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햇볕에 노출된 팔은 누군가 잡아 비트는 것처럼 따가웠다. 폭염 제철을 만난 매미의 요란한 울음소리 탓에 옆 사람과 대화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24일 올여름 비공식 최고기온인 40.3도를 기록한 경북 영천시 신녕면은 25일에도 오후 2시 14분 39.3도를 나타내 경남 창녕군(…
《“몇날 며칠을 두고 비만 내리는 지루한 장마 끝에 홀연히 먹구름이 가시면서 밝은 햇살이 쨍쨍 내리쬐는 듯한 절은 영주 부석사다.”(유홍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2’ 중에서) 장마 끝에 맑게 갠 날씨를 선사한 16일. 경북 영주시 소백산국립공원에 있는 부석사(浮石寺)에도 따가운 햇볕이…
불볕더위로 폭염특보가 발령된 17일 서울 송파구 잠실한강공원. 강에 떠 있는 수영장 모양의 폰툰(상자형 부유 구조물) 안 물속에 아이들이 뛰어들었다. 이날 서울 최고기온은 33.8도였지만 물속은 약 23도로 더위를 잊기에 충분했다. 단순한 물놀이가 아니라 위급할 때 생존을 …
11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의 한 재활용품 선별업체 집하장에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플라스틱 뭉치 사이로 형형색색의 플라스틱 빨대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쓰레기가 컨베이어 벨트로 옮겨지자 인부들이 재활용할 것들을 골라냈다. 하지만 수시로 보이는 빨대는 건드리지…
《 ‘산사(山寺), 한국의 산지승원’ 7곳이 지난달 30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이 사찰들은 1000년 넘는 역사를 이어오는 신앙·수도·생활 기능이 이어진 종합승원이자 각종 문화재가 가득한 문화유산의 보고다. 동아일보는 한국의 13번째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사찰 7곳의…
지난달 21일 충남 당진의 한 석탄화력발전소와 제철공장 굴뚝에서는 쉴 새 없이 하얗고 뿌연 연기가 솟아올랐다. “하얀 건 수증기지만 뿌연 건 모두 대기오염물질입니다.” 이기준 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 환경감시단 과장이 굴뚝을 가리키며 말했다. 대형 사업장은 대기오염물질 실시간자동측정기…
“아기 엄마들은 모든 일상이 애 중심으로 돌아가는데, 아이 잘 본다고 월급 받는 것도 아니고 칭찬해주는 사람도 없잖아요. 운동을 하면서 비로소 제 자신을 되찾았어요.” 스물셋 어린 나이에 먼 미국 땅에서 결혼을 하고 곧 두 아이의 엄마가 됐다. 가족도 친구도 없이 아이만 돌보다 산…
“셋, 둘, 하나!” 사회자가 구령하자 두 흡연자가 일제히 입에서 하얀 증기를 내뿜었다. 마치 드라이아이스가 나오듯 뿌연 공기가 무대를 가득 채웠다. 구경꾼들이 환호하며 증기를 더 많이 내뿜은 흡연자를 승자로 지목했다. 니코틴 용액 제조업체 N사가 3월 서울 용산구의 한 술집에서 …
“20년 뒤 모습이에요. 눈가에 주름이 진해지고 턱살이 두꺼워졌네요. 조금 더 중후해 보이죠?”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과학수사관리관 현장지원계 사무실에서 모니터 화면을 바라보던 이상숙 행정관이 말했다. 화면에는 본보 기자(28)의 현재 모습과 20년 후 모습을 추정한 몽…
“워싱턴포스트(WP)의 팟캐스트(podcast)를 매일 듣고 있어요. 정말 좋아요. 더 중요한 건 우리 엄마도 마찬가지란 거예요.” 7일 포르투갈 휴양도시 에스토릴 콩그레스센터에서 열린 2018년 세계편집인포럼·WEF) 이틀째. ‘뉴스룸 2020’ 세션 첫 연사로 나선 미국 WP…
경차보다 작으면서 1인 또는 2인이 탈 수 있는 초소형 전기차.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각광받고 있는 이동수단이다. 친환경차인 데다 가정용 220V로도 충전할 수 있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주차난을 겪는 도시에 산다면 더욱 매력적이다. 하지만 막상 ‘내가 사야 할지’ 묻는다면 걸리는…
결국 뚱뚱한 몸으로 살 운명이었나 보다. 2년 전 ‘저탄수화물-고지방(LCHF)’ 다이어트로 닷새 만에 5kg을 감량했지만 요요현상이 기자를 한층 더 뚱뚱하게 만들었다. 결국 올해 초 체중계 바늘이 세 자릿수를 넘보기 시작했다. 그래서 큰맘 먹고 피트니스클럽 1년 회원권을 구매했다.…
“끼이익!” 얼마 전 서울대 관악캠퍼스 정문. 파란색 배달 오토바이 한 대가 학교 정문을 지나던 기자의 승용차 앞으로 치고 들어왔다. 앞차를 따라 시속 20km 정도로 서행하던 기자는 급히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다. 운전대를 잡은 기자의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옆자리에 앉았던 동료 …
일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좋음’ 수준(㎥당 16μg)에 가까웠던 1일 백령도의 하늘은 기대만큼 맑았다. 인천 옹진군에 속한 우리나라 최서북단인 이 섬에는 국외발 대기오염물질을 정밀 분석하기 위한 측정소가 자리하고 있다. 인천에서 170km, 중국(산둥반도)에서 180km…
‘용과 봉황에서부터 주작과 해치, 호랑이와 거북까지.’ 경복궁의 법전인 근정전에는 무려 68마리의 동물상이 웅장하게 감싸고 있다. 검소함과 절제라는 유교 이념이 깃든 조선 시대의 이전 왕실 건축물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1395년 경복궁이 처음 지어질 때와는 달리 고종이 재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