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토(韓土)의 수천 승려는 이천만 동포 급(及) 세계에 대하야 절대로 한토에 재(在)한 일본의 통치를 배척하고 대한민국의 독립을 주장함을 자(玆)에 선언하노라.” 1919년 11월 15일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자리한 중국 상하이에서 ‘대한승려연합회’ 명의로 발표된 독립선언서의 일부…
“삼엄한 총검도 정의(正義)의 전진을 막지 못하였고 체포되어 가혹한 고문..
잊혀진 영웅의 흔적은 쓸쓸했다. 묵묵히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그의 일생이 일제에 의해 순국한 마지막 장소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났다. 최근 찾은 러시아 연해주(프리모르스키) 우수리스크시 북쪽 외곽 소비에트스카야 언덕. 이곳은 ‘연해주 독립운동의 대부’ 최재형(1858∼1920)이…
“피고 (김)수길을 징역 2년 6개월에, 피고 (이)종식을 징역 2년에, 피고 (이)영옥, 동 (이)명건, 동 (허)성도, 동 (이)기명, 동 (이)종헌, 동 (최)재화, 동 (이)수건 및 동 (이)덕생을 각 징역 1년 6개월에 처한다.”(1919년 7월 19일 혜성단원 김수길 등 1…
100년 전 일제에 항거한 3·1운동에 참가해 옥고를 치르고 순국한 유관순 열사를 기리는 날이 미국 뉴욕주에서 제정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한인회는 지난해 12월 31일(현지 시간) “뉴욕주 상·하원에서 3월 1일을 ‘유관순의 날’로 제정하는 결의안이 상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
“3·1운동은 당대 세계 사조의 변화를 가장 첨단에서 반영해 일어났던 운동입니다. 독립선언서의 지향은 오늘날 세계질서가 지향할 바와도 같지요.”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김도형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66·사진)을 지난해 12월 26일 서울 서대문구 재단 사무실에서 만났다…
“기미 3·1운동은 우리 민족정기를 민중의 토대 위에 꽃피게 한 장엄한 역사의 한 페이지였습니다.” 1965년 동아일보 4월 1일자 1면에는 ‘3·1유적보존운동’을 알리는 사고(社告)가 실렸다. 동아일보는 그해부터 3·1운동의 주요 현장에 기념비를 세우는 사업에 착수했다. “남녀노…
《 한반도 남쪽에서 북쪽 끝까지, 만주벌판에서 미주 지역까지 독립만세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꼭 100년 전이다. 3·1운동이라는 거대한 물결을 일으킨 사람들은 역사책에 기록된 인물만이 아니다. 우편소 사무원, 음식점 직원, 자전거 수선업자 같은 필부필부(匹夫匹婦)들이 한목소리로 만세…
《“대한민국 만세! 대통령 이하 총리와 각 총장 만세, 삼십삼인 만세! 광복의 대사에 진췌(盡瘁·쓰러질 정도로 힘을 다함)하는 동포형제자매 만세! 왜놈의 악형에 영어(囹圄)에 신음하는 동포만세!”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신문이었던 독립신문에 따르면 1920년 1월 1일 신년축하회에서 임정…
“3·1운동은 모든 민족은 국가를 가질 권리가 있다고 천명하며, 유엔 규약보다 약 50년 앞서 인간 기본권의 지평을 넓힌 사건입니다.”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조광 국사편찬위원장(74)을 지난해 12월 21일 경기 과천시 국사편찬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3·…
“내년 이날은 우리 서울에서 신년축하회를 열고야 만다. 금년 1년 안에는 우리의 신성 국토를 회복하고야 만다. 독립은 하고야 만다!” 1920년 1월 1일 중국 상하이(上海) 남경로(南京路). 당시 고급 호텔 ‘일품향여사(一品香旅社)’에서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임정) 요인 및 직원…
중국 지린(吉林)성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에 속한 룽징(龍井·이하 용정). 이곳을 방문하는 많은 한국인에게는 타국으로 비치지 않는다. 벼논으로 뒤덮인 넉넉한 들판, 떡갈나무와 소나무가 군데군데 군락을 이룬 야트막한 야산과 구릉, 시내를 가로질러 유유히 흘러가는 강줄기 등은 정겨운 우리…
“3·1만세운동에 참여하고도 공로를 인정받지 못한 독립운동가 16명을 새로 찾아냈습니다. 경기 용인시 수지 지역에서 만세운동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일제로부터 태형 90대를 선고받았지만 증빙 기록이 없어 잊혀져 온 애국지사들입니다.” 이달 초, ‘머내여지도’라는 지역 소모임 단체가 동…
충남 당진 대호지면 사성리의 ‘남병사 댁’은 기미년(1919년) 3월 3일 고종 장례일을 앞두고 갓 쓴 사람들의 출입이 부쩍 잦았다. ‘남병사 댁’은 고종 때 장위영 경무사(병마절도사급)를 배출한 의령 남씨 집을 가리키는 것으로, 경성을 왕래하는 충청 유생(儒生)들은 이 집에서 쉬어가…
1919년 2월 하순 경기도 안성 원곡면의 농부 이덕순(당시 41세)은 장남 결혼식에 쓸 혼숫감을 마련하기 위해 경성에 왔다가 고종황제가 독살당했다는 소문을 듣는다. “1월 21일 훙거한 나라님이 자연사한 것이 아니라 독이 든 식혜를 마시고 비명횡사했다고?” 이덕순은 일제 흉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