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황혜민(39), 엄재용(38) 부부가 11월 ‘오네긴’을 끝으로 발레단을 떠난다. 여전히 뛰어난 기량이지만 이들은 정점에서 마무리를 결심했다. 마흔 가까운 나이에 발레단에서 활동하는 국내 무용수는 드물다. 서른아홉 살의 동갑내기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이영철…
“신춘문예 공고가 언제 나오나요?” 더위가 가실 무렵이면 회사로 이런 전화가 자주 걸려온다. 신문춘예는 11월 초 공고를 내고 12월 초에 마감한다. 계간 시 전문지 ‘미네르바’는 가을호에 특집 좌담 ‘한국 문단 등단 제도 이대로 좋은가?’를 실었다. 등단의 주요한 두 축인 신…
‘아, 아디다스 스탠스미스!’ 미국 백악관 안주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차림을 보자마자 ‘아디다스 스탠스미스’ 흰색 운동화부터 눈에 들어왔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텍사스주 허리케인 피해 현장을 방문하겠다며 킬힐을 신고 왔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자 급히 갈아 신은 운동화. 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중 페이스북은 지나친 개방성 때문에 호불호가 갈린다. 그래도 시대가 시대인지라 가입했고, 낯선 친구들이 생겼다. 난데없는 친구 요청이 아직도 부담스럽지만 ‘좋아요’를 누를 수밖에 없는 ‘페친’들도 생겼다. 그들 중 대표적인 이가 디자이너인 S 대표다. 그…
강원 평창군 방림면에 있는 계촌마을에는 하루 종일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흐른다. 골목길 가로등엔 첼로, 트럼펫, 바이올린 등 악기 모양이 앙증맞게 조각돼 있다. 계촌초등학교와 주택가 담벼락에는 모차르트, 비틀스의 얼굴, 오선지가 벽화로 그려져 있다. 마을 앞 시냇가에는 피아노 건반 모…
최근 글 쓰는 사람들을 자주 만났다. 감동적인 소설을 쓰거나 획기적인 논문을 쓰는 학자들이 아니라 말 그대로 한 글자 한 글자 글씨를 써 내려가는 사람들 말이다. 문영오 동덕여대 명예교수(77)는 9년간 논어를 4가지 글씨체로 썼다. 서예가이기도 한 그는 글씨에 집중하다 어지럼…
방송가에서 한때 잊혀진 연예인 순위가 화제였다. 요즘 다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탤런트 최민용이 지난해 MBC ‘일밤―복면가왕’에 출연해 “내가 잊혀진 연예인 2위였다”고 말한 것이 한 계기가 됐다. 그 순위에는 가수 박남정, 그룹 소방차, 진행자로 인기를 끈 ‘까만콩’ 이본, 배우…
미국 팝가수 아리아나 그란데(24)의 첫 내한 공연을 두고 뒷말이 무성했다. 공연 3시간 전 입국해 하루도 머물지 않고 한국을 떠나 무성의하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일본에선 3일 동안 있으면서 공연을 했다는 점이 누리꾼의 분노를 부채질했다. 그녀가 서울 구경을 하며 인증샷이라도 …
최근 만난 출판계와 공연계 관계자들의 고민은 공통점이 있었다. 기존의 제작 방식에서 벗어나 있거나 함량이 떨어져 외면했던 콘텐츠들이 오히려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한 대형 출판사 편집자는 “‘언어의 온도’ ‘새벽 세 시’처럼 주로 감성에 호소한 책들이 왜…
조선 형률(刑律)의 바탕은 중국 대명률(大明律)이었다. 죄인의 유배지도 대명률에 따라 2000리, 2500리, 3000리의 세 등급으로 정했는데 문제가 있었다. 한양에서 조선의 머리 꼭대기에 있는 함경도 경원부까지도 1700리가 안 됐기 때문이다. 한국국학진흥원이 만드는 웹진 ‘담…
지난달 터키 차탈회위크 신석기 유적을 답사할 때 국내 고고학자들은 좀 과장하면 소녀처럼 들뜬 분위기였다. 20여 년 전 대학 교재로 접한 이언 호더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를 만났기 때문이다. “직접 볼 줄 몰랐다”며 나란히 ‘셀카’를 찍는 교수도 있었다. 시와 소설의 상징처럼 유물의…
2000년 처음 내한한 이후 무려 여덟 번째 방한. ‘볼 사람은 다 봤다’ ‘그 양반들 또 오냐’는 반응도 나올 만하다. 그런데 매진이다. 요즘 록 마니아들 사이에서 화제인 미국 메탈 밴드 드림시어터 내한공연(다음 달 16일) 이야기다. 훌륭한 팀이지만 그동안 너무 자주 왔나 보다…
장대비가 내리더니 더위도 한풀 꺾이는 걸까. 동네 공원에선 나름 성대한 이·취임식이 벌어졌다. 낮엔 아직도 짝을 못 찾은 매미의 목청이 구성지나, 해가 떨어진 뒤엔 귀뚜라미가 울어댄다. 늦건 이르건 계절은 길을 잃지 않는다. 매미는 자주, 인간에게 안쓰럽게 여겨진다. 5∼7년을…
18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개관 1주년 기념공연은 지휘자 정명훈(64)과 피아니스트 조성진(23)의 협연으로 일찍부터 관심을 모았다. 공연 중 흥미로운 장면이 목격됐다. 베토벤 ‘황제’ 1악장이 끝난 뒤 정명훈이 뒤를 돌아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 시선은 조성진을 향하고 있었…
무려 10년 전에 제작된 드라마인데도 매년 8월이면 ‘소환’되는 작품이 있다. 배경은 1930년대 경성. 신여성 나여경(한지민)과 룸펜이자 사교계 황태자인 선우완(강지환), 기생 차송주(한고은), 독립운동가 이수현(류진)이 당시 경성 젊은이들의 항일운동을 로맨스와 함께 밝은 분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