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 가지 소원이 있다면 단 하루라도 편안한 마음으로 정상적인 신분으로 딸과 함께 사는 것입니다. 지난날의 잘못을 백 번 반성하고 앞으로 우리의 고국 한국 땅에서 부끄럽지 않은 동포 신분으로 열심히 살겠습니다. 반복된 동포들의 비극을 헤아려주시고….’ 중국 동포 송해련(가명·…
《 나름대로 ‘세상’을 한번 바꿔보려고 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를 키웠기에 자신도 있었다. 그런데 믿어주는 이는 많지 않았다. 오히려 은근히 무시했다. 수영계가 나쁜 매너리즘에 빠져들었다고 느꼈다. 그래서 다시 뛰쳐나왔다. 처음에 그랬듯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라도 다시 세계를 제패…
점포 계약을 마치고 인테리어업체를 선정하느라 정신이 없던 3월, 뜬금없이 ‘푸드트럭’이 신문에 자꾸 오르내렸다. 한 달 뒤면 가게 ‘오성(五星)쉐이크’를 여는 김종혁 씨(39)와 강혁 씨(37)는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한 규제개혁 토론회에서 푸드트럭이 논란이 됐다는 걸 그제야 알았다. …
“TV 보고 전화 드려요. 보니까 어려운 식당들 도와주시는 거 같아서요. 시설도 고쳐주시고 메뉴도 바꿔주시고…. 저희 어머니 식당을 신청할 수 있을까요? 5년째 장사하시는데 너무 장사가 안 돼서….” “네, 식당 크기가 어느 정도 되죠? 테이블은 몇 개나 있어요?” “한 번도 …
#1. 새벽어둠 속에서 2시간을 걸었지만 오를 때는 몰랐다. 그 산이 그렇게 험하다는 것을…. 3월 12일 겨울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이 열리고 있는 러시아 소치의 로자 후토르 알파인센터.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힘든 방법을 택했다. 리프트를 타고 정해진 구역에 내리면 편하지만 그래서…
“체스가 어느 나라에서 시작됐는지 아는 사람?” “저요. 우리나라요!” “우리나라면 좋겠지만 아니야. 정답을 찾고 싶으면 ‘우리는 체스왕’ 책을 펴서 지금 빨리 찾아볼까?” 일요일인 6일 오전 서울 성북구 창경궁로에 있는 하나은행 삼선동지점 3층은 아이들이 떠들고 웃는 소리…
가난한 자이니치(在日·재일동포)의 5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그가 할 수 있는 놀이라고는 야구밖에 없었다. 학교가 끝나면 아이들과 공터에 모여 야구를 했다. 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지만 놀이 속에서는 오 사다하루(王貞治·왕정치·868개...
1980년대 초 경기 시흥군 소래읍의 한 마을. 곳곳에 퍼지는 딸기 향은 봄이 왔다는 신호였다. 자전거가 겨우 지나갈 정도의 좁은 골목에서 아낙들은 부산하게 움직였다. ‘마을 사랑방’인 아름이네 집 앞에서 상훈이 엄마를 비롯한 서너 명의 아낙들이 딸기를 씻어 다른 아낙들에게 넘겼…
‘당뇨병, 요로감염, 신장결석, 뼈엉성증(골다공증) 등…. 윗배엔 일본군의 칼에 찔려 생긴 상처가 있음. 향후 평생 치료가 필요함….’ 캄보디아로 돌아간다는 훈 할머니의 말에 걱정이 덜컥 앞섰다. 곽동협 대구 곽병원 원장(57)은 급한 마음에 펜을 꺼내들고 영어로 진료 기록을 작성…
바지를 벗는다. ‘다리’도 함께 벗는다. 몸을 떠난 다리들이 트레이닝복 하의를 걸친 채 벤치에 기대어 있다.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선수들이 슬레지(Sledge·썰매)에 앉았다. 얼음을 만나려면 펜스에 붙어 있는 좁은 문을 통과해야 한다. 썰매를 탄 채 이동하는 일은 어렵다. 기우뚱거리며…
‘2015년 8월 22일 일본은 한반도의 남북 군사대치 상황을 틈타 독도를 무력 점령한다. 한국은 군사대치 상황이 해소되자마자 독도 반환을 요구하지만 일본은 거부한다. 한국은 국제사법재판소에 독도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하고 이후 한일 간에 치열한 법리싸움이 펼쳐진다.’ ―강정민의 소…
《 시신은 흰 천으로 덮여 있었다. 그 위에 싸락눈이 쌓여 갔다. 장례식장은 시신 받기를 거부했다. 시신은 병원 주차장 바닥에 놓여 있었다. 간밤에 조선족 여성은 과부가 됐다. 시신을 부여잡고 흐느끼는 어깨가 떨렸다. 응급차 한 대가 다급하게 달려왔다. ‘사단법인 한마음장례실천봉사회’…
“왜 가창오리에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도 부착하지 못하냐고요?” 5일 전북 군산시 금강 하굿둑. ‘AI 비상대책상황실’ 소속 연구사 몇 명이 열심히 철새들을 추적하고 있었다. 이들은 조류인플루엔자(AI)가 처음 발견된 지난달 중순부터 이곳에 내려와 철새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개미는 죽을힘을 다해 구덩이에서 빠져나왔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다른 구덩이를 힐끔거린다. 안에 놓인 과자 부스러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들어가 볼까….’ 다리에 힘을 실어보는 순간 모래벽이 무너진다. 순식간에 개미는 다시 개미지옥(개미귀신이 파놓은 구덩이)으로 빨려든다…
《 “안녕, 준호야. 11층 재원이야. 나는 6학년 12반인데 너는 몇 반이니? 안녕하세요? 만나면 우리 인사해요∼♡” 지난해 3월 서울 노원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