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을 찍을 때 손을 ‘또 다른 얼굴’로 대하게 된다. 얼굴에만 삶이 들어 있지 않고 신체의 한 부분에도 그 사람의 생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널리 알려진 발레리나 강수진, 피겨 선수 김연아, 축구 선수 박지성의 울퉁불퉁한 발은 그들이 무대와 경기장에 서기 위해 어떤 노력을…
독사진 찍기란 힘들다. 피사체가 유명인이건 보통사람이건 어렵다. 많은 이유가 있다. 피사체의 ‘무게’를 재야 하고 특징을 찾아내야 하며 본연의 모습이 어느 때 나오는가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피사체를 이해하려는 사진가의 진정성이 전해져야 한다. 그래야 피사체는 마음의 문을 연…
아주 가끔 정장을 하고 예식장에서 사진을 찍는다. 하객임에도 사진을 찍는 것은 마음을 담은 정성어린 축하를 해주기 위해서다. ‘결혼식 취재’는 어느 취재 현장보다 더 긴장한다. 혼주의 ‘대사를 치르는 조마조마한 심정’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결혼식은 ‘감사’ ‘안도’ ‘대견’ ‘서운’ …
셔터 소리가 좋기는 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기계음에 끌려 사진기자가 됐지만 취재에 치이다 보니 셔터 소리를 느낄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걸 즐기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종종 카메라 백이 무겁게 느껴지고 타인의 시선에 눌려 ‘사진을 찍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사진을 찍는 게 평생 해도 될 일이라고 일깨워준 선배가 있다. 선배가 없었더라면 취미로 사진 찍는 평범한 샐러리맨이 됐을 것 같다. 그분은 바로 전민조 선배다. 선배와 10년 남짓 사진부에서 근무했다. 그의 진가를 안 것은 회사에 들어온 지 5년쯤 지났을 때였다. 선배는 항상 카메라를…
사진에서의 상생은 주제와 부제의 조화로운 어울림이다. 주제만 강조되거나 주제보다는 부제가 더 눈에 띄는 사진은 상생과 거리가 멀다. 사진에 상생이 구현되면 보는 이에게 편안함을 준다. 사진에 상생을 구현할 수 있게 해 준 계기는 전 아사히신문 사진부 기자 이와사키(巖崎) 씨와의 공…
올챙이 사진기자 시절 신영희 명창을 찍었던 기억을 되살리면 아직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초여름 한복을 곱게 입고 온 신 선생을 찍으라는 데스크의 지시에 더럭 겁부터 났다. 20대였던 나는 그 당시 인물을 제대로 찍을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10분밖에 시간이 없다는 신 선생에게 …
수많은 사진 장르 중 인물 사진에 관심이 많다. 이유는 인물 사진이 가장 도전할 거리가 많은 분야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금도 사람을 찍기란 어려운 일이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인물 사진이란 ‘사진가와 피사체가 서로 좋아하는 사진’이다. 세상에 알려진 인물 사진 중에 몇 장이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