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전남 해남군 대흥사. 해탈문을 들어서자 가지런히 손을 모은 채 편안하게 누운 부처님 품이 눈앞에 펼쳐진 듯했다. 대흥사를 둘러싼 두륜산의 두륜봉과 가련봉, 노승봉이 비로자나불상의 머리와 손, 발처럼 솟아 있기 때문이다. 천혜의 자연환경 덕분일까. 대흥사는 조선 후기 대종사(大宗…
한국의 산사는 대부분 개울을 끼고 있다. 수려한 경관을 더하지만 통행은 불편해 교량을 설치한 경우가 많다. 전남 순천시 선암사는 그중에서도 빼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다리를 입구에서 만날 수 있다. 무지개를 닮은 아치교인 승선교(昇仙橋·보물 제400호)다. 아치 사이로 2층 누각인 강…
13일 찾은 충남 공주시 마곡사는 태화산 자락의 마곡천이 포근히 감싸고 있었다. 사찰 입구에서 볼 수 있는 해탈문(금강문)과 천왕문이 일렬로 서 있지 않고, 30도가량 꺾여 있었다. 굽어진 하천 지형에 순응하기 위한 겸손한 가람배치다. 극락교를 지나 산사 경내로 진입하면 왼편에 백범 …
“이곳에서 노닌 지 오십 년, 젊었을 적 봄날에는 온갖 꽃 앞에서 취했었지. … 훗날 호사가가 묻는다면 말해주오, 퇴계 늙은이 앉아 시 읊었다고.” 16일 경북 안동시 봉정사에 들어서자 퇴계 이황(1501∼1570)이 가장 먼저 반긴다. 사찰 입구 계곡에 있는 정자인 ‘명옥대(鳴玉臺…
《“몇날 며칠을 두고 비만 내리는 지루한 장마 끝에 홀연히 먹구름이 가시면서 밝은 햇살이 쨍쨍 내리쬐는 듯한 절은 영주 부석사다.”(유홍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2’ 중에서) 장마 끝에 맑게 갠 날씨를 선사한 16일. 경북 영주시 소백산국립공원에 있는 부석사(浮石寺)에도 따가운 햇볕이…
《 ‘산사(山寺), 한국의 산지승원’ 7곳이 지난달 30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이 사찰들은 1000년 넘는 역사를 이어오는 신앙·수도·생활 기능이 이어진 종합승원이자 각종 문화재가 가득한 문화유산의 보고다. 동아일보는 한국의 13번째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사찰 7곳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