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만경 평야가 드넓게 펼쳐진 곳, 전북 익산에 가면 춘포역이 있다. 익산역(옛 이리역)에서 갈라져 나와 동익산역과 삼례역 사이에 위치한 전라선의 간이역. 1914년에 건설된 춘포역은 현존하는 기차역 가운데 가장 오래되었다. 대부분의 간이역이 그렇듯 춘포역은 단출하다. 전문가들…
‘강 건너 영등포엔 불빛만 아련한데/…/저 멀리 당인리의 발전소도 잠든 밤/하나둘씩 불을 끄고 깊어가는 마포종점.’ 1960년대 말∼1970년대 은방울자매의 히트곡 ‘마포종점’의 가사 일부다. 당인리 발전소는 현재 서울 마포구 당인동 한강 북단에 위치한 서울화력발전소, 마포종점은 19…
우리나라 최고 문화재의 하나로 꼽히는 석굴암. 우리는 언제부터 석굴암을 불교조각의 걸작으로, 한국미의 대표작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을까. 1907년경 경주 토함산 깊은 곳에서 석굴암이 ‘발견’되었다. 정확히 말하면 일본인들의 눈에 띈 것이다. 당시 석굴암은 적잖이 무너진 상태였지만 일…
마당이나 옥상 빨랫줄에 기저귀들이 줄지어 펄럭이던 시절이 있었다. 펄럭이는 기저귀들을 보면서 뽀얀 생명력을 느끼곤 했었는데…. 지금은 아이도 적게 낳고 그나마 기저귀도 대부분 일회용을 쓰기 때문에 이런 풍경을 만나기는 어려워졌다. 천 기저귀는 소창 면직물로 만든다. 소창은 기저귀뿐…
우리나라에 자동차가 들어온 것은 1900∼1901년경으로 추정된다. 초창기 자동차에 대한 구체적인 기록은 없다. 다만, 미국인 버턴 홈스가 쓴 기행문에 ‘1901년 서울에서 자동차를 타고 여행했다’는 내용이 있는 점으로 미루어 대략 이즈음일 것으로 추정한다. 서울 경복궁 내 국립고…
서해 바다와 금강이 만나는 곳, 충남 서천군 장항읍. 장항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가운데 하나가 옛 장항제련소다. 1936년 조선제련주식회사가 설립되면서 장항제련소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일제가 제련소를 세운 것은 우리의 금과 동 등 금속을 수탈하기 위해서였다. 그 후 광복을 거치…
훤칠하고 세련된 자태의 국보 86호 경천사터 10층 석탑(고려 1348년·높이 13.5m). 현재 서울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실 중앙홀 맨 안쪽에 우뚝 서 있다. 원래 경기 개풍군(지금의 북한 개성시) 경천사에 있던 탑이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다니, 어찌된 일인가. 1907년 2…
일본 삿포로 도심엔 ‘삿포로 팩토리’가 있다. 1876년 세운 삿포로 맥주공장을 교외로 이전하고 1993년 공장 건물 일부와 굴뚝을 살려 생활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곳이다. 흉물 같았던 공장 굴뚝은 삿포로를 상징하는 명물이 되었고 삿포로 시민과 관광객들로 늘 붐빈다. 1876…
경기 남양주시 금곡에 있는 조선 고종의 홍릉(洪陵)과 순종의 유릉(裕陵). 이곳은 조선의 다른 왕릉들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왕릉 입구 홍살문에서 침전(寢殿·왕의 신위를 봉안하고 제사를 올리는 곳) 사이 신도(神道) 양옆에 줄지어 선 석물(石物·돌조각)들이다. 문…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불리는 곳, ‘태극기 휘날리며’ ‘사랑과 야망’ ‘아내가 돌아왔다’ 등 70여 편의 영화와 드라마를 촬영한 곳. 바다에 인접한 충남 내포(內浦) 땅 아산에 가면 공세리 성당이 있다. 내포는 한국 천주교의 요람. 이에 걸맞게 공세리 성당의 역사도…
유네스코 세계유산 창덕궁에서 가장 크고 웅장한 건물은 인정전이다. 경복궁으로 치면 근정전이다. 인정전 내부를 들여다보면 임금이 앉는 어좌(御座)가 있고 그 뒤로 일월오봉병(日月五峰屛)이 놓여 있다. 어좌 위로는 화려한 장식의 닫집(보개·寶蓋)이 펼쳐진다. 그런데 인정전엔 경복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