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마음을 한순간에 날려버릴 만큼 바람이 신선하다. 초록빛 보리, 노란 유채꽃이 그 바람에 실려 한들한들 춤을 춘다. 청보리가 넘실대는 춤사위를 보고 있으면 세상 근심을 잠시나마 잊는다. 낚시꾼이 간간이 찾던 섬인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가파도(사진). 2009년부터 시작한 청보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과학적이고 의료적인 대응책이 없었던 과거 제주 사람들은 이런 전염병이 돌면 마을 어귀나 해안가 등에 방사탑(사진)을 세워 전파를 막으려고 했다. 해상의 안전과 화재 예방을 기원하고 마을의 안녕을 바라는 의미도 들어…
잿빛 화구벽이 온통 하얗게 물들었다. 유난히 따뜻한 겨울이지만 해발 1950m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 분화구(사진)에 눈이 쌓였다. 하늘에서 본 백록담은 설문대할망(제주 창조 신화에 등장하는 거대 여신)이 물을 담아 마신 듯한 하얀 성배(聖杯)처럼 보였다. 백록담 화구벽에는 암매(…
제주 서귀포시 송악산 해안을 도는 올레길(사진)은 연중 탐방객이 끊이지 않는 도보여행의 명소이다. 1, 2시간 해안을 걷기도 하고, 송악산을 포함한 올레 10코스를 완주하는 ‘올레꾼’ 등 다양한 도보 여행객이 뒤섞이는 곳이다. 송악산 일대는 해안 절경으로 유명한 데다 올레길이 열리면서…
조선시대 대동여지도 등 각종 고지도에는 한라산 정상에 화구호가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연못이 형성된 백록담은 정상에 봉우리가 있는 육지지역 산과 확연히 달라 보였기 때문에 지도에 담았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시대 제주목사를 지낸 이형상은 1704년 저술한 ‘남환박물’에서 한라산 백록…
관광객이 카약을 타고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유일한 하천인 제주 서귀포시 쇠소깍(명승 제78호·사진). 현무암 암반 밑을 흐르다 표면으로 솟아난 물이 바닷물과 만나는 곳이다. 쇠는 효돈마을, 소는 물웅덩이, 깍은 끝을 뜻하는 합성어로 ‘하천이 바다를 만나는 효돈마을의 물웅덩이’로 해석…
제주의 대표적인 해돋이 명소인 성산일출봉 옆 해수면 주변으로 붉은 기운이 퍼지다 시뻘건 해(사진)가 솟아올랐다. 머리를 내미는가 싶더니 어느새 눈을 마주하기 힘들 만큼 강한 빛을 쏟아냈다. 지난달 24일 남한 최고봉인 한라산 백록담과 일출을 한 장면에 담은 풍광은 장엄함을 넘어 경이로…
한라산 동어리목골과 남어리목골이 합쳐져 어승생악 옆으로 이어지는 어리목계곡은 흔히 ‘Y계곡’으로 불린다. 백록담 서북벽과 장구목, 민대가리동산 등에서 흘러내린 물이 어리목계곡으로 모아져 어승생수원지에 저장된다. 4일 이 계곡 해발 1120m 절벽 사면 등에 물봉선이 분홍빛 꽃을 피운 …
남태평양 휴양 관광지 섬들 못지않게 제주는 에메랄드빛이 선명한 바다가 일품이다. 바닷속 우윳빛 모래는 거무튀튀한 현무암 용암 색깔과 대비되면서 그 빛이 더욱 선명하다. 다양한 종류의 해면생물이 서식하는 조간대 용암바위 역시 제주의 바다 색깔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자원이다. 형형색색 제주…
제주시 탐라교육원 남쪽에서 한라산국립공원 백록담 북벽까지 이어진 탐라계곡(사진)은 제주의 대표적인 계곡이다. 장구목과 삼각봉, 개미목 능선 동쪽으로 깊게 파인 동탐라계곡과 삼각봉 아래쪽에서 개미목 능선 서쪽으로 형성된 서탐라계곡이 능화오름 동북쪽에서 합쳐진다. 장구목 능선에는 한…
유연하고 날렵했다. 조류를 거슬러 유영하는 모습은 춤을 추는 듯 부드러웠다. 16일 낮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해안. 숨구멍으로 물을 뿜어내며 바다 수면 위아래를 들락날락하는 남방큰돌고래(사진) 무리를 마주했다. 어미를 놓칠세라 바짝 붙어서 꼬리지느러미를 바삐 움직이는 새끼는 귀여…
한라산 중턱에 고즈넉하게 자리 잡은 작은 화산체(오름)인 물장오리오름(사진). 한라산 백록담, 영실 등과 더불어 제주 3대 성소(聖所)의 하나로 불리는 이곳 정상은 호수를 품었다. 제주를 만들었다는 창조신화의 주인공인 ‘설문대할망’이 물에 빠져 나오지 못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곳이다.…
숲이 바다처럼 펼쳐졌다. 곶자왈(사진), 그 속으로 들어가면 정글 느낌이고, 하늘에서 보면 바다나 호수처럼 넓게 퍼진 숲이다. 때죽나무 팽나무 동백나무 가운데 누구도 하늘을 향해 우뚝 솟지 않았다. 나무 높이가 비슷비슷하다. 홀로 삐쭉 높이 자라면 태풍에 쓰러지기 십상이다. 강풍이 수…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사진)를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거대한 항공모함이 제주도를 이끌고 남태평양을 향해 나아가는 형국이다. ‘국토 최남단’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모슬포항이나 송악산 산이수동 포구에서 여객선으로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마라도는 해안선…
겨울 동안 축사 등지에서 지내던 제주마(일명 조랑말·천연기념물 제347호·사진) 80여 마리가 제주 제주시 용강동 제주도축산진흥원 마방목지 푸른 들판으로 나왔다. 울창한 숲을 배경으로 새로 돋아난 풀을 뜯으며 한가로운 목가적 풍경을 보여준다. 제주의 대표적인 절경을 일컫는 ‘영주 10…