보면 더 이상 해당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들인 시간과 돈이 아까워 포기를 못 하다가 더 큰 화를 입을 때가 있는데, 어느 순간 아니다 싶으면 과감히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바둑에서도 돌을 잘 버리는 사람이 고수다. 그…
국면은 흑이 주도했으나 상대는 불리한 형세(기자의 판단)에서도 단번에 무너지는 법 없이 끈질기게 추격해 왔다. 서로 잘 아는 처지라 수담과 함께 입담까지 나눴다. 눈대중으로 형세가 만만치 않다고 여겨질 무렵, 좌하 귀 백 집에서 흑이 수를 내며 바둑이 끝났다. 상대는 아쉬운 듯 좌하 …
일정이 바쁜 그에게 ‘속기로 두자’고 했다. 선선히 그러자고 하던 그는 막상 승부에 들어가자 뚝딱뚝딱 두지 않고 신중에 신중을 거듭했다. 기자의 세력 작전에도 흥분(?)하지 않고 침착하게 실속을 챙기던 그는 조금 불리한 국면이라고 여기자 계가를 거듭하며 끈질긴 추격전을 펼쳤다. 결과는…
《 바둑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다양한 인생의 교훈을 전한다. 위기를 만나면 불필요한 것은 버려라, 상대를 공격하기 전에 자신을 먼저 돌아보라 등 바둑의 교훈은 삶의 지침으로도 유용하다. 바둑을 즐기는 사회 각계 명사와 최고경영자(CEO)를 통해 바둑과 삶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