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오랜만에 걸려온 고교 동창의 전화. 다짜고짜 지하철에서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다 울컥했다는 얘기를 꺼낸다. “와? 시국 때매 그라나. 아이면 트럼프 대통령 돼 갖꼬?” “아이다. 니 ‘삼국지’가 핸드폰게임 나온 지 알았나. 우리 밤 꼴딱 새던 거. 와, 지금 막 여포하고 관…
찾질 못하겠다. 이럴 땐 뭐라고 해야 맞는 건지. 자꾸 멍해진다. 세월호 땐 가슴이 찢어지더니 이번엔 뇌가 찢어진다. 젠장. 인터넷 검색어도 난리 났다. 연예인 동정 가득했던 순위가 묵직한 혹은 당연한 말로 채워졌다. 휴대전화나 모니터를 들여다보는 한숨이 포털사이트를 뿌옇게 뒤덮었다…
최근 한 지인이 사진 한 장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근사한 풍경? 유명 맛집? 어느 공원에 있는 쓰레기통이었다. 문화재계 인사인 그가 게재한 사연은 이렇다. ‘가끔 공공디자인은 이해하기 힘들다. 대표적 경우가 길거리 쓰레기통이다. 옹기 항아리나 돌절구, 게다가 (제례에 쓰는) 정(鼎)…
이달 초, 동아일보가 3회 시리즈 ‘아이돌 20년, 일상을 바꾸다’를 연재한 뒤 이메일 한 통을 받았다. 정년퇴직한 60대라고 밝힌 어르신은 “요즘 가요시장을 알게 돼 반갑다”면서도 약간의 푸념을 털어놓았다. 노래도 용어도 너무 생경하다는 의견이었다. “그룹 이름이야 그러려니 합니다…
우리는 초인(超人)을 원한다. 이젠 부정하지 말자. 우린 슈퍼히어로만 보길 바란다. 보통 인간이어선 안 된다. 한국에서 연예인은 그 이상이어야 한다. 대중문화가 ‘초인의 세상’이 될 낌새는 이미 보였다. 진작부터 할리우드 영화는 내다봤으리라. 만화 속에나 살던 이들이 스크린을 …
더워도 너무 덥다. 어디 나가기조차 버겁다. 아빠 엄마가 허덕이니 다섯 살 사내아이는 심심하다 난리. 지난 휴일, 아이스크림 하나 쥐여 주곤 TV를 켰다. 마침 좋아라 하는 만화영화 ‘출동! 슈퍼 윙스’ 시간. 겨우 숨 좀 돌렸다. 허나 아이는 가만히 보질 않는다. 이것저것 조잘댄…
‘대형 크루즈선 타고 방한한 중국인 단체 관광객 3400명 전원이 한 면세점에서 쇼핑을 즐겼다고….’(동아일보 7월 19일자 B5면) 얼마 전 처음 한국에 온 홍콩 지인. 서울 명동 길을 걷다 멀뚱히 쳐다본다. “저기 큰 광고 걸린 빌딩은 뭐야?” “아, 유명한 백화점 본관…
‘연방수사국(FBI)은 미국 내 외로운 늑대가 900명가량 있는 것으로 보고 감시를 강화하기 시작했다.’(동아일보 6월 14일자 A6면) “늑대다, 늑대가 나타났다!” 무섭다. 원래도 두려웠지만 요샌 정말 겁난다. 거짓이면, 그놈의 양치기 두들겨 패련다. 한 지인은 테러 공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